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 대선예비후보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간 세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양상이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한나라당 홈페이지의 국회발언대에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를 선전하거나 혹은 상대편 후보측에 대한 비방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특히, ‘경선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홈페이지는 경선방식에 대한 논란의 장으로 둔갑한 듯한 인상마저 준다. 두 대선후보 간 경선 방식에 대한 첨예한 대립이 한나라당 홈페이지에서는 더 구체적이고, 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한나라당 홈페이지 국회의원발언대에는 170여개의 글이 실렸다. 이중 30개의 글이 대선후보와 공약, 경선 등에 특정 후보를 위한 글이다. 한나라당내 분열을 우려하거나 또는 후보간 검증 공방의 자제, 경선을 둘러싼 지나친 갈등에 대한 우려를 표한 글까지 합친다면 50개에 이른다. 지난 1월만 하더라도 경선과 관련된 후보진영 간 공방은 치열하지 않았고, 또한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도 대선후보에 대한 글은 총 47개중 4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2월들어 ‘검증공방’이 격해 지면서 양측의 날선 대립이 시작됐고, 더불어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도 ‘검증이 필요하다’와 ‘후보 간 검증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번갈아 올라왔다. 2월에는 45개의 글 중 12개의 글이 ‘검증’과 관련된 대립되는 주장이 펼쳐졌다. 이외에도 이러한 분위기를 우려하는 자성의 목소리, 또는 지도부의 강력한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 바람직한 경선을 위한 글 등 ‘세 다툼’이 가장 치열했다. 3월에 이르러서도 이러한 후보진영간 논쟁은 계속된다. 특히, 경선룰에 대한 양 후보측간 팽팽한 주장이 맞서며,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는 경선에 대해 ‘어느 것이 옳다’ 또는 ‘상대측의 주장은 잘못됐다’는 내용의 글이 주를 이룬다. 3월에 실린 62개의 국회의원의 글 중에 12개의 글이 경선방식에 대한 주장 또는 대선후보의 공약에 대한 선전이다. 이외에 손학규 탈당에 관련된 글, 개헌과 관련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의 글, 한나라당의 정체성에 대한 논쟁 등도 다수 차지하고 있다. 이혜훈 의원이 3월10일 토론회를 소개하며, ‘박근혜와 대처’라는 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적도 없고 CEO 실무경험도 없었던 대처가, 캠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의 수많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과 세계적인 영국기업의 CEO들도 고치지 못했던 영국경제의 중병을 고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규명해 보고자 한다”며 “‘경제살리기에는 실무경험이 필요한가 아니면 경제지도자가 필요한가’ 하는 최근의 논란에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이 전 시장의 ‘경제대통령’의 이미지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다음 26일에는 이명박 전 시장측근인 박형준 의원이 이 전 시장의 ‘747공약’에 대해 ‘왜 747인가’라는 글에서 이 전 시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 박 의원은 이 전 시장이 내걸은 7%경제성장이 “불가능에 가까운 힘든 목표”라며 “하지만 누가 하는가에 따라 불가능이 될 수도 있고, 새로운 신화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식과 경험, 성과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온 리더만이 감히 대한민국 747을 말할 수 있다”며 “수십만 수백만 명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본 CEO형 지도자만이 대한민국 747을 현실로 만들 수 있지,아무나 할 수는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홈페이지는 이명박-박근혜 2파전을 옮겨 놓은 꼴? 경선과 관련되어 양측의 논쟁 이외에 지지후보에 대한 공식입장을 발표한 이계진 의원의 글이나 역시 이 의원이 상대후보의 진영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 등 이색적인 글도 눈에 띈다. 이 의원은 3월20일 “새로운 정치실험을 하는 마음으로 지지하는 후보를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겠다”며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경선은 축제여야 한다’는 대전제 하에서 생산적 흥행 구도가 필요하다”며 “대선 후보들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 것들을 비교해 본 후, 지지후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 후 3월30일 이 의원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진영에 계신 분들께 경의를’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박근혜 전 대표 공개 지지’에 대한 발언 후에 많은 덧 글 가운데 ‘악플’은 발견할 수 없었다”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진영의 호의와 아량은 나의 예상과 우려를 부끄럽게 만들었으나 오히려 기분이 좋았고 그래서 여러분에게 경의의 말씀을 드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3월에는 검증과 경선 논란이 더욱 거세지면서, 홈페이지에 오르는 글도 더욱 노골적·공격적으로 변했다. 3월2일 이혜훈 의원이 ‘검증 공방 관전법’이라는 글에서 “예선에서의 검증이 부실하면 본선 통과자체가 어렵겠지만, 백보양보해서 본선을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향후 5년간의 국정운영 난맥상은 명약관화하다”며 (이 전 시장측에 대한) 검증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검증이 건강한 탄생을 위한 산고라면, 당장은 고통스럽더라도 묵묵히 감내하며 견뎌 내야 한다”며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제기된 의혹의 진실여부이므로 진실규명이 최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곧바로 진수희 의원은 ‘여론조사 관전법’이라는 글로 맞섰다. 