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을 더 내거나 기타 비용을 줄여 적자를 보전하는 것보다 당장 무임 혜택을 줄이는게 손쉬운 방법이긴 하겠죠. 국민연금도 고갈될 지경이라는데 지하철도 타기 힘들어진다니......이래 저래 늙으면 서러워질 수 밖에 없는 세상이 되겠군” 65세 이상 노인, 독립유공자에 대한 우대권 발급으로 운임수입이 감소하고 있다며 노인·장애인 등에 대한 무임승차를 없앨 움직임이다. 지하철 무임 운송으로 인한 지방자치단체의 부채가 지난해 2600억원에 달하는 등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자 급기야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건설교통부는 노인·장애인 등의 지하철 무임 승차에 따른 손실액이 한계점에 달했다고 판단하고 최근 ‘도시철도 무임운송제도 개선팀’을 발족했다. 그러나 서울메트로는 매년 이런 엄살 속에서도 여전히 업무와 무관한 직원 가족들을 위한 무임승차권을 발급하는데 매년 10억여원을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적자 속에도 ‘우리는 편히 살자’ 감사원의 주의조치까지 어겨가면서 자기 식구 챙기기에 급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998년 서울메트로(당시 서울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에 대한 감사에서 가족권 발급이 부적절하다는 권고를 했으며 이 같은 관행이 개선되지 않자 2000년 8월 다시 두 공사에 주의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메트로(1~4호선)가 지난해 정기국회 국정감사의 국감자료에서 나타났다. 서울메트로 직원들의 업무 수행을 위한 직원권 외에 직원가족용 무임승차권(가족권)이 지난 2002년 11만9000매, 2003년 11만8000매, 2004년 11만7000매, 2005년 11만6000매를 지급했다. 이에 따른 환산금액은 2002년 12억5500만원, 2003년 14억3500만원, 2004년 16억4700만원, 2005년 18억4500만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직원권 환산금액과 비교할 때 절반에 가까운 수치이다. 일반인이 무임 승차시에는 100배의 요금을 받고 있다. ■요금 인상으로 가족 적자분 메우기 이처럼 매년 10억여원을 가족용 공짜표에 쏟아붓고 있는 서울메트로가 “노인·국가유공자·장애인·5·18민주유공자 등의 지하철 무임승차요금으로 인한 재정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보조금 지급과 요금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상당히 모순된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메트로는 지난해 7월말 발표한 상반기 운영실적 분석결과를 통해, “일평균 수송인원은 전년 동기에 비해 0.6% 소폭 증가했음에도 운수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일평균 19억9,400만원으로 집계됐다”며, 그 원인으로 우대권 이용증가를 들었다. 당시 서울메트로는 “운수수입의 감소는 노인인구의 증가로 인한 우대권 이용자의 증가(전년 동기 대비 7.7%, 일평균 2만4000명)와 환승인원(버스↔지하철) 증가(전년 동기 대비 30.2%, 일평균 16만3000명) 등이 주원인으로 분석됐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최근 개최된 서울시의회 제153차 임시회 업무보고에서 “수송 원가와 안전 투자비를 감안하면 적정 요금이 1237원에 이르지만, 물가 인상을 고려해 2년마다 100원씩만 인상하게 돼 있는 서울시 정책에 따라, 올 하반기쯤 기본요금을 100원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정부가 제도 개선팀까지 만든 이유는 노인·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지하철 운영기관이 무료로 태워주고 있으나 손실액에 대한 적절한 보전이 없는데다, 손실액 보전 주체 및 예산 확보를 놓고 관계 부처 및 지자체 간에 갈등이 심하기 때문이다. 현재 노인복지법 등 관련 법률은 만 65세 이상 노인, 1급 유공자, 1~3급 장애인의 경우 지하철을 무료로 타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