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리스크 대비' 환헷지형 美 ETF에 개인투자자 매수세 집중

삼성자산운용 "KODEX 나스닥100·S&P500 환헷지 ETF 상장 이래 하루 최대 순매수 기록"

김예은 기자 2025.04.09 15:04:17

사진=삼성자산운용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원달러 환율이 1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가운데 환헷지 ETF에 대한 강한 매수세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주식시장 급변동에 개인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늘리면서 향후 예상되는 환율 하락에 대한 리스크를 방어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자산운용은 9일,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4거래일 동안 KODEX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H)에 193억원, KODEX 미국나스닥100(H)에 134억원, KODEX 미국S&P500(H)에 110억원의 개인 순매수가 유입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7일 하루 동안에는 각각 208억원, 104억원, 76억원이 순매수돼 상장 이후 하루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해당 기간 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가 각각 12.1%, 13.3% 하락하는 등 미국 주식시장이 급변동을 겪자,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1조3765억원을 넘어섰다. 환헷지형 ETF인 KODEX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H)는 개인 순매수 8위, KODEX 미국나스닥100(H)와 KODEX 미국S&P500(H)는 각각 15위, 18위에 올랐다. 이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이들 ETF가 30위권 밖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할 때 눈에 띄는 변화다.

투자자들이 환헷지형 ETF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약달러 기조 전망과 함께 환율 고점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9일 새벽 기준 1479.00원을 기록하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환헷지형 ETF는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률 왜곡을 줄일 수 있는 상품으로, 달러 약세 국면에서는 유리한 선택지로 평가된다. 반면 환노출형 ETF는 투자 대상이 상승해도 환율이 하락하면 수익률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다만, 국내 상장 ETF 960여 종 중 환헷지형은 95개에 불과하며, 미국 주식형 환헷지 ETF는 레버리지, 인버스, 혼합형 등을 포함해 29개뿐이다. 이 중에서도 테마형 ETF는 KODEX 미국빅테크10(H), TIGER 미국테크TOP100INDXX(H), RISE 미국반도체NYSE(H), SOL 미국배당다우존스(H)로 단 4개에 그쳐 상품 다양성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들은 현재 환율 수준이 평균보다 높은 점을 지적하며, 환율 조정 가능성을 감안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오승훈 삼성자산운용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정부가 미국 내 경제 문제를 해소하고자 각국의 환율정책에 대한 강한 문제 제기를 통해 약달러를 실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전망했으며, 김도형 ETF컨설팅본부장은 “최근 개인 투자자들은 환율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 유동성이 높은 환헷지형 ETF로 매수 방향을 옮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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