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우리 자본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K-자본시장 10년 미래 청사진’을 발표했다. 단순히 단기적인 처방에 그치지 않고, 자본시장을 국민의 자산을 증식시키는 ‘든든한 국민 플랫폼’으로 키워내겠다는 포부다.
‘K-자본시장’ 브랜드화... 10년 로드맵 수립
황 회장은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0일은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의 언어로 빚어내기 위한 ‘담금질’의 시간이었다”며,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요동치는 시장 상황 속에서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취임 초기 단행한 조직 개편의 핵심으로 ‘K자본시장본부’ 신설을 꼽았다. 연금, 세제, 디지털 혁신 등 미래 과제를 유기적으로 수립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기 위해서다. 특히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K-자본시장포럼’을 조만간 출범시켜,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수립하고 이를 정부와 국회에 전달해 정책의 핵심 재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자본시장 활성화 위한 ‘5대 중점 과제’ 발표
이어 황 회장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협회와 업계가 함께 추진할 5대 중점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K-자본시장을 혁신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생산적 금융의 플랫폼으로 키우는 데 집중한다.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의 성공적인 출시를 지원하고, 대형 증권사가 강력한 기업자금 공급 엔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NCR 규제 개선 및 지주 계열 증권사의 이중 규제 해소를 당국에 지속적으로 건의할 방침이다. 또한 지난 3월 출시된 RIA(국내시장 복귀계좌)가 자본 리쇼어링의 혈맥으로 안착하도록 힘쓰는 한편, 정부의 국민성장펀드 성공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기로 했다.
퇴직연금 시장의 역동성을 살려 국민의 노후 자산 수익률을 높이는 데도 매진할 계획이다. 특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의 내실화를 위해 사전선택 없이 자동 투자되는 '오프 아웃(Opt-Out)' 방식으로의 전환 등 투자형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설계를 당국과 협의한다. 이와 함께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의 안착을 지원하고, 가입자의 운용 자율성을 저해하는 '70% 위험자산 투자 한도' 등 규제를 시장 상황에 맞게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전 국민의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자산관리 시장의 매력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도입 10주년을 맞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의 혜택 확대와 함께 아동·청소년 가입이 가능한 '주니어 ISA' 도입을 추진하며, 배당소득세 분리과세의 영구 법제화를 통해 장기 투자를 유도한다. 아울러 토큰증권(STO) 제도의 성공적 안착은 물론, 가상자산이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필수 요소가 된 흐름에 맞춰 가상자산 현물 ETF의 조속한 도입 필요성을 정부와 국회에 적극 설명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글로벌 금융 영토 확장에도 박차를 가한다. 한국 국채의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시장 접근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외국인 통합계좌 활성화 등 업계의 실행력을 결집한다. 나아가 NPK(New Portfolio Korea) 활동을 통해 우리 자본시장의 우수한 인프라를 세계에 알리는 'K-자본시장 세일즈맨' 역할을 자처하겠다는 포부다.
마지막으로 가장 기본이 되는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에도 소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해 당국과 업계 사이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7월부터 시행되는 책무구조도가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또한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한 투자자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가상자산과 고난도 상품에 대한 전문 교육은 물론, 학생과 군 장병을 아우르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금융 리터러시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
황 회장은 "정책이 입안되어 제도로 완성되기까지 국민의 여론을 결집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소통을 강조했다. 이어 ‘무실역행(務實力行, 실질적인 일에 힘쓰고 온 힘을 다해 실행한다)’의 마음가짐을 언급하며, "남은 임기 동안 현장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솔루션 엔진'으로서 오직 성과로 그 가치를 증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