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제주도에서 한·일외무장관 회담이 개최되는 가운데, 아베 신조 총리의 일본군 위안부 강제성 부인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시모무라 하쿠분 일본 관방부 부장관이 일본군 위안부 대해 ‘일부 부모들이 딸을 팔았던 것으로 본다’고 발언해 국내 여론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일관계에 정통한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 발언은 한마디로 좀 가련하다고 할까요”라며 “화를 자초하는 발언을 계속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당국자는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참 절제된 대응을 하고 있는데 이는 국제적으로 좋은 평가를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우리 외교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의 각 정치 지도자들이 우리 국민들을 자극하고 한일관계에 바람직하지 못한 언사들이 이어진 데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번 한·일 외무장관회담에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우리 국민들의 감정을 정확히 전달하고 일본의 신중한 대응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방송기자 클럽 토론회에서도 송 장관은 “(위안부에)강제성이 있었으면 있었지 무슨 광의가 있고 협의가 있냐”며 고노담화를 흐리게 하는 발언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 바 있다. ■ 역사를 가리는 것이 ‘아름다운 나라’ 추구하는 일본인가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외교루트를 통해서 직접적으로 국민을 모욕하는 이런 망언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아름다운 나라’를 만드려는 것이 이처럼 역사적 사실을 가리는 것이냐며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제21대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시 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아름다운 나라, 일본. 이제 새로운 나라를 만들 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선정한 바 있다. 한편, 미국 NGO 관계자들도 ‘일본 지도자들이 입만 열었다 하면 일본을 위해 아주 좋지 않는 얘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 국무부도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은 범죄의 중대성을 인정하고, 솔직하고 책임있는 태도로 대처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이례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워싱턴 포스트도 최근 사설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부인한 것은 민주국가 지도자로서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일본 지도자들을 맹비난했다. 미국내에서는 몇 명 되지도 않는 북한 납치자 문제를 일본이 지속적으로 이슈화함에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하는 행태를 두고 이중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어 워싱턴 주재 일본 대사관은 워싱턴 포스트의 논설실장과의 통화에서 이번 사설은 잘못된 견해에 근거해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일본 대사관 측은 93년 고도담화를 계승하는 일본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내에서 흘러나오는 정반대의 발언들이 향후 한일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