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 총 290억 규모 ‘이브닝·데이 세일’ 연다

마르크 샤갈·김환기 등 국내외 거장 작품 아울러

김금영 기자 2025.11.13 09:19:12

마르크 샤갈, ‘Bouquet de Fleurs’(꽃다발) 작품 이미지. 사진=서울옥션

서울옥션이 오는 24~25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총 290억 원어치의 미술품을 오프라인 경매에 올린다고 13일 밝혔다.

경매는 각각 고가의 주요작을 선보이는 ‘EVENING SALE: Eternal Emotion’(이하 이브닝 세일)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CONTEMPORARY DAY SALE’(이하 데이 세일)로 나눠 진행한다.

24일 열리는 이브닝 세일은 하이엔드 구성의 경매다. 글로벌 경매사들이 주요 명작들을 별도의 저녁 경매로 구성하는 방식을 도입해 차별화를 꾀했다. 출품작은 총 26점, 낮은 추정가 총액만 약 27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08년 이후 국내 단일 경매 기준 최대 규모로, 최근 되살아나고 있는 미술시장의 상승세를 견인하겠다는 서울옥션의 의지를 담았다.

이번 경매의 하이라이트는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이다. ‘Bouquet de Fleurs’(꽃다발)가 대표작으로 시작가 94억 원에 새주인을 찾는다. 이 작품이 제작된 1937년은 샤갈이 평생의 뮤즈인 아내 벨라와 결혼한 지 22년 되는 해였다. 두 사람의 운명적인 사랑을 표현하듯 작품에는 공중에서 포옹하는 연인의 모습을 통해 중력을 거스르는 사랑의 환희가 담겼다. 화면을 가득 채운 꽃다발과 푸른 색채는 비극적인 세월 속에서도 변치 않는 삶에 대한 찬미를 상징하며 작가가 추구한 사랑의 보편성과 예술적 신념을 가장 완전한 형태로 구현하고 있다.

함께 출품되는 100호 크기의 대작 ‘Paysage de Paris’(파리의 풍경)은 샤갈의 말년 예술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푸른색 배경 위로 서커스 단원, 공중그네 곡예사, 촛대를 든 인물 등이 어우러지며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독창적인 미감을 선사한다. 이 밖에 1980년대 메소나이트에 그린 회화 두 점이 함께 출품돼 샤갈의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다.

김환기의 1969년 뉴욕 시기 작품 ‘15-VI-69 #71 I’ 작품 이미지. 사진=서울옥션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들의 수작도 새 주인을 찾는다. 김환기의 1969년 뉴욕 시기 작품 ‘15-VI-69 #71 I’이 경매에 오른다. 이 작품은 작가가 전면점화라는 독창적인 양식을 완성해 나가기 직전의 작업으로, 점으로 나아가기 전 면과 선, 색의 순수한 구성에 집중했던 작가의 치열한 조형적 실험이 드러난다.

이우환의 1990년작 ‘With Winds’(바람과 함께)는 100호 크기의 대작으로, 자유롭고 역동적인 붓질이 화면 밖까지 확장되는 듯한 리듬감을 선사한다. 또한, 한국 동시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이불의 초기 조각 시리즈 ‘Cyborg W10’(사이보그 W10)도 출품된다. 기술 시대의 인간 정체성과 유토피아적 환상을 탐구한 이 작품은 한국 현대미술의 깊이와 동시대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해외 거장으로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형 풍경화가 눈길을 끈다. 세로 2미터가 넘는 이 작품은 베어진 나무와 황량한 대지를 통해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순환을 탐구했다.

루이비통X야요이 쿠사마 협업 아트백. 사진=서울옥션

25일 진행되는 데이 세일은 젊고 감각적인 컬렉터들을 위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출품작 64랏(Lot), 낮은 추정가 총액 약 21억 원 규모로 진행되며, 회화, 에디션, 럭셔리 아이템 등 폭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인다.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는 니콜라스 파티의 수채화는 보석처럼 선명한 색조와 비정형적인 구성을 통해 몽환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또한, ‘라부부’ 캐릭터로 유명한 카싱 렁의 원화와 이민자로서의 정체성을 화려한 색채로 풀어낸 스튜디오 렌카의 작품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이 밖에 이강소를 비롯한 국내 유명 작가들의 작품과 루이비통X야요이 쿠사마 협업 아트백 등 럭셔리 품목이 더해진다.

한편 서울옥션 이브닝 세일과 데이 세일의 프리뷰 전시는 13일부터 각 경매 당일까지 진행된다.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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