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내에서 ‘철밥통깨기’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울산발 인사실험이 전국을 강타할지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관련, 선거로 선출된 지자체장들이 인기에 영합하는 단발성으로 끝날수도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는 그동안 각종 비리에 연루된 공무원들이 감사원 등 감사기관에서 징계를 요청했지만 대기발령 상태로 놓은 후 국민여론이 조용해지면 슬그머니 복직시켰기 때문이다. 이같은 예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2005년 ‘행담도사건’에서 나타났다. 그 당시 주부서인 서종대 주건설교통부 주택국장이 감사원에서 징계를 받았지만 지금 다시 공무원의 꽃이라는 1급으로 승진해 주택본부장을 맡고 집값을 잡겠다고 하고 있다. 그는 그 당시 노무현정권의 ‘강남 잡기’에 나선 공로로 훈장까지 받았다. 그러나 징계받은 공무원의 경우 훈장 서훈을 취소하게 되어 있으나 취소되지도 않고 국가유공자 대우를 받으면서 집값을 잡기는 커녕 집값 폭등 부서의 수장이다.
무능공무원 퇴출 움직임은 경남, 전남과 광주시, 경기도 의왕시 등도 확대되고 있다. 현 정부들어 공무원 수는 4만8499명 늘어 95만4590명이 됐다. 한번 공무원이 되면 금고이상의 형을 받거나 파면되지 않는 한, 공무원직에서 쫓겨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요즘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100대1이 넘고 있으며 ‘사오정’(45세 정년)시대에 정년 걱정 없이 편안히 월급 받을 수 있는 직업으론 공무원이 제일이라는 생각이 퍼졌다. 특히 일부공무원들은 하지도 않은 시간외 근무를 한것처럼 매일같이 서무를 시켜 도장을 찍어 왔던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기도 했었다. ■ 참여정부, 국민뒤로한채 ‘거대공룡화’ 공무원은 중징계를 받으면 보직을 받지 못해 수행 업무가 없는 대기발령을 받는다. 특히 현행 공무원 임용령상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2개월까지만 대기발령을 낼 수 있는데도 대다수 대기발령자들의 대기발령 기간이 2개월을 넘고, 보직을 받지 못해 수행 업무가 없는데도 급여는 그대로 지급받고 있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법적으로 정년을 보장하는 공무원 사회의 경직된 인사구조 타파와 함께 장기적·효율적인 인사계획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 부처 대기발령제가 대부분 관련 법 규정을 위반한 채 운영되고 대기발령자들에 대한 급여 지급 또한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도 정면 배치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대기발령자가 대량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행자부는 지난 2005년 정부기관 중 처음으로 팀제를 도입하면서 어느 팀에도 배속되지 못한 중견 간부급 6명을 한꺼번에 대기발령 조치했고, 이후 각 부처에서도 이와 유사한 팀제와 성과급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각종 위원회 등 한시적인 기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해당기관 파견 공무원도 급증하고 있어 이들이 모두 돌아올 경우 심각한 인사적체도 예상된다. 1999년 467명이었던 파견 공무원 수는 올해 초 837명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파견 공무원은 해당 부처 정원에서 제외되며 부처는 직원 파견 이후 신규 직원을 채용하거나 내부 승진으로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 이는 곧 파견 공무원들이 원 부처로 돌아갈 때 정원을 초과하게 돼 항상 일정 인원은 조직 밖을 떠돌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올 들어 정부조직 정원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서민의 편을 표방하면서 참여정부의 슬로건을 걸고 출발한 노무현정부가 복수차관을 신설하는 등 갈수록 정부조직을 비대화해 역대정부의 최대 공룡조직으로 변신했다. 