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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노후소득보장’ 기본에 충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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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3호 ⁄ 2007.07.03 10:40:24

국민연금 개혁을 둘러싼 논란이 3년 이상 계속되고 있다. 최근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현행 보험료율 9%·급여수준 60%를 각각 12.9%와 50%로 변경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국회에 내놓았지만 부결됐다. 민주노동당-한나라당-가입자단체 공조안이 극적으로 성사되면서 ‘기초연금제를 토대로 하면서 재정안정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연금개혁이 성사될 수 있다’는 기대도 무산됐다. 국민연금 개혁이 또 다시 안개 속 국면을 맞은 것이다. ■ 더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 문제없나 우선 ‘더 내고 덜 받자’는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 방향대로 국민연금의 급여수준을 낮추게 되면, 노후소득보장이라는 국민연금의 본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비판이 있다. 실제 21.7년을 평균가입기간으로 잡을 경우 평균적인 소득자의 연금액은 최저생계비에 미달되는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태수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교수는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발제문을 통해 “보험료율의 인상은 세대간 공평성 확보라는 차원에서 타당하다”면서도 “급여수준을 50%로 낮추는 것은 두 가지 면에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이 교수는 “재정 고갈시점을 2040년대 후반에서 2060년 초반으로 연장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노후소득보장이라는 목적은 상당히 훼손된다”고 평가했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 정부는 전체 노인의 60%에게 월 8만 9천원을 지급하는 기초노령연금제도를 통해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려 하고 있다. 실제 지난 2일 기초노령연금법이 국회를 통과해 65세 이상 노인들은 국민연금 가입여부와 상관없이 소득이 하위 60%(300만명)면 연금가입자 평균 월소득의 5%(8만9000원)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노후소득보장이라는 국민연금의 애초 목적과 중복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향후 연금액과 연금대상을 더 늘려 제대로 된 기초연금형태로 발전시켜 가난을 막는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인지 그냥 용돈 조금 나누어주는 방식인지 분명치 않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은 “월 8만 9천원만으로는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65세 이상 노인의 80%에 소득의 5%를 주되 2018년까지 액수를 10%까지 늘릴 것”을 주장하고 있다. ■ ‘기금고갈’ ‘후세대 불평등’보다 ‘사각지대 해소’에 집중해야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국민연금 개정안은 기금고갈과 후세대에 불평등한 구조를 개선하자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 방향으로는 국민연금의 가장 큰 문제점인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국민연금 가입자(1778만2024명) 중 납부예외자는 495만5970명에 달한다. 실직이나 사업 중단 등으로 연금보험료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사각지대 해소보다 국민연금 개혁의 근거로 ‘2040년대 후반 기금고갈’, ‘후세대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 더 자주 언급되는 실정이다. 이태수 교수는 “기금고갈이나 후세대에 불리한 점을 개혁하려는 것은 국민연금의 본래 목적인 노후빈곤 예방을 상실하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재정안정화와 연금부담의 세대간 불평등 때문에 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연금개혁의 주요 근거인 기금고갈론은 돈의 출입 균형을 맞추려는 ‘보험수리적’ 개념에 입각한 것일 뿐”이라며 “핵심은 기금고갈이 아니라 연금으로 지급되는 총금액(보험료+조세)을 한국경제가 부담할 수 있느냐 여부”라고 지적했다. 실제 연금발전위원회의 보고서(2003)에 따르면 보험료율과 급여수준을 9%와 60%에 고정시키더라도 2050년 국민연금 지급총량은 GDP의 7% 수준에 불과하다. 이 교수는 “이는 한국이 경제적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연금부담의 세대간 불평등에 대해선 “연금보험료에 한정하지 않고 가족 단위에서 이뤄지는 사적 노인부양비(부모에게 개인적으로 지급하는 생활비)를 합치면 현 세대의 노인부양 부담이 미래세대에 비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민연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 “정치권의 표대결이 재현되서는 안 된다”며 “국민 모두의 노후생활을 결정하는 연금개혁이 과반수를 겨우 넘기려는 정치공학적 게임의 산물이 되는 것은 매우 비극적인 상황이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정부와 정당 그리고 가입자단체 사이의 진지한 대화를 통해 실현가능한 최선의 방인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경화 한나라당 의원은 “현재 국가재정에서 허술한 관리로 낭비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 재원을 줄여나가는 것도 기금 조달에 도움이 될 것이다”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국민연금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 등 650만~700만 명이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면서 “국민연금 개혁은 소득의 10%를 2018년까지 지급하는 기초연금제도 도입이 우선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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