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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사우디 전시 예정된 임진성 작가의 ‘금분 금강산도’ 28일까지

인사아트센터에서 ‘세필에 담아낸 시간 - 부유하는 몽유금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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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상면 문화편집위원⁄ 2023.02.24 10:39:52

전시회 포스터. 

금분과 세필을 이용한 금강산도를 보여주는 화가 임진성의 전시가 22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6층에서 열리고 있다. ‘세필에 담아낸 시간 - 부유하는 몽유금강’이란 제목의 이번 전시는 그동안 작가의 금강산도 작업 중 역작 20여 점을 모아 보여주고 있다.

임진성의 금강산도 연작은 먹과 아크릴로 바탕색을 만든 순지 위에 금분(금가루)을 물과 아교에 개어 세필을 사용하여 수천 개의 산봉우리들을 그려내는 작품들이다. 작품 속 금강산에서 금빛 수직선들이 보여주는 산봉우리들은 검푸른 하늘을 향해 뾰족하고 촘촘히 서 있다.

금빛 산들 아래 푸르른 대지는 흐르는 해금강 강물과 섞여서 땅과 물의 경계는 구분되지 않는다. 그래서 섬세하고 수려한 금빛 산봉우리들은 하늘과 땅 사이 어딘가에 떠 있는 듯하다. 전시 제목이 왜 ‘부유(浮游)하는 금강’인지를 알게 한다.

또한, 이렇게 경계 없는 화폭 속에서는 시간과 공간 개념도 사라진다. 현실적 시공 개념이 붕괴되고, 현실과 비현실, 초월적 현실 사이에 미지의 시간-공간이 제시되고 있다. 그리하여 관람자는 화려한 금빛 산들 사이 어딘가로 혹은 검푸른 대기 속 묘연한 시공으로 들어간다. 이것이 ‘몽유(夢遊) 금강’이다. 작가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진, 고유하고 특별한 시공 속에 있는 금강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

'부유하는 몽유금강'. 49 x 95cm, 한지에 수묵 채색과 니금, 2022. 

그러면, 작가는 왜 부유하고 몽유하는 금강산 작품을 시도했을까? 임 작가는 이미 10여 년 전, 2007년경부터 금강산을 탐사하며 작품을 시작했다. 당시 잠시 관광이 허락되었던 때에 두 차례나 여행팀에 섞여 금강산 봉우리들을 직접 올라보고 스케치도 남겨놓았다.

그런데 이때 화가의 눈에는 산의 아름다운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산 주변 북한 사람들의 궁핍한 생활 모습이 격심한 대비로 들어왔다. “우리는 지금 금강산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과거 민족 역사와 신화 속의 금강산과 현실적 금강산 사이에서 아주 먼 간극을 메우기 어려움을 느낀 것이다. 더구나 백두대간의 중간점이자 남북 사이에 있는 금강산에는 이념과 체제로 인해 분단된 현실도 내포되어 있다.

'부유하는 몽유금강'. 35 x 122cm, 한지에 수묵 채색과 니금, 2022. 

그래서 현재의 금강산은 다중적 의미가 내포할 수 밖에 없다. 아름다움 속에 슬픔이 있고, 중량감을 잃은 채 하늘과 땅 사이 어딘가에 떠 있는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이렇게 금강산은 수려한 금빛 산세를 보여주지만 신기루 같고, 다가갈 수 없는 형체로서 우리가 알 수 없는 시공 속에 있는 듯 하다.

자신의 작품 앞에 선 임진성 작가. (사진=이상면 편집위원)

전통적 수묵산수화의 기법과는 완전히 다른 임진성 화가의 금강산도는 현대 동양인뿐 아니라, 서양인의 눈에도 주목을 받았다. 2017년 싱가포르 전시회에서 작품을 보았던 영국의 컬렉터는 금빛 금강산도에 매료되어 이듬해(2018) 대형 작품 8점을 매입했고, 현재 대형유람선 크루즈의 한 층에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올해 가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한국의 대표 화가 8인전에 포함되어 전시가 예정되어 있다. 임진성 화가의 금빛 금강산도가 해외 여기저기서 새로운 시각으로 평가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관련태그
금분도  금강산  임진성  인사아트센터  사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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