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가 고려아연의 실적과 기업가치에 대해 잇달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연과 귀금속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과 함께 전략광물 생산 확대,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프로젝트가 맞물리며 올해 사상 최대 실적 경신 가능성이 제기된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과 DB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고려아연의 단기 실적 개선과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현대차증권 박현욱 연구원은 “아연과 귀금속 가격 상승으로 올해 실적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희귀금속 등 전략광물 생산 확대를 통해 장기적으로도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분석, 고려아연의 목표주가를 201만 원으로 제시했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1분기 고려아연 매출액을 5조 5919억 원, 영업이익을 5568억 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약 105% 증가한 규모다. 연간 기준으로는 2026년 매출액 22조 4475억 원, 영업이익 2조 2013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7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귀금속 가운데 은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로 꼽혔다. 현대차증권은 은 가격이 약 65%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며, 별도 기준 고려아연 매출에서 은이 차지하는 비중이 46%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5년 33% 대비 크게 늘어나는 수준이다.
구리와 전략광물 생산 확대도 성장 동력으로 평가된다. 고려아연은 구리 생산능력을 2028년까지 15만 톤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희귀금속 생산 품목 역시 현재 12개에서 갈륨과 게르마늄을 추가해 2028년까지 14개로 늘릴 방침이다.
DB증권도 고려아연의 실적 성장과 전략적 가치에 주목했다. DB증권 안회수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026년 1분기 고려아연 매출액은 약 5조 5000억 원, 영업이익은 5094억 원 수준으로 실적 갱신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금속 생산이 구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건설 중인 통합제련소 ‘크루서블(Crucible)’ 프로젝트가 핵심 성장 동력으로 평가됐다. 안 연구원은 “고려아연은 미국 내 갈륨과 게르마늄을 추출하는 유일한 아연 제련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이 전략광물 확보에 나서는 상황에서 고려아연은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크루서블 프로젝트의 수익성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DB증권은 해당 프로젝트의 예상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마진을 약 17~19% 수준으로 제시했다. 이는 최근 5년간 고려아연 본사의 EBITDA 마진이 10% 초반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또한 부지 내 폐기물 원료를 활용할 경우 원료 비용이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질 수 있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45X 조항에 따른 핵심광물 제조 세액공제와 보너스 감가상각 제도 등을 통해 초기 사업 연도의 현금 유출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긍정적 전망이 귀금속 가격 상승이라는 외부 환경뿐 아니라 전략광물 확대와 글로벌 제련 사업 투자 등 최윤범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의 중장기 사업 전략이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귀금속과 전략광물 사업 확대, 북미 제련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고려아연의 기업가치가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문화경제 황수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