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의 벽은 높았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후폭풍 예상

사우디 리야드 개최지로 결정… 여권, 유치 후 총선 동력 삼으려던 계획 차질… 가덕도 신공항 등 부산 현안 사업도 불안

김응구 기자 2023.11.29 09:28:21

한덕수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 대표단이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끝내 오일머니의 벽을 넘지 못했다. 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다.

2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173차 총회 1차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165개 회원국 중 119표(72.1%)를 얻어 개최지로 결정됐다. 29표(17.6%)를 받은 부산은 큰 표 차로 완패했다.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를 받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투표 직후 “국민의 열화와 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스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BIE 회원국 182개국을 다니며 갖게 된 외교적인 새로운 자산을 계속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시민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BIE 실사단 방문을 열렬히 환영하며 한마음으로 노력해왔지만, 부산시민들의 꿈이 무산돼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민관이 원팀으로 치열하게 노력했지만, 아쉬운 결과를 맞이했다”고 밝혔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서면 브리핑에서 “밤늦게까지 결과를 기다리고 부산 유치를 응원해주신 부산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부산이 참패함에 따라 적잖은 후유증도 예상된다.

당장 여권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산 엑스포 유치를 성공시키고 내년 4월 총선 동력으로 삼으려 했지만, 이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부산 엑스포 공동 유치위원장을 맡았던 한덕수 국무총리는 개각을 앞두고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다. 더구나 지난 8월 열린 세계잼버리 대회의 부실한 행사 준비로 구설에 올랐던 터라 또다시 정부 역량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요지가 생겼다.

아울러 엑스포 개최와 맞물려 추진해온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 등 부산의 현안 사업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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