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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FTA 사기극

21세기 최악의 불평등 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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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호 ⁄ 2007.07.03 10:44:26

지난 2일 타결된 한미FTA 협상에서는 ‘한반도역외가공지역위원회’를 설치해 개성공단뿐 아니라 북한 전역의 남북경협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 협약에는 조건이 붙는다. ‘한반도 비핵화 진전 등 일정 요건 하’라는 조건이다. 이 요건에 대해 이런 저런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이지만 이 한 가지만 제대로 진행되더라도 그야말로 ‘대박 나는’ 장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미국에서 제시한 조건 중 명시된 것은 ‘비핵화 진전’이다. 이는 6자회담과 직결된다. 상황은 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 하나는 ‘잘 진행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비핵화 문제를 넘어 북·미수교, 평화협정 체결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미국이 생트집을 잡지 않는 한, 북 전역에서 남북경협으로 생산되는 전 제품은 남측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된다. 북은 남측의 FTA 이득을 그대로 떠안게 되는 셈이다. ■완전한 사기 협상 하지만 북은 미국과 FTA 협상을 체결하지 않았다. 뭔 소린가? 향후 북한은 FTA를 체결하지 않고도 FTA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말이다. 북한은 미국에 남한이 채택한 FTA 수준에서 자유롭게 수출을 할 수 있지만 수입은 자신의 구미에 맞게 선택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한·미 FTA에 이어 중국과 일본·유럽연합 등 꾸준히 FTA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선례가 계속 적용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북한에서 생산되는 물품은 전 세계 어느 곳이든 낮은 관세, 혹은 비관세로 수출이 가능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수입 압력은 받지 않는다. 일방 무역이다. 세계에서 유일한 자유무역을 하는 ‘자유무역 안전지대’가 된다. 이렇게 된 이후의 일을 상상해 보자. 서비스업을 제외한 모든 제조업은 북으로 이사 가도 된다. 세계에서 가장 싼 축에 속하는 인건비, 유일한 단일민족이기에 언어 소통 문제도 없다. 안전지대에서 세계로 수출하면서 이득만 챙기면 되는 것이다. 마샬플랜보다도 더 확실한, 21세기 자유무역시대에 걸맞지 않는 세계에서 유일한 특혜를 누리는 지역이 되는 것이다. 북은 세계에서 유일한 일방자유무역지대, 유일한 생산기지가 되는 것이다. 남측에 이익이 없을까? 그렇지 않다. 현재 상황의 개성공단의 이익만 따져도 상당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개성공단의 제약 조건은 두 가지. ‘made in korea’란 생산지명이 붙는 것과 전략물자로 규정된 것을 못 만들게 하는 ‘바세나르 체제’다. 이 두 가지가 한꺼번에 풀린다. 비핵화 성공과 동시에 한미FTA의 성과로 개성공단 제품은 ‘made in korea’로 미국 시장에 수출되고, 북·미 수교, 혹은 북·미 평화협정으로 바세나르체제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된다. 이 상황만으로도 개성에 진출한 기업들은 성공의 문이 열린다. 이것뿐일까? 그렇지 않다. 북에서 생산하는 물품이 세계에 무관세로 수출되려면 한국 기업 즉, 남과 북이 협력한 생산품이어야 하며, 그 물품들은 남측을 통해서 세계로 나간다. 다시 말해 남북의 공동 혜택이 되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이번 협상은 21세기에 있을 수 없는 특이한 ‘불평등 협상’이 되는 것이다. 이런 협의 사안. 즉 이번 한미FTA 협상에서 ‘한반도 역외가공위원회’를 통해 북측 생산물품에 한국산 인정을 하는 것에 대해 미국과 북한의 반응은 어떨까? 노 대통령의 ‘쇼 타임’, 협의는 끝났고, 난감한 미국, 미소 짓는 북한 먼저 미국 쪽 반응을 보자. 미국 공화당의 에드 로이스 공화당 의원은 이 결과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며 “미국이 장차 북한 내 개성공단 생산제품들에 대해 특혜대우를 할 것이라는 보도들에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 미 무역대표부의 해명을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 무역대표부는 작년 2월 한미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줄곧 ‘개성공단은 한미FTA의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최근 3월에 진행된 8차 협상까지도 미국은 이 원칙을 고수했다. 이것은 ‘입장’이 아니라 확실한 ‘원칙’이었던 것이다. ■자, 그러면 이런 미국의 ‘원칙’이 어떻게 깨지게 됐을까?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이는 노무현 대통령의 작품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던 3월 30일 김현종 본부장을 불러 ‘쌀을 지킬 것과 개성공단을 따내라’는 지침을 내렸다. 한겨레는 노무현 대통령이 28일 카타르에서 부시 대통령과 통화하는 과정에서도 이 문제를 언급했다고 예측하고 있다. 김현종 본부장은 이런 수정된 사안을 미국 측에 던져 놓고 ‘자러 갈 테니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협상을 진행한 것이다. 어쨌건 한미FTA 최종 협상에서 개성공단안이 인정됐고, 미국 공화당의 한 의원이 ‘이 인정할 수 없는 사태’에 대해 성명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반응은 어떨까? 북한은 지금까지 줄곧 한미FTA 협상에 대해 ‘오만과 굴종으로 얼룩진 협상’이라는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해 왔다. 남측의 시민 사회단체 등의 반대운동을 부추기기도 했다. 3월 28일까지의 평양방송에서도 이 같은 입장은 계속 유지된다.

하지만 협상 타결 이후, 북은 아직 남한의 FTA 타결에 대해 이렇다 할 공식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측의 반응이 처음 나온 곳은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를 통해서다. 북의 라상진 개성공단 주재원협의회장은 2일, 한미FTA타결 직후에 “그동안 절박한 상황이었는데 이제 숨통이 트일 것 같다”며 “앞으로 후속협의가 신속히 이루어져 이른 시일 내에 한국산으로 인정받기를 기대한다”고 협상 결과를 반겼다. 보도자료에서는 또 “북측 관계자들도 ‘이번 협의를 계기로 개성공업지구 사업이 더욱 속도를 내어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하고 있다. 북의 의사 발표 시스템을 볼 때,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북측도 이번 협의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2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FTA 반대해주신 분들에게도 협상에 도움이 됐다”며 “감사한다”라는 뜻을 전했다. 북쪽에 전하는 메시지도 포함된 것이 아닐까? 어찌됐건 북측(남측 이익도 포함)으로 봐서는 앉아서 21세기에 진행될 수 없는 협상을 성공한 셈이다. 이로써 미국은 나프타 이후 최대의 경제 협상이라는 한미무역협정에서 자신들의 ‘원칙’을 포기하면서까지 불평등 협상에 서명했다. 이쯤 되면 노무현 대통령의 사기극이라고 해도 맞지 않을까? -박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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