일본 여성 현대미술 작가 7명이 작품으로 풀어내는 ‘신체·감정·젠더’

가나아트서 다음달 10일까지 그룹전

김금영 기자 2023.11.23 18:13:27

그룹전 ‘바디, 러브, 젠더(Body, Love, Gender)’ 전시장 전경. 사진=가나아트

가나아트는 동시대 일본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끌어 가고 있는 여성 작가 7인의 작품을 선보이는 그룹전 ‘바디, 러브, 젠더(Body, Love, Gender)’를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1, 2, 3관에서 다음달 10일까지 연다.

아오키 료코, 가시키 토모코, 가와우치 리카코, 모리 유코, 무라세 교코, 쇼지 아사미, 요코야마 나미는 현재 일본 미술현장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들로, 일본 유수의 갤러리의 전속작가임은 물론, 다수의 갤러리, 미술관, 비엔날레 등을 통해 독창적인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가나아트와 일본 도쿄의 모리 미술관의 큐레이터, 레이코 츠바키의 협업으로 기획된 전시로, 일본과 한국 현대미술의 가교 역할을 하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룹전 ‘바디, 러브, 젠더(Body, Love, Gender)’ 전시장 전경. 사진=가나아트

전시는 ‘신체(Body)’, ‘감정(Love)’, ‘젠더(Gender)’의 주제를 회화, 조각, 설치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유롭게 펼쳐내고 있는 일본 여성 작가에 초점을 맞췄다. 가나아트 측은 “남성 중심의 미술의 역사에서 오랜 기간 보이는 객체이자 그려지는 대상으로서 존재했던 여성은, 현대에 이르러 스스로가 보는 주체, 그리고 그리는 화가가 됐다”며 “그렇기에 여성 작가들은 대상이 아닌 주체로서의 신체 표현과, 날 것 그대로의 솔직한 감정의 표출, 그리고 젠더에 대한 유연한 정의를 통해 그들의 본질을 정의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관련해 주디 시카고는 ‘미술가로서의 여성’(1971)에서 “모든 여성 미술가들은 여성의 본질을 정의하는 것을 자신들의 첫 번째 투쟁으로 삼기 때문”이라 말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7인의 여성 작가 역시 그들 자신의 신체, 감정, 젠더를 다룬 작품을 통해 스스로의 본질을 정의하고자 한다.

쇼지 아사미는 육체의 한계를 초월한 상상적 존재를 그려내고, 가와우치 리카코는 먹고 먹히는 인간과 음식의 관계를 하나의 화면에 융합하여 신체와 과일이 자유롭게 연결되고 얽혀있는 독특한 회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그룹전 ‘바디, 러브, 젠더(Body, Love, Gender)’ 전시장 전경. 사진=가나아트

모리 유코는 흔히 은유적으로 신체에 비유되는 과일에 전극을 꽂아, 이것이 건조하고 부패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수분의 변화를 소리로 변환한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요코야마 나미는 다양한 형태와 감정으로 소비되는 ‘LOVE’라는 단어의 본질적 의미에 질문을 던지는 사실적 묘사의 회화 작업을, 아오키 료코는 가족의 물건과 의류를 활용한 설치 작업을 통해 소중한 물건에 담긴 추억을 되새긴다.

가시키 토모코는 소년인지 소녀인지 성별을 구분하기 어려운 인물을, 무라세 교코 역시 여성이라는 성별의 구분을 넘어 요정 같은 형체의 ‘소녀’를 그림으로써 젠더에 대한 유연한 해석을 보인다.

가나아트 측은 “신체, 감정, 젠더에 대한 자신만의 독특한 반응으로 가득 찬 그들의 작품이 보는 이들의 마음에도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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