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게임대상을 받은 ‘마비노기 모바일’이 유저와의 진정한 소통은 뒷전인 채 ‘쇼통(보여주기식 소통)’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라이브 방송에서도 넥슨은 ‘빙결술사’ 밸런스 논란과 서버렉 문제에 대한 실질적 해명과 개선책은 내놓지 않은 채 형식적 답변만 이어가 유저들의 분노를 오히려 증폭시켰다는 지적이다.
마비노기 모바일, 시즌 종료일도 미공개한 채 보석 BM 또 추가?
11월 17일 진행된 실시간 유튜브 방송 ‘캠파 LIVE’는 마비노기 모바일이 2025년 게임대상을 수상한 이후 처음 마련된 공식 소통 자리였다. 그동안 누적돼 온 유저 불만을 해소할 마지막 기회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실망만 남겼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서 넥슨은 9월 19일 쇼케이스에서 그동안 한 번도 언급한 적 없던 시즌제를 발표했다. 갑작스레 시즌1이 시작된 뒤 두 달이 지나도록 시즌 로드맵은 물론, 시즌 종료 시점조차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방송에서도 시즌1 운영 일정에 대한 언급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넥슨은 보석 등급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온전한 시리즈’ 추가를 발표했다.
문제는 시즌1 시작과 함께 보석 아이템의 최상위 티어 ‘스타프리즘S’를 출시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그보다 높은 단계를 또 내놨다는 점이다. 시즌1 초기에 출시된 종결급 아이템 가치가 충분히 유지되지 못한 채, 추가 강화가 필요해진 셈이다.
장비 장착형 아이템인 ‘보석’은 스킬 데미지에 큰 영향을 주는 강화 옵션 ‘스킬 태그’를 부여할 수 있어, 최상위 유저들은 스킬 태그를 랜덤으로 설정하는 유료 아이템 ‘보석 세공기(약 1,000원)’를 대량으로 소모해 자신만의 세팅을 맞춰놓은 상태다.
그러나 ‘스타프리즘S’를 ‘온전한 스타프리즘’으로 승급한 후에도 기존 ‘스킬 태그’ 옵션을 유지하려면 보석 하나당 세공기 5개를 추가로 사용해야 한다.
보석은 캐릭터당 20~22개가 필요한 만큼, 이미 보석 세팅에 큰 비용을 투자한 최상위 유저들이 다시 종결급 세팅을 하려면 10만 원이 넘는 추가 지출을 감수해야 한다. 최상위 유저를 겨냥한 강제 과금형 업데이트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그런데 마비노기 모바일은 전투 콘텐츠 업데이트 주기가 빠른 게임이 아니다. 최근 ‘바리’ 어비스와 레이드 보스 ‘타바르타스’가 약 7개월 만에 추가됐지만, 이후에는 새로운 던전이나 신규 보스 없이 기존 콘텐츠의 반복 난이도 상향만 줄줄이 예고되고 있다.
이에 유저들은 “전투력을 끌어올리는 과금 업데이트만 열심히 만들 뿐, 정작 유저가 즐길 ‘신규 콘텐츠’는 내놓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며, “이 정도면 넥슨이 시즌제 게임이 뭔지도 모르는 것 아니냐. 운영 철학 자체가 기형적”이라고 날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유저 외면형 운영은 초창기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기본 기능조차 제때 개선하지 못한 사례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공지사항 팝업’ 문제다.
이진훈 디렉터는 지난 8월 14일 라이브 방송에서 “공지사항 팝업 노출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 반영까지는 세 달이 넘게 걸렸다. 그 사이 공지 팝업은 반복 노출되며, 게임 접속이 불가능해지는 수준의 오류까지 발생했다.
불편이 정점에 달했음에도 문제 해결은 미뤄졌고, 이번 방송에서도 이진훈 디렉터는 “연내 공지사항 개편과 함께 ‘하루에 한 번만 공지가 노출’되도록 준비 중”이라고만 밝혔다.
실제로 해당 기능이 적용된건 11월 27일, 최초 약속 후 104일이 지나서였다. 이에 단순한 팝업 노출 옵션 하나를 고치는 데 석 달이 넘게 걸린 운영을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게임대상 받았지만 소통은 없다”...넥슨, 유저 ‘개·돼지’ 취급하나?
