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옥션, 런던 근현대미술 가을 경매 개최

이브닝 경매서 바스키아의 'Untitled (Pestus)', 앤디 워홀의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출품... ‘영 컨템포러리 보이스’섹션에는 사샤 고든, 엠마 맥킨타이어, 플로라 유크노비치 등 선보여

안용호 기자 2025.10.14 13:18:19

Jean-Michel Basquiat, Untitled (Pestus), 1982. 사진 제공=필립스옥션

필립스옥션은 오는 16일과 18일 런던에서 근현대미술 이브닝 및 데이 경매를 개최한다.

 

먼저 16일 진행되는 이브닝 경매에는 종이에 그려진 장 미셸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의 대표적인 드로잉 Untitled (Pestus)와 함께 여성 인물을 다룬 캔버스 작품 Untitled 가 주요 출품작으로 소개된다.

Andy Warhol, Giorgio Armani, 1981. 사진 제공=필립스 옥션

또한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들도 이브닝 경매에 소개된다. 대표적으로 앤디 워홀(Andy Warhol)이 패션 아이콘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를 다이아몬드 더스트로 표현한 초상화와, 대중문화 속 화려함과 현대미술의 교차점을 탐구하는 뱅크시(Banksy)의 2005년작 Kate Moss가 있다.

Yoshitomo Nara, Cold Side, 1995. 사진 제공=필립스옥션

18일 데이 경매에는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 요시토모 나라(Yoshitomo Nara) 등 블루칩 작가부터 루이스 프라티노(Louis Fratino), 포피 존스(Poppy Jones) 등 차세대 작가까지 총 111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세대를 아우르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조명한다.

이브닝 경매의 대표작으로 소개되는 바스키아의 Untitled (Pestus)는 작가가 뉴욕 미술계에 강렬하게 등장한 후 전환점을 맞이한 해에 제작된 작품이다. 거침없는 에너지와 대담한 시각 언어로 주목받던 시기의 바스키아는 이 작품에서 상징적인 세 갈래의 뾰족한 왕관과 해석이 어려운 텍스트 요소들을 결합해, 날카로운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냈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바스키아가 여성 누드를 다룬 희귀작, Untitled이다. 이 작품은 그가 창작의 방향을 보다 내밀한 관계와 개인적 서사로 확장하던 전환기의 작업으로, 고전 미술사적 요소와 개인적 상징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특히 고대 그리스•로마 미술에 대한 바스키아의 깊은 관심이 드러나며, 미의 이상이자 개인적 상징으로 암호화된 비너스의 형상이 등장한다.

 

한편 앤디 워홀이 1981년에 제작한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초상화는 다이아몬드 더스트가 사용된 두 점 중 하나로, 매우 희귀한 작품이다. 이 초상은 워홀이 아르마니를 처음 만났던 1980년에 촬영한 폴라로이드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는데, 반짝이는 표면은 당시 언론의 카메라 플래시와 1980년대 하이패션의 화려함을 연상시킨다. 워홀은 아르마니의 우아함을 오랫동안 동경했고, 반대로 아르마니 역시 워홀의 예술에 대한 헌신을 깊이 존중하며 그를 동시대 최고의 예술가로 평했다.

 

뿐만 아니라 21세기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뱅크시의 Kate Moss도 선보인다. 2005년에 제작된 이 실크스크린 작품은 총 5점만 존재하는 희귀 에디션 중 하나다. 이 작품은 20년 전 논란이 되었던 ‘Crude Oils’ 전시에서 대표 이미지로 처음 공개된 바 있다. 앤디 워홀이 마릴린 먼로의 얼굴을 20세기 중반의 셀러브리티 문화 상징으로 재탄생시킨 것처럼, 뱅크시는 케이트 모스를 새로운 시대의 아이콘으로 탄생시켰다.

 

Sasha Gordon, Drive Through, 2019. 사진 제공=필립스옥션

이브닝 경매 ‘영 컨템포러리 보이스’ 부문의 대표작은 데이비드 즈위너 갤러리의 최연소 작가로 주목받으며, 첫 개인전을 열고 있는 사샤 고든(Sasha Gordon)이다. 2019년작 Drive Through는 일상의 패스트푸드 드라이브스루 장면을 묘사하고 있는데 작가의 정밀한 회화적 표현력이 돋보인다.

 

또한 영국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두 작가, 플로라 유크노비치(Flora Yukhnovich)와 자데 파도주티미(Jadé Fadojutimi)의 작품도 출품된다. 유크노비치의 My Body knows Un-Heard of Songs는 장-오노레 프라고나르(Jean-Honoré Fragonard)의 그네(The Swing)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는데, 로코코 미학과 현대적 추상의 감각적인 융합을 보여준다.

 

같은 해에 제작된 파도주티미의 The Ties of Greed는 다층적인 색채와 역동적인 선의 흐름을 통해 작가의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그녀가 영국 왕립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 석사 과정 중에 완성한 중요한 전환점 시기 작업이다.

 

한편 10월 18일 열리는 데이 경매에서는 근현대미술 전반에 걸친 111점의 작품이 출품된다. 미국 팝아트의 대표 작가 키스 해링(Keith Haring)의 브론즈 패널을 필두로, 앤디 워홀, 장 미셸 바스키아 등 동시대 거장들의 작품이 소개된다. 이외에도 국제 미술계에서 굳건한 입지를 다진 안젤름 키퍼, 요시토모 나라, 리넷 야돔-보아케(Lynette Yiadom-Boakye) 등 주요 미술관 전시를 통해 명성을 쌓아온 작가들이 이번 경매를 이끈다. 루이스 프라티노, 포피 존스, 조셉 예거(Joseph Yaeger), 엘리자베스 페이튼(Elizabeth Peyton)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출품되는데 이는 필립스옥션이 블루칩 작가와 차세대 현대미술 작가의 연결고리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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