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이 동반 강세를 보이자 14일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와 전선주 등 AI 수혜 종목이 일제히 올랐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45% 오른 7만7천2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9일부터 나흘 연속 상승세다.
SK하이닉스는 2.64% 오른 18만6천700원으로 장을 마쳐 역시 4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이며 19만 원대 회복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한미반도체(4.68%), 디아이(3.33%), 테크윙[089030](2.62%) 등도 동반 상승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1, 2위에는 삼성전자(1천590억원)와 SK하이닉스(378억원)가 나란히 올랐다. 기관은 한미반도체(124억원)를 순매수 상위 2위에 올려뒀다.
이날 반도체 종목의 동반 상승의 배경에는 간밤 뉴욕 증시에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 종목의 강세가 자리하고 있다.
연이틀 급등세를 보인 엔비디아(6.53%)를 비롯해 애플(1.72%), 마이크로소프트(1.77%) 등이 올랐고 브로드컴(5.07%), AMD(3.19%), TSMC(2.81%), 마이크론테크놀로지(2.96%) 등 반도체 관련주도 대부분 올랐다. 이에 따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18% 급등했다.
특히 지난달 초 이후 주가가 26%가량 떨어졌던 엔비디아는 최근 저가 매수세 유입에 상승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주가를 끌어내리기는 했지만, AI가 미래를 주도할 성장 산업임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반도체 업종 주가 반등에 나설 경우 가장 좋은 투자 종목으로 엔비디아를 꼽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플랫폼 등 북미 빅테크 업체들의 설비 투자가 올해 들어 3개월마다 상향 조정돼 2018년 이후 6년 만에 최대 증가율이 기대된다"며 "향후 생존이 걸린 AI 시장에서 과잉 투자 위험이 투자 축소보다 낫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엔비디아가 출시할 예정인 신제품 블랙웰 울트라의 최대 수혜주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라고도 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