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 ‘꽃다발’, 서울옥션 경매서 94억 낙찰…국내 경매 최고가 경신

낙찰총액 200억 돌파, 2021년 8월 이후 처음…미술시장 반등 신호탄

김금영 기자 2025.11.25 09:56:17

서울옥션 ‘이브닝 세일’에서 94억 원에 낙찰된 마르크 샤갈의 ‘꽃다발’ 작품 이미지. 사진=서울옥션

마르크 샤갈의 ‘Bouquet de Fleurs’(꽃다발) 작품이 서울옥션 이브닝 세일에서 94억 원에 낙찰됐다. 이는 국내에서 진행된 미술품 경매에서 거래된 작품 중 최고가다.

서울옥션이 첫 번째 ‘이브닝 세일’을 마무리했다고 25일 밝혔다. 24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이브닝 세일은 낙찰률 77.27%, 낙찰총액 약 233억 원을 기록했다. 서울옥션 국내 단일 경매의 낙찰총액이 200억 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21년 8월 이후 처음으로, 미술시장 반등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이날 경매의 대표작이었던 마르크 샤갈의 꽃다발은 94억 원에 낙찰됐다. ‘색채의 마술사’ 샤갈의 1937년 작으로, 공중에서 포옹하는 연인의 모습과 화면을 가득 채운 꽃다발, 작가 특유의 푸른 색채로 경매 시작 전부터 많은 미술품 애호가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날 이 작품은 94억 원에 낙찰되며 국내에서 진행된 미술품 경매에서 거래된 작품 중 최고가 거래 기록을 새로 썼다.

함께 출품된 100호 크기의 대작 ‘Paysage de Paris’(파리의 풍경) 또한 59억 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푸른색 배경 위로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독창적 미감을 선사하는 해당 작품은 샤갈 말년의 예술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김환기, 이우환, 앤디 워홀, 데이비드 호크니 등 국내외 거장들의 작품도 새 주인을 찾았다. 김환기의 뉴욕 시기 작품 ‘15-VI-69 #71 I’이 7억 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화면 밖까지 붓질이 확장되는 듯한 리듬감이 인상적인 이우환의 ‘With Winds’(바람과 함께)도 9억 1000만 원에 낙찰됐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형 컴퓨터 드로잉 작품은 4억 8000만 원, 앤디 워홀의 ‘Dollar Sign’(달러 사인)은 7억 1500만 원에 해외 응찰자에게 낙찰됐다.

서울옥션 정태희 경매사 겸 미술품경매팀장은 “이번 첫 이브닝 세일의 성공, 특히 샤갈의 걸작이 고가에 낙찰된 것은 한국 미술시장이 글로벌 아트 마켓의 주요 거점으로서 충분한 기초 체력과 안목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한 결과”라며 “이는 서울이 아시아 미술 시장의 허브로서 홍콩이나 서구 시장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하이엔드 마켓’ 소화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전 세계에 알리는 상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서울옥션은 25일 오후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상대적으로 젊고 감각적인 컬렉터를 위한 작품으로 구성된 ‘데이 세일’을 연다. 데이 세일은 출품작 64랏(Lot), 낮은 추정가 총액 약 21억 원 규모로 구성됐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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