빙결술사 하향 패치 논란이 거센 상황에서 진행된 이번 라이브 방송에서, 이진훈 디렉터는 “과도한 부분이 있어 부득이하게 조정이 필요했다”, “이런 과도한 조정이 나오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무엇이 ‘과도’했는지, 어떤 수치와 데이터가 밸런스 조정의 근거가 됐는지에 대한 설명은 단 한 줄도 제시되지 않았다. 최소한의 설명조차 없는 무성의한 해명에 유저들은 “근거 없이 조정했다는 뜻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0월 30일 업데이트 이후 이어진 서버렉 문제에 대해서도 넥슨은 끝내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유저들은 같은 날 추가된 유료 아이템 ‘크로스 서버 비공개 채널 생성기’가 서버 부하의 핵심 원인이라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상황이었다.
모든 서버의 플레이어가 모일 수 있는 비공개 채널을 생성하는 아이템이 서버 자원을 과도하게 점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음에도, 이진훈 디렉터는 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전수 조사 중이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원론적 답변만 반복했다.
결국 유저들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공식 라이브 방송에서 핵심 질문에 대한 속 시원한 답변을 단 하나도 듣지 못한 채, QnA 시간마저 고작 17분 만에 종료되는 상황을 마주했다.
이번 QnA에서는 비슷한 질문만 반복 채택하거나 불리한 질문은 아예 배제된 모습이 포착됐고, 마지막에는 이진훈 디렉터의 표정이 굳은 채 급하게 방송이 끝나면서 유저들의 불신은 한층 더 깊어졌다.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아이온2’ 긴급 라이브 방송이 △즉시 패치 적용 △시청 보상 지급 △불편 요소 실시간 개선 등 적극적 소통으로 호평받은 만큼, 마비노기 모바일을 향한 유저들의 누적된 불만은 사실상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이건 소통이 아니라 쇼통”, “홈쇼핑 방송과 뭐가 다르냐”는 날 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게임대상 받고 싶다고 노래 부르더니, 막상 받고 나니 기고만장해져 유저를 개·돼지 취급하는 것 아니냐”는 격한 반응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이러한 게임사 불신은 하루아침에 생긴 게 아니다. 지난 7월 3일, 론칭 100일 개발자 노트에서는 유저를 개·돼지·쥐로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사용돼 거센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이미지에는 데브캣을 상징하는 ‘고양이’와 마치 유저를 상징하는 듯한 개·돼지·쥐 펫이 나란히 배치돼 있었다. 특히 돼지와 쥐는 당시 게임 내에 존재하지도 않던 펫이었기에 “의도적인 유저 조롱 아니냐”는 의혹이 즉각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이미지는 약 두 시간 만에 삭제됐고, 데브캣은 “의도치 않은 오해였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그 이후의 운영 행보를 보면, 당시 논란이 정말 ‘오해’였는지에 대한 의문은 오히려 더 짙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한 공지 팝업 문제를 104일간 방치하고, 시즌 종료 시점조차 공개하지 않은 채 추가 과금 모델만 연달아 내놓으며, 서버렉 관련 유저들의 의혹 제기에도 명확한 답변 대신 회피성 대응을 이어온 운영 방식은 유저 존중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여기에 17분짜리 성의 없는 QnA, 신규 BM 중심의 ‘홈쇼핑식’ 방송 구성까지 더해지면서, 과거 불거졌던 “유저를 개·돼지 취급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자연스럽게 재점화되고 있다.
마비노기 모바일 운영진은 게임 개발사라면 마땅히 갖춰야 할 유저 존중·투명한 소통·신뢰 회복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고, 대신 일방적 방송·불투명한 패치·지속되는 불편만 남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본지는 넥슨 측에 “디렉터가 라이브 방송과 Q&A에서 약속한 편의성 개선 항목 중 상당수가 아직까지 이행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질의했지만, 이 역시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
2025년 게임대상을 받은 작품이라면 운영 방식 또한 그 위상에 걸맞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 마비노기 모바일은 소통을 가장한 일방적 발표에만 만족하고 있으며, 유저 의견을 들을 의지조차 없는 ‘쇼통·불통 운영’에서 벗어날 생각조차 없어 보인다는 것이 유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문화경제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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