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 연휴 멀리 갈 필요 없이 서울시 도심 곳곳에서 순수 공연예술 만끽

‘사계절 축제 도시 서울’의 마지막 연결고리, '서울어텀페스타' 4일 저녁 개막식 개최... 오페라‧발레‧낭독극‧전통예술 등 다채로운 무대 선보여… 시민‧예술가 1만명 참석

안용호 기자 2025.10.05 21:25:34

지난 4일 '서울어텀페스타' 개막공연 중 서울도서관 옥상무대에서 진행된 '백호'(타악그룹 타고) 공연을 관람하는 시민들. 사진=서울시청
서울어텀페스타 개막공연에서 소리꾼 유태평양·김수인이 ‘본색, 한국소리’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서울시청
미디어아트와 현대무용이 결합된 ‘서울의 울림 그리고 어울림’(이루다 블랙토)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서울시청

다시없을 기나긴 추석연휴, 멀리 가지 않고도 서울 도심에서 아쉬움 없이 연휴를 즐기고 누릴 수 있는 축제가 시작됐다. 지난 4일(토) 막을 올린 후 40일간 110여 개의 순수 공연 예술프로그램이 펼쳐지는 ‘서울어텀페스타’가 바로 주인공.

서울스프링페스타(봄), 쉬엄쉬엄 한강3종축제(여름), 윈터페스타(겨울)에 이어 서울의 사계절 축제의 마지막 고리를 이은 ‘서울어텀페스타’는 대학로, 청계천, 노들섬, DDP 등 서울 전역이 공연 무대이자 플랫폼으로 변신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어텀페스타’ 통합브랜드 아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무용제, 서울국제음악제, 서울거리예술축제를 비롯한 74개 민간 축제를 기간 중 함께 개최해 축제의 질을 높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관 주도가 아닌 예술 현장을 중심으로 예술가와 단체들이 자율성과 창의성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

4일(토)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린 「2025 서울어텀페스타 개막식」은 ‘공연예술로 가득한 서울의 가을’을 주제로 다양한 공연은 물론 서울이 세계적인 공연예술 중심도시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하는 자리였다. 약 1만 명의 시민과 예술가, 국내외 관광객이 참여했다.

 

특히 이번 개막식은 연극, 뮤지컬, 창극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스타 연출가 고선웅이 구성을 맡아 화제다.

개막식은 서울 최초 어린이 전통예술단인 ‘서울어린이취타대’와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이 화려하게 문을 연 후 오페라, 발레, 판소리 등 다양한 순수예술 공연으로 채워졌다.

노블아트오페라단은 모차르트 대표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서곡과 아리아 등 오페라 갈라를 선보이며 클래식의 진수를 전했다. 이어진 타악그룹 타고(TAGO)는 호랑이의 포효를 연상시키는 웅장한 북소리를 형상화한 작품 ‘백호’를 통해 전통의 깊은 울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냈다.

이어진 윤별발레컴퍼니는 여성 무용수들이 전통 갓을 쓴 채 공연하는 이색적인 창작발레 ‘갓(GAT)’을 통해 여성의 강인함과 멋을 예술로 승화시켜 시민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김태균 행정1부시장과 김규남 시의원,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가 함께 서울어텀페스타 개막행사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서울시청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어텀페스타' 개막 공연을 즐기고 있다. 사진=서울시청

한국연극의 거장 배우 박정자도 낭독극으로 관람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제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김별아 소설가의 동명소설 ‘영영이별 영이별’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해금 연주를 배경으로 조선시대 비운의 삶을 겪었던 정순왕후 일대기를 들려줬다.

이외에도 이루다 블랙토 무용단은 ‘서울의 울림 그리고 어울림’을 주제로 현대무용, 사물놀이,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작품을 선보였다. 마지막 무대는 5살부터 판소리 신동으로 이름을 날린 유태평양과 JTBC ‘팬덤싱어4’에 출연한 김수인이 상주아리랑, 본조아리랑, 사설 난봉가를 엮어 한국 소리의 본질을 풀어냈다. 이어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 예술가들이 모두 함께 ‘서울의 찬가’를 부르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날 개막식은 관람형 공연을 넘어 시민이 직접 축제의 주인공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도 특징이다. 시민들이 직접 자신의 공연예술 감각을 실로 연결해 설치미술로 표현하거나 축제의 상징물을 직접 꾸미는 체험도 했다.

현장을 찾은 한 시민은 “서울광장에서 오페라와 발레, 전통공연까지 한자리에서 만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아이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도 있어 가족 모두에게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중에는 10월 6~8일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기념해 청계광장부터 청계9가까지 5.2㎞ 구간을 걸으며 공연을 즐기는 ‘아트레킹(Artrekking)’ 프로그램을 운영해 시민들에게 특별한 체험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서울거리예술축제(10.6.~8.) ▴월드판소리페스티벌(10.8.~9.)▴여유작콘서트(10.8.~9.) ▴광화문전통춤페스타(10.6.)등도 추석연휴 기간 진행된다.

11월 4일(화) DDP에서는 예술가, 전문가, 정책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급변하는 예술·문화·기술·도시·정책의 새로운 전략과 비전을 논의하는 글로벌 공론장 ‘2025 서울국제예술포럼(SAFT)’를 개최한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어텀페스타 누리집과 서울어텀페스타 통합정보센터(서울연극센터·세종라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태희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서울어텀페스타 개막행사는 시민과 예술인이 함께 만들어낸 축제의 성공적 첫걸음이었다”며, “앞으로도 공연예술을 통해 서울의 정체성을 풍요롭게 키우고 시민이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