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대표작 ‘채식주의자’가 해외 연극계로까지 번졌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동명의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이탈리아 극단 INDEX는 이달 25일부터 내년 2월까지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주요 도시에서 연극 ‘채식주의자’를 무대에 올린다. 이탈리아에선 볼로냐·로마·밀라노·토리노, 프랑스에선 파리·투르·툴루즈·샹베리·몽펠리에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극단 INDEX의 연출가 겸 배우인 다리아 데플로리안은 수년 전부터 한강의 작품세계에 푹 빠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8년 친구로부터 한강 작가의 책을 추천받고선 ‘채식주의자’를 읽은 뒤 감명받아 연극을 기획했다”며 “항상 겸손한 자세로 작가 활동에 임한 한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게 돼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원도 힘을 보탰다. 한국문학번역원과 함께 한국어 소설이 이탈리아어 대본으로 충실히 제작될 수 있도록 검수하는 등 연극 제작을 지원했다. 한국문화원은 로마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현지 관객들을 대상으로 관람평 이벤트를 진행해 ‘채식주의자’ 이탈리아 번역본도 선물할 예정이다.
현재 한강 작가에 대한 해외의 관심도는 대단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먼저 영국은 런던의 대형 서점들에서 한강 작가의 책들이 모두 팔려나갔다. 한강 작가는 2016년 부커상을 받으며 국제무대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부커상은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이다.
프랑스 파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점 곳곳에선 한강의 책들이 품절됐고, 새로 주문한 책이 나오기까진 며칠을 기다려야 한다. 지난해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프랑스판을 출간한 현지 출판사 그라세는 현재 없어서 못 파는 지경이라고 밝혔다.
미국 뉴욕의 서점에서도 한강의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12일 뉴욕 맨해튼 5번가의 대형 체인 서점 반스앤드노블에는 한강의 저서가 한 권도 남아 있지 않았다. 서점 측은 재입고까지 일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근처 체인 서점인 맥널리잭슨 록펠러센터점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곳 직원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되기 전에도 한강의 책은 잘 팔렸다고 알려줬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