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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뒤늦은 RE100 가입 ... 달성 전략 따로 있다!

1992년 ‘삼성 환경선언’ 이후 30년 만에 ‘신환경경영전략’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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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33호 김금영⁄ 2022.09.28 13:56:29

삼성전자가 9월 15일 '신(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국내 4대 그룹 중 마지막으로 탄소 감축을 위한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RE100(2050년까지 사용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캠페인)에 가입했다.

삼성전자는 초저전력 반도체·제품 개발 등 혁신기술을 통해 기후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新)환경경영전략’을 9월 15일 발표했다.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들도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은 1992년 ‘삼성 환경선언’을 통해 환경 문제는 필수 투자라는 인식을 밝혔고, 2005년 ‘환경 중시’를 경영원칙 중 하나로 지정했으며, 2009년 ‘녹색경영비전’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친환경 제품 확대 등 환경경영을 구체화한 전력이 있다. 이번 신환경경영전략 발표는 환경선언 이후 30년 만으로, 삼성의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으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이다.

 

삼성전자는 DX(완제품) 부문부터 203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2050년까지 DS(반도체) 부문을 비롯한 전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9월 15일 '신(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9월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에브리데이 서스테이너빌리티(Everyday Sustainability)' 전시를 통해 친환경 노력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제조기업인 탓에 이제야 탄소중립 대열에 공식적으로 동참하게 됐다. 전력 사용 시 탄소 배출량이 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반도체부터 스마트폰, TV, 가전까지 전자산업의 전 영역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25.8TWh(테라와트시)의 전력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서울시 전체 가정용 전력 사용량 14.6TWh의 1.76배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32개국에 걸친 생산 네트워크에서 연간 5억 대의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는 방대한 사업 구조로 인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18.2TWh)을 포함해 인텔(9.6TWh), 메타(9.4TWh), 애플(2.9TWh) 등 다른 글로벌 기업보다도 전력 사용량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전력 소모가 많은 반도체 생산라인도 계속 증설하고 있어 전력 사용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특히 핵심 반도체 사업장이 자리 잡은 한국은 재생에너지(태양광, 바람처럼 화석연료와 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는 무공해 에너지) 공급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그린센터'를 통해 정화된 물로 조성한 연못 모습. 사진=삼성전자

한편,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지난해 7.5%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30%)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올해 총 발전량 577TWh 중에서 재생에너지는 43TWh에 그친다.

 

RE100의 ‘2020 연례보고서’는 재생에너지 전환이 어려운 10개국에 한국을 포함했다. 지난해 연례보고서에서는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 중인 국내외 RE100 가입 기업 53개사 중 절반이 넘는 27개사가 한국을 ‘재생에너지 조달에 장벽이 있는 국가’로 꼽기도 했다.

국내 재생에너지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싸다. 블룸버그의 재생에너지 발전단가(LCOE)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미국·중국의 태양광 발전단가는 kWh(킬로와트시)당 각각 48원과 42원이었지만, 한국은 116원에 달했다. 미국과 중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는 석탄·원자력 대비 비슷하거나 낮지만, 국내는 석탄·LNG 대비 높은 수준인 것이다.

재생에너지 구매 프리미엄(REC)도 미국과 중국 대비 높다. 2020년 한국의 REC 가격은 kWh당 43원이었지만, 미국과 중국은 1.2원 정도에 그쳤다.

이와 같은 복합적인 배경 속에서 삼성전자는 이미 미국과 중국, 유럽 내 사업장에서는 RE100을 달성했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RE100 가입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삼성전자 직원이 화성 사업장 '그린센터(폐수처리시설)'에서 정화시킨 물로 조성한 연못에서 손을 적시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하지만 친환경 가치가 점점 중요시되면서 전 세계에서 기업에게 재생에너지 사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분위기다. 지난 8월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제조기업 300곳(대기업 80곳, 중견기업 220곳)을 대상으로 RE100 관련 실태를 조사한 결과,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았다’고 답한 기업은 14.7%였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이 28.8%, 중견기업은 9.5% 수준이었다.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은 시점은 ‘2030년 이후’가 38.1%로 가장 많았고, ‘2025년까지’(33.3%), ‘2026~2030년’(9.5%)이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복합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결국 탄소중립 달성에 도전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력 수요가 큰 만큼 재생에너지 수급이 쉽지 않고,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도 불리한 상황이지만, 탄소 감축이라는 전 지구적인 노력에 동참하고, 인류의 당면 과제인 환경위기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고 말했다.

