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MBK 의결권 위임권유 ‘불법행위’ 고소

사칭·신원 미고지 논란…“조직적 범행 여부까지 수사 필요”

황수오 기자 2026.03.10 10:11:28

고려아연 CI.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영풍 및 MBK파트너스 측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고려아연은 9일 영풍·MBK 측 의결권 위임 수집을 대행한 업체 직원 일부를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서울종로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피고소인들은 고려아연 사원증을 목에 걸고 주주와 접촉해 외형상 회사 직원으로 오인될 수 있는 상태에서 의결권 위임을 권유했다. 연락이 닿지 않는 주주의 자택 앞에는 ‘고려아연㈜’ 사명만 기재된 안내문을 부착한 뒤, 전화 통화 과정에서도 수차례 소속을 확인받은 이후에야 영풍 측 위임 수집 대행업체 직원임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일부 주주가 상대방을 고려아연 관계자로 오인한 채 위임 여부를 검토하거나 의결권 위임 절차에 응하는 등 본래 의사와 다른 판단을 했다는 제보도 접수됐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이 같은 행위가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형법 제314조 제1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 타인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회사 측은 주주에게 오인·착각을 일으켜 이를 이용하는 ‘위계’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또 자본시장법 제154조는 상장회사 주주총회와 관련해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할 경우 권유자의 신원, 소속 등 중요 사항을 명확히 기재·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고려아연은 권유 주체를 오인하게 한 행위가 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피고소인들이 착용한 사원증이 실제 고려아연 사원증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 혐의까지 적용될 수 있다는 점도 고소장에 명시했다. 아울러 대행업체와의 공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업체가 특정되면 신속한 압수수색을 통해 조직적 범행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고 수사기관에 요청했다.

양측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4년 정기 주총을 앞두고도 영풍 측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과정에서 ‘고려아연’ 사명과 ‘최대주주 주식회사 영풍’을 함께 기재한 명함이 배포돼 주주 혼란을 초래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고려아연은 “주주들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방해하고, 영풍·MBK 측이 주장해 온 거버넌스 개선 취지와도 배치되는 행위”라며 “선량한 주주 보호를 위해 사건 전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추가 법적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려아연은 지난해 말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해 임시이사회 자료가 외부로 유출된 사안과 관련, 김광일 MBK 부회장과 강성두 영풍 사장을 영업비밀 누설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경영권을 둘러싼 양측의 법적 공방이 주총을 앞두고 더욱 격화하는 양상이다.

<문화경제 황수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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