진 의원은 “전당대회 이후 지난 8개월간 한나라당의 당심은 민심에 따라 꾸준히 변화해왔음이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며 당심이 (이 전 시장을 지지하는) 민심에 수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정권교체를 누구보다 간절히 원하는 한나라당 사람들은 후보선택의 기준을 철저히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 즉 “민심의 지지가 높은 후보”에 둘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나라당 대의원 지지도가 일반국민의 지지도에 수렴되는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이 전 시장의 승리를 전망했다. 경선과 관련해 이성권 의원이 3월11일 이 전 시장측 주장인 ‘대선 후보를 조기에 선출해야 하는 6가지 이유’를 홈페이지에 올리자, 박 전 대표측의 한선교 대변인은 이틀뒤인 13일 “원칙대로 원안대로 가야한다”며 “경선 시기는 6월, 방법은 4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상의 조건 이외의 어떠한 절충안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유불리에 따라 경선방식을 바꾸어서는 안된다”고 이 전 시장측을 비난했다. ■상대후보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또는 무조건적인 지지 자제해야 4월에는 이명박 전 시장측근인 이성권 의원이 ‘제대로’ 검증하자며, 이 전 시장에 대한 네거티브를 경계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 캠프를 향해 “2007년 한나라당 일각에는 음습한 뒷골목에서나 어울릴법한 ‘한 방이면 날아간다’는 말이 유령처럼 맴돌고 있다”며 “지금의 환경에서 주장하는 ‘검증’은 상대 약점잡기, 깎아내리기의 다른 이름일 뿐이며, ‘검증’이라는 세련된 이름으로 옷을 갈아입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후보 검증은 제대로 해야 하지만 그 검증은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안이어야 한다”며 “가장 강한 본선 경쟁력을 가진 ‘대통령 감’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지 검증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공성진 의원은 3일 홈페이지에 한라나당내 불거진 경선중립 논란에 대해 “정치에 있어 중립이란 존재할 수 없다”며 “정치인은 매 순간마다 자신의 신념과 철학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선 중립은 국가적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한미 FTA문제와 같은 민감한 현안 문제에 있어 정치인으로서의 판단 없이 결정 되는대로 따르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정치지도자라 한다면 국가적 이익을 고려하여 소신을 갖고 찬성과 반대를 분명히 하여 국민적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경선 중립 자체가 당원과 국민의 요구는 아니다”라며 “후보에 대한 호불호를 터부시하고 이를 인위적으로 막는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거니와 정치현실을 도외시한 탁상공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도부는 현실을 고려치 않은 기계적인 중립만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경선이 끝난 후의 후유증 대책과 화합책 마련에 골몰해야 한다”며 “경선중립을 통해 경선후유증을 최소화하겠다는 소극적이고 안이한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경선 중립 자체가 당원과 국민의 요구는 아니다”라며 “후보에 대한 호불호를 터부시하고 이를 인위적으로 막는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거니와 정치현실을 도외시한 탁상공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도부는 현실을 고려치 않은 기계적인 중립만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경선이 끝난 후의 후유증 대책과 화합책 마련에 골몰해야 한다”며 “경선중립을 통해 경선후유증을 최소화하겠다는 소극적이고 안이한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선합의가 이뤄지는 순간까지도 경선룰에 대한 양측의 공방은 홈페이지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선합의가 되어도 경선을 치르는 순간까지 양 측의 날선 대립은 지속될 것이며, 경선 후에도 그 진통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양 후보진영은 당 홈페이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권리는 있지만, 정도(正道)를 지키지 않는다면, 원색적인 비난 글만이 무성해질 것이다. 또한 그렇게 될 경우, 한나라당 홈페이지는 양측의 싸움장으로서의 역할만 할 것이며, 결국 국민들에게 외면받는 결과를 가져올 것임이 자명하다. -김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