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LG카드가 신한금융그룹에 공식 계열 편입됐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에서 신한금융지주회사의 위상도 급속도로 커져 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LG카드가 신한금융지주에 편입되면서 여러 가지 잡음이 들리고 있는 상태. 이와관련 LG카드의 한 관계자는 “고용승계 불안 등 인수 과정에서의 불안 때문에 LG카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런데 신한의 LG카드 인수와 관련 일각에서는 “여신금융업을 장악하기 위한 라응찬 회장의 행보가 시작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 놔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본문] 국내 여신금융업계에서 라응찬 회장의 입지가 강화됐다. 혹자는 라 회장을 동 업계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에 비유할 정도. 이는 LG카드의 신한 계열편입으로 신한·LG카드를 양 손에 쥐고 카드업계 장악을 시도하고 있는 데 따른 것. 여신금융업협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카드업계는 LG카드(17.7%), 국민카드(16.4%), 삼성카드(13.0%)가 빅3를 형성하고 있는 상태. 그러나 신한카드의 경우 8.1% 정도로 중소형 업체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신한지주, 향 후 2년간 신한·LG카드 합병이 최대 이슈 그러나 LG카드를 가져가게 됨으로서 신한금융그룹은 35.8%로 카드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가져가게 됐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조흥은행을 중심으로 보험·카드·증권 등 제2 금융권을 포진시켰던 당초 사업구조를 바꿔 은행·보험·증권과 카드·은행·대부업(아웃소싱)을 묶어 수신금융과 여신금융으로 분리해 관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LG카드 이종호 대표이사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신한지주가 국내 금융산업 변화는 물론 금융그룹 간 생존경쟁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데 LG카드가 적극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카드업이 그룹 내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위상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사장은 전업카드사로서 LG카드의 장점과 은행계로서 신한카드의 노하우를 최대한 융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한지주는 2009년까지 양 사를 그대로 유지하되 이 기간 동안 공동경영위원회의 활동 결과를 바탕으로 2010년 경 대통합을 이룬다는 복안이다. 공동경영위원회에는 라응찬 회장과 LG·신한카드 사장 및 신한지주 경영진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신한금융, “주력 수익사업은 카드·대부업” 이와관련 신한그룹측 한 관계자는 “앞으로 신한은행은 지급결제기능 등 제1금융사로서 타 계열 금융사를 지원하고 안정화 시키는 쪽으로 가고 그룹의 수익사업은 카드·대부업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앞으로 리딩뱅크 경쟁 혹은 자본시장에서의 생존경쟁 등에서 한발 물러선 체 대출·카드·할부금융 쪽으로 접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신한지주는 LG·신한카드의 합병을 마치게 되면 카드업계 침공준비를 끝마친 셈이다. 또 본지 취재결과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대부업체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일본 아프로 금융과 견고한 제휴 관계를 맺어 논 상태. 아프로 금융은 최근 탤런트 김하늘의 “한달간 이자가 공~짜~”라는 광고로 많이 알려진 러쉬앤캐쉬를 말한다. ■ LG카드 노조와의 갈등은 급한 인수의 후유증 이를 위해 신한지주는 LG카드 인수를 급하게 추진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LG카드 노조는 인수 공식 종료 후에도 신한금융지주가 고용승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지난달 22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이달 초 파업을 결정했다. 이에 신한지주측은 즉각 협상을 벌여 이달 2일 계열편입에 따른 구조조정 금지와 LG카드 경영진과 맺었던 2006년 단체협약 계승 등을 결정한 후 파업을 막았다. 이를 두고 증권시장에서는 “신한지주가 LG카드 노조에 사실상 백기를 든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와관련 신한증권 객장에서 만난 개인투자자 A씨는 “지난 2일 노조와의 대타협은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사실 양측간 갈등의 이슈들은 인수전에 이미 다 집고 넘어가야 할 상황”이라며 “이를 보면 LG카드를 급하게 인수한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다. ■ 신한지주, 러쉬앤캐쉬의 후원자 자처 올해 초 신한금융지주는 일본계 아프로 금융그룹의 한국 상륙에 필요한 자금을 대규모 지원해 준 것이 금융감독원에 의해 밝혀졌다. 또 CF를 통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한달간 이자면제도 신한은행의 자금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주장도 제기돼고 있다. 금감원의 조사 결과 이 일본계 대부업체는 은행의 저리 자금을 이용해 연66%의 폭리를 취하는 한편,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소외된 서민들은 대부업체로 몰리면서 고리대와 불법추심에 고스란히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관련 신한은행 관계자는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과 달리 대출을 해준 사실은 전혀 없고 집금계좌 관리만 했을 뿐”이라며 “다만 영업대상이 대부업체여서 은행 이미지 관리상 취급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CNB뉴스 2007년 1월 30일자)
그러나 금융계 일각에서는 “개인대출 시 기존의 LTV(담보기준) 규제에 더해 DTI(월 소득기준) 규제를 함께 하기로 정해진 후 신한은행이 개인대출 희망자들을 러쉬앤캐쉬와 신한카드 등으로 돌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 “일본 대부업체의 국내상륙과 연관되지 말아야” 이와관련 금융권 일각에서는 “신한금융이 국내 여신금융업의 패권을 노리는 것 같다”며 “이는 고령화 및 자본시장 통합의 시대에 적극적인 자산운용 및 개인재무설계 등을 통한 이익창출이라는 선진국형 수익창출 구조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한금융그룹이 금융지주사들의 경쟁구도 속에서 사실상 블루오션으로 여겨지는 여신금융업에 진출하는 것은 경영상 묘책일 수 있다”며 “그러나 이를 위한 파트너로 러쉬앤캐쉬 등 일본계 대부업체들과 손을 잡을 경우 라 회장의 태생과 연관돼 (일본 대부업체들의 한국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자부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신한지주는 국내 금융자본을 일본으로 유출시키는 창구로서 인식될 수 있어 국민과 금융당국의 거센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박현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