국내 재생에너지 전환 어려운 여건 속 ‘탄소중립’ 목표 세워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내부에 조성된 연못.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등을 생산하는 DX부문부터 2030년 탄소중립을 우선 달성하고, DS부문을 포함한 전사는 2050년을 기본 목표로 최대한 조기 달성을 추진한다. 지난 9월 16일 열린 신환경경영전략 관련 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송두근 환경안전센터장(DS부문) 부사장, 김형남 글로벌CS센터장(DX부문) 부사장, 김수진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 부사장이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탄소 직접배출을 줄이기 위해 혁신기술을 적용한 탄소 배출 저감 시설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직접 배출하는 탄소는 주로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공정가스와 LNG 등 연료 사용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공정가스 처리효율을 대폭 개선할 신기술을 개발하고, 처리시설을 라인에 확충할 계획이다. 또, LNG 보일러 사용을 줄이기 위해 폐열 활용을 확대하고 전기열원 도입 등도 검토한다.

 

전력 사용으로 발생하는 탄소 간접배출을 줄이기 위해 RE100에 가입했고, 2050년까지 사용 전력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재생에너지 전환 방식으로는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구매, 녹색 요금제(Green Pricing), 재생에너지공급계약(PPA), 재생에너지 직접 발전(Direct Generation) 등이 있다.

삼성전자가 9월 16일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신(新)환경경영전략 간담회'를 갖고 기후위기 극복 등 지구환경 개선에 기여하게 될 친환경 혁신기술을 소개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DS 환경안전센터장 송두근 부사장이 삼성전자 DS 부문 친환경경영 혁신기술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5년 내 모든 해외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추진한다. 서남아와 베트남은 2022년, 중남미 2025년, 동남아·CIS(독립국가연합)·아프리카는 2027년까지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재생에너지 목표를 달성한 미국, 중국, 유럽 사업장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체결하는 재생에너지 공급계약(PPA)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DX 부문은 국내외 모두 2027년까지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추진한다.

 

반도체는 초저전력 기술 확보를 통해 2025년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되는 메모리의 전력 소비량을 대폭 절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반도체의 공정 미세화와 저전력 설계 기술 발전은 각종 IT제품과 데이터센터 등의 사용전력 절감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더 적은 원자재로도 동일 성능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

제품 측면에서는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PC, 모니터 등 7대 전자제품의 대표 모델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해, 2030년 전력 소비량을 2019년 동일 성능 모델 대비 평균 30% 개선할 계획이다. 고효율 부품(압축기, 열교환기, 반도체)을 적용하고 AI 절약모드 도입 등 제품의 작동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절감하는 기술을 개발해 이런 목표를 달성할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9월 16일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신(新)환경경영전략 간담회'를 갖고 기후위기 극복 등 지구환경 개선에 기여하게 될 친환경 혁신기술을 소개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DX 부문 제품환경전략 추진과제를 소개하고 있는 삼성전자 DX 글로벌CS센터장 김형남 부사장. 사진=삼성전자

친환경 기술 소개에도 적극 나선다. 9월 2~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가전 전시회 ‘IFA 2022’에서는 삼성전자 주요 제품에 태양광 패널·전기차 충전기·조명·블라인드·스피커 등 100여 개 스마트 기기를 연결한 ‘스마트싱스 에코 시스템’을 방문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게 꾸미기도 했다.

