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생을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교육부가 대학에 가이드라인을 내려 보내고 이를 강요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각 대학의 특성과 장점에 맞는 학생들을 자율적으로 뽑아서 경쟁력 있는 인간으로 만들어 세상에 내놓겠다는 주장이 하등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 있으면 그렇게 하라~. 단, 대학들이 그렇게 나라 간섭 받기 싫고 맘껏 학생 뽑아 맘껏 제대로(가능할지 모르지만) 가르치고 싶으면, 정부 지원 받을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공평한 것 아닌가? 말 그대로 제 돈 들여 학교 세우고 순전히 사학 재단 차입금과 학생들의 등록금 수업료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나라에서 이래라 저래라 한다면 이건 내가 봐도 부당하다 이 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 중에서 이런 대학은 없다. 온갖 이름의 종합대학들 대부분 정부 지원금 받는다. 말이 사립대이지 준공립대학이나 마찬가지다. 사학재단 차입금이 10%대 미만인 대학도 수두룩하지 않은가? 우리 헌법에서 교육은 의무다. 세금 내는 국민에게 나라는 최소한 집하고 먹을 것 하고 교육은 제공해줘야 한다. 사회주의에서만이 아니라 자본주의 국가들 중에서 복지 제대로 하고 있는 나라들 거의 다는 공짜는 아니어도 교육은 공짜다. 대학까지. 형편 어려웠던 시절 그 놈의 교육열을 뒷받침 해줄 만큼 대학교 지어줄 수 없었으므로, 또 교육 사업에 대한 사회적 호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돈 있는 사람들의 학교 설립을 지원하는 방식을 택했고 대신 일정하게 정부가 학교에 간섭하는 통로를 만들어 놨다. 물론 독재 시절에는 정치적 이유에 의한 간섭의 필요도 있었음은 물론이다. 어찌됐던 그리 해서 정부로부터 온갖 지원 특혜 다 받고 아이들한테 수업료·등록금 다 챙기고 해마다 물가상승률의 두 배가 넘게 올려 받으면서 교육부더러 학생 선발에 관여하지 말라고? 한국의 사립학교들도 마찬가지지만 차치하고 특히 서울대가 그러는 것은 정말 웃기는 짓이다. 서울대를 비롯해 전국의 국립대는 국립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나라에서 주는 돈과 학생들이 내는 수업료로 운영되는 학교다. 즉, 그 대학의 건물 짓고 학교 운영하는데 쓰는 돈 전액과 교수들의 월급이 모두 국민들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도 정부더러 학생 선발에 관여하지 말라는 둥, 오랫동안 교육 제도의 기본이 되어 온 3불정책을 반대한다는 둥 하는 것은 공무원들이 제 고유업무가 맘에 안든다고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이 절이 맘에 안들면 떠나면 그만이다. 서울대가 나랏말 듣기 싫으면 국립대 그만 하면 된다. 나라 교육정책 따르지 않는 국립대는 국립대 지위 박탈해야 이치에 맞다. 간섭은 싫은데 국립대 간판은 갖고 싶다고? 그리고 사립대도 교육 정책 따르기 싫으면 이 차제에 나랏돈 거부해라. 나라 지원금 끊고 제대로 사립학교답게 사학 재단에서 내는 돈과 수혜자 부담원칙에 따라 아이들이 낸 돈으로 학교 운영해봐라. 이럴 때 지들 학교 학생을 돈 많이 내는 순으로 뽑든 성적순으로 뽑든 그건 알아서 할 바가 되겠지만 중등학교에서 학생 어찌 뽑을 지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분수 모르는 짓이다. 월권이다. 또 학생 자율로 뽑겠다면서 우수 학생 골라내는 최소한의 수고도 하기 싫다는 게으르고 이기적이기 짝이 없는 수작이다. 중고등학교가 모두 성적순으로 서열화 되면 특정 고등학교에서만 학생 공급받으면 될 테니까. 고교평준화가 시행된 것이 1974년이다. 경기고니 서울고니 전주고니 경남고니 광주일고니 경북고니 하는 소위 고교평준화 이전 지역 명문으로 통하던 고등학교 나온 사람들은 뺑뺑이(고교평준화. 예전에는 로또 같은 기계에 도토리인가 공인가를 넣고 수동으로 돌려 학생들의 학교를 배정했다 해서 유래한 은어)로 그 학교 입학한 사람들을 후배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들이 후배를 갖지 못한지 33년이 흘렀다. 평생 학벌과 학연에 젖어 살아온 쉰살 이상 한국 지배 엘리트 상층부들의 네트워크가 학연 학벌 의식 골수에 박힌 자식들을 충원 받지 못한지 한 세대가 흘렀다는 뜻이다. 3불 정책 반대는 더 늦기 전에 늦둥이 자식 보고 싶어 아무한테나 바지 벗고 달려드는 안달난 늙은 기득권층의 추하디 추한 몸부림이다. -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