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은 2025년 ‘신진미술인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오현경 기획자의《감염-종》을 2025년 9월 25일(목)부터 10월 14일(화)까지 챔버(서울 성북구 동소문로 26-6)와 공간 222(서울 성북구 동소문로 24 광명빌딩)에서 개최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008년부터 전도유망한 작가와 기획자에게 전시 경비를 지원하고, 미술관의 인프라를 활용한 다각적인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한국현대미술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해왔다. 2025년에 선정된 9인의 전시는 6월부터 10월까지 서울 각지의 전시장에서 선보였으며, 이번 오현경 기획자의 《감염-종》은 그 중 마지막 전시이다.
《감염-종》은 우리 몸의 취약성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것이 공동체적 감각의 토대임을 드러내는 작업을 이어 온 기획자 오현경의 전시이다. 전시에 참여하는 네 명의 작가, 김영재, 루씨초, 마루소, 박희민의 작업은 불완전한 몸과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감염’을 주목하며, 그 속에서 탄생하는 새로운 삶과 공생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전시는 ‘감염’을 단순히 신체의 불완전성에서 비롯되는 사건이 아닌, 개인이라는 근대적 환상을 넘어 몸과 몸의 경계를 해체하는 근원적 방식으로 제시한다. 감염은 상호 접촉을 통해 전파되며, 이를 통해 우리의 몸이 살과 살이 얽혀 있는 집합체임을, 또한 고통과 운명이 본질적으로 공동체적임을 환기한다.
참여 작가들은 취약하거나 감염된 몸을 배제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새로운 공동체의 토대로 상정한다. 이들이 상상하는 ‘감염-종’의 몸은 불완전하기에 경계 없는 연결을 꿈꿀 수 있다. ‘감염-종’의 세계는 모두가 감염된 자로서 수없이 ‘너’와 뒤섞이며, ‘나’의 정의를 끊임없이 변형하며 살아가는 곳이다.
전시는 인접한 두 공간, 챔버와 공간222에서 진행되며, 이는 마치 분열된 세포나 쌍생아, 혹은 두 개의 바이러스를 형상화하듯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공생하고 변이하는 ‘감염-종’의 생태를 구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네 작가가 협업한 신작도 공개된다. 공간 222에 설치되는 'ssRNA-RT virus'는 관람자가 김영재 작가의 의자에 앉아 박희민 작가의 헤드셋을 착용한 채, 마루소 작가의 미디어 작업과 루씨초 작가의 사운드 작업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세 가지 전시 연계 프로그램은 ‘공간222’와 ‘마이원 커뮤니케이션 룸’에서 열린다. 모두 사전 신청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첫 번째 프로그램은 오디오비주얼 퍼포먼스 <디지털 플랜트>와 아티스트 토크로, 9월 26일과 10월 3일 20시에 공간 222에서 진행된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우리-는 콤부차> 퍼포먼스로, 9월 30일과 10월 14일 14시에 공간 222에서 진행된다.
마지막 프로그램은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의 저자 조한진희의 강연으로, 성북구 마이원 커뮤니케이션 룸에서 10월 10일 14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는 사전 예약 없이 현장 방문을 통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