송두근 삼성전자 부사장은 “반도체 부문에서 지속적인 초저전력 반도체 개발을 통해 데이터센터·서버, PC, 모바일기기, 그래픽·게임 등 다양한 응용처의 전력 절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갈수록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데 드는 에너지량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을 줄이고 열기를 식히는 것이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데 매우 중요해졌다. 전세계 서버를 삼성의 최신 저전력 SSD 및 DDR5 등으로 교체할 경우 그 자체로 전력 소모가 절감되는 것은 물론, 데이터센터 발열을 식히기 위한 전력도 절약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모든 전력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면…
“車 800만대 운행 중단 효과”

삼성전자는 9월 2~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가전 전시회 ‘IFA 2022’에서 삼성전자 주요 제품에 태양광 패널·전기차 충전기·조명·블라인드·스피커 등 100여 개 스마트 기기를 연결한 ‘스마트싱스 에코 시스템’을 방문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게 꾸몄다. 사진은 '삼성 타운'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지속가능성 존의 친환경 활동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아울러 원료부터 폐기 및 재활용까지 전자제품의 모든 주기에 걸쳐 자원순환성을 높이는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재활용 소재로 전자제품을 만들고 다 쓴 제품을 수거해 자원을 추출한 뒤 다시 이를 제품의 재료로 사용하는 ‘자원 순환 체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자원순환 극대화를 위해 소재 재활용 기술과 제품 적용을 연구하는 ‘순환경제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연구소는 재활용 소재 개발, 폐기물 자원 추출 연구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제품의 모든 소재를 재활용 소재로 대체하는 것을 추진하는 조직이다.

김형남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CS센터장 부사장은 “해당 연구소는 고강도 내구성이 필요한 부품, 고광택·투명성이 요구되는 부품에 재생레진(Resin, 합성수지)을 적용하기 위한 기술을 연구한다”며 “화학적 재활용과 해양폐기물 재활용 소재 등도 발굴해 도입한다”고 설명했다.

제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레진 적용도 대폭 확대한다. 2030년까지 플라스틱 부품의 50%, 205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레진 적용을 추진한다. 갤럭시 Z 폴드4에 적용된 폐어망 등 해양 폐기물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의 적용 제품도 확대해 나간다. 폐배터리의 경우 2030년까지 삼성전자가 수거한 모든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9월 15일 '신(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1월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CES 2022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또, 글로벌 환경을 위협하는 폐전자제품(e-Waste)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제품 수거 체계를 현재 50여 개국에서 2030년 삼성전자가 제품을 판매하는 180여 개국으로 확대한다. 2009년 이후 2030년까지 누적으로 업계 최대인 1000만 톤, 2050년 누적 2500만 톤의 폐전자제품을 수거할 계획이다. 중고 스마트폰을 회수하고, 이를 다른 용도로 재사용하는 업사이클링 프로그램도 적극 추진한다.

이밖에 대기를 오염시키는 미세먼지 저감 기술 개발에도 나서 2030년부터 지역사회에 이를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1월 미세먼지연구소를 설립했으며, 미세먼지 감지, 분석, 제거를 위한 다양한 신개념필터와 공기정화시스템 원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유망 친환경 기술을 발굴하고 해당 분야의 스타트업을 육성, 지원하기 위한 투자도 진행한다. 기술혁신 커뮤니티와 함께 혁신기술 상용화 및 보급을 지원함으로써 글로벌 환경난제 해결에 협력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경우 그 규모는 약 70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배출한 1700여 만 톤의 탄소가 사라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소나무 20억 그루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으로, 자동차 800만 대가 운행을 중단한 효과와 맞먹는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9월 15일 '신(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원활한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사회적 공동 노력이 필수”라고 짚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및 정책적 지원 ▲산업계는 효율성 높은 친환경 재생에너지 관련 기술 개발 및 보급 ▲시민사회는 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에 대한 이해와 협조에 힘써야 한다고 노력을 촉구했다.

김수진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 부사장은 “탄소중립은 혼자 할 수 없고,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해야만 달성할 수 있다”며 “동종업계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기후위기 극복과 순환경제 구축은 기업, 정부, 시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한 우리 시대 최대의 도전”이라며 “삼성전자는 혁신기술과 제품을 통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친환경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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