특히 총리실과 교육인적자원부는 행정구역 개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시·군·구들 기초단체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가며 정부청사규모의 신청사를 건설하고 있는데도 중앙정부차원에서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어 중앙정부가 예산낭비를 눈감아 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관련, 시민단체 및 학계에서는 지자제 실시로 행정자치부의 업무가 줄어들어 행자부를 국무총리실 외청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시민은 이와 관련, 정부가 과연 혁신 혁신 외쳐놓고 국민의 신뢰를 얼마나 받고 있는가 알기나 한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 국민혈세 축내며 공무원조직은 철밥통 또 다른 한 시민은 납세자들은 쪼들릴 대로 쪼들리는데 늘어난 공무원들에게 봉급을 줘야하느냐며 신분보장을 받는 철밥통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공무원수의 빠른 증가세는 정부부문의 비대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지표로 꼽힌다. 지난 98년 17부2처16청이었던 정부조직은 현재18부4처17청으로 확대됐다. 중앙공무원수도 4만8,499명이나 늘어나 전체 공무원이 93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교육인적자원부 공무원은 참여정부 4년간 무려 3만6천여명이나 증원, 정부 부처 가운데 공무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외환위기 이후 민간기업은 구조조정 등으로 직원수를 줄이는 고통을 감내해왔지만, 공무원은 ‘구조조정 무풍지대’에 서있는 셈이다. 역대정부별 전체 공무원은 ▲ 5공화국(88년 2월말) 69만9,195명 ▲ 6공화국(93년 2월말) 87만6,072명(17만6,877명 증가, 25.30%) ▲ 문민정부(98년 2월말) 91만9,404명(4만3,332명 증가, 4.95%) ▲ 국민의 정부(2003년 2월말) 88만5,164명(3만4,040명 감소, -3.70%) 등이었다. 이에 따라 전체 공무원의 증가수와 증가비율의 경우 6공화국이 17만6,877명, 25.30%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국민의 정부 때에는 국제통화기금(IMF) 환란사태로 전체 공무원이 무려 3만4,040명이나 줄었으나 국가공무원 가운데 교육공무원(교원)은 오히려 1만4천여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참여정부는 6공화국에 이어 증가율이 두번째로 높게 나타났으나 국민의 정부 당시 감원된 인원을 약간 넘는 수준에서 증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 편법운영 대기발령은 국고낭비 지방공무원을 제외한 국가공무원수는 ▲ 5공화국 47만7,146명 ▲ 6공화국 56만5,115명(8만7,969명 증가, 18.44%) ▲ 문민정부 56만1,952명(3,163명 감소, -0.56%) ▲ 국민의 정부 57만6,223명(1만4,271명 증가, 2.54%) ▲ 참여정부 59만169명(1만3,946명 증가, 2.42%) 등이었다. 국가 공무원 역시 6공화국 때 역대 정부 가운데 최고 수준인 8만7,969명(18.44%)이 증가했다. 참여정부의 각 부처별 공무원 증가는 교육인적자원부가 3만6,38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경찰청 3,869명, 정보통신부 2,891명, 법무부 1,895명, 해양경찰청 1,674명 등의 순이었다. 참여정부 들어 공무원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부처는 중앙인사위로, 330명이 늘어나면서 증가율이 397.6%에 달했다. 이어 증가율은 국민고충위 190.1%(173명), 청소년보호위 182.6%(84명), 국무조정실 77.2%(122명), 식품의약청 68.8%(562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국민들은 막말로 대기발령자는 조직에 없어도 되는 인력이라며 정년을 보장하고 있어 구조조정도 못하고 편법으로 운용되는 ‘인공위성’ 공무원은 그만큼 정부 부처에 효율적인 인사계획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시민은 공무원 정원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데 이동하면서 공백이 생기는 것을 직제개편할 때 정리되지 못한 것을 그대로 안고 가는 것은 문제라며 대기발령 등 여유 인력을 두는 것은 법규를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편법적으로 운영되는 것이고 국고가 낭비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기발령이란 공무원임용령 43조에 따르면 휴직자의 복직·파견된 공무원의 복귀 또는 파면·해임·면직된 공무원의 복귀시 해당 기관에 그에 해당하는 직급의 결원이 없을 경우 보직 없이 근무할 수 있다. 또 1년 이상의 위탁교육훈련 또는 국외훈련을 위한 파견근무준비를 위해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2월 이내에 보직 없이 근무할 수 있다. -홍기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