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 경제문제 등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정책 전반에 대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 노 대통령을 비난하는 낙으로 살아온 동아일보가 소재가 다 떨어지는 난관(?)에 봉착했다. 동아일보는 그간 경제파탄·민생파탄, 대북 퍼주기, 부동산 대란 등을 비롯해 사회 전반의 굵은 이슈들에 대해 ‘대통령 때문’으로 규정해왔다. 하지만 최근 북핵문제의 긍정적 흐름, 부동산 안정, 한미FTA 등 경제성과들 때문에 이러한 ‘주장’이 국민들에게 더 이상 먹히지 않자 제대로 된 소재를 못 찾고 헤매고 있다. 최근 동아일보가 물고 늘어지는 소재는 딱 하나, ‘안희정 씨 사건’뿐이다. 노 대통령이 거짓말했다는 주장인데, 세계 그 어느 나라도 외교적인 목적을 위해 하는 ‘물밑 접촉’을 공개하거나 인정하지는 않는 분위기고, 이에 대해서는 사법기관에서도 ‘통치행위’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 통례이기 때문에 헛다리짚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다른 언론들도 이를 잘 받아주지 않는다. 게다가 물고 늘어져 봤자 ‘6자회담 타결과 동북아 안정’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생각 있는 보수 진영에서 이 문제를 볼 때는 대통령을 띄워줄 수 있는 제 발등 찍는 사안이기 때문에 ‘잘 해야 본전’인 이 싸움에 끼어들기를 꺼려한다. 하지만 할 일 없는 동아일보는 이를 부풀리고자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대표적인 예가 바로 4월 13일자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위원의 칼럼이다. 동아가 보도하고 동아가 부풀리고, 동아가 홍보한다. 흔히 말하는 ‘자가발전’이다. 자사 기사를 홍보하기 위해 초등학생 수준의 논리진행을 보여주는 이 칼럼 내용은 이렇다. (전략)…(원자바오 총리의)아내가 중국보석협회 부회장, 아들이 정보기술업체인 유니허브 총재, 딸은 그레이트월 컴퓨터사 전무, 사위는 60개가 넘는 자회사를 거느린 달리안샤이드 그룹 총재다. … 중국인들은 이런 공공연한 비밀을 알기 힘들다. …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이 터진 뒤 좀 풀렸던 언론탄압은 2년도 안 돼 더 심해졌다. (여기까지 중국의 언론자유 탄압이 주된 내용) …우리 대통령이 원하는 신문의 모습도 ‘베이징 모델’이 아닌가 싶다. 2005년 ‘국경없는기자회’는 신화통신에 관한 보고서에서 기사의 80%가 정부에 긍정적이라고 했다. … 노 대통령은 측근 안희정 씨에게 했던 대북접촉지시가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해야 되는 직무행위라고 했다. 지난달 주간동아 특종보도가 없었으면 그냥 묻혔을 비밀이다. 청와대도 거짓말로 국민을 속였다. … 대통령은 광화문에 빌딩가진 신문사가 행정수도 반대 여론을 주도한다고 비난했지만, 광화문 신문사가 결국 옳았음은 헌법재판소에서 입증된 바다. 언론자유와 정부투명성, 경제자유, 국가발전은 정비례한다. 프리덤하우스의 2006년 언론자유 1등인 핀란드(한국69등)가 국제투명성기구의 반부패지수도1등(한국42등), 경제자유지수 16등(한국36등)의 상위권에 1인당 국민총생산(GDP)도 11등(한구36등)인걸 보면 안다.…(후략) 논리는 이렇다. 중국 원자바오 총리의 친인척은 온갖 경제 알맹이를 독차지한다. → 중국 인민들은 이를 모른다. → 중국이 언론통제하는 후진성이 있기 때문이다. → 노무현 대통령도 안희정 씨에 대해 거짓말 했다. → 중국은 비밀이 있고 한국은 거짓말 한다. → 언론자유가 높아야 선진국이다. 언론자유 없이 민주와 성장 없다. 한국의 언론 자유가 없다는 말인가? 헌재에서 수도 이전이 관습헌법상 위헌이라 했으니 동아일보가 맞았고, 그러니까 대통령은 틀렸고 동아일보가 맞다는 말인가? 중국이 언론 후진국이니, 거짓말 한 대통령은 후진국이라는 논린가? 그런데 이 칼럼엔 중국만 비판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정부 비판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대통령을 비판한 것은 안희정 씨 사건에 대해 거짓말했다는 것 밖에 없다. 굳이 언론자유 1위인 핀란드의 각 수치와 한국의 수치를 비교해 놨을 뿐이다. 결국 한국이 언론자유도가 떨어지므로 각 지표의 점수도 떨어진다는 주장인 셈이다. 그것도 그렇게 독자들이 상상하라는 지시인 듯, 우리 언론자유도나 수치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하지 않는다. 비겁해도 한참이나 비겁하다. ■ 직접적으로 한국 정부를 비판하지 못하는 이유 논리 자체에도 오류가 있지만 비교 대상이 완전히 따로 논다. 중국 원자바오 총리의 친인척이 비리가 많다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가 어느 정도인지와 비교해봐야 하고, 중국의 언론자유도와 한국의 언론자유도를 비교해 봐야 한다.
하지만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위원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레임덕이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측근비리가 없는 도덕성에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가족들은 원자바오 총리의 가족처럼 경제계를 장악하고 있지 않다. 그런 대통령은 20대와 30대 초반의 친인척들까지 각 기업의 요지에 ‘임명’했던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나 있던 일이기 때문이다. 언론자유 역시 비판할 수 없다. ‘국경 없는 기자회’가 작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언론자유도는 아시아에서 1위, 세계에서 31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근처의 선진국 일본의 경우에도 세계 51위로 한국보다는 한참 뒤처지는 상황이다. 김순덕 논설위원의 주장같이 중국 보도의 80%가 통제받고 있지만 한국은 동아일보 같은 신문 같지 않은 신문이 사설에서 93%나 대통령에 반대하는 막말을 퍼부어도 반박만 할 뿐 제재하지 않는다. 즉, 제대로 된 논리체계라면 김순덕 논설위원이 중국의 문제점으로 지적한 원자바오 총리 친인척의 경제 장악 문제와 언론자유는 한국엔 전혀 없는 문제이고 오히려 국제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정부가 잘한다는 논리로 가는 것이 바른 방향인 셈이다. 다른 수치들도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의 반부패지수도가 40위권대로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세계 50위권에서 2005년 기준 40위권으로 올라서는 등 과거 정부에 비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것 역시 ‘저평가됐다’는 것이 한국반부패정책학회의 평가다.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지적하지 않은 한국의 정치자유도는 프리덤하우스의 발표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으며, 헤리티지재단의 경제자유지수 발표에서도 2005년 45위에서 2006년 36위로 10 계단이나 상승한 수치다. 또한 한국의 국민총생산(GDP)은 2007년 현재 세계 11위. 1인당 GDP로 분석해도 20위권 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위원의 제시한 수치로 비교해 보면(물론 김 동아 논설위원은 북한인권문제만 지적하는 미국의 프리덤하우스나 미국 신보수재단인 헤리티지재단의 보고서를 인용했지만) 한국이 그만큼 중국보도 여러 인프라에서 우위에 선 것을 보여준다. 그런 부분에 대해 차마 칭찬은 못 하겠는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위원의 칼럼에서는 억지로라도 정부를 비판하려 하는 나쁜 심보만이 남아 있다. ‘대북 비밀 접촉’이란 한 가지 사실로 한국 사회가 ‘투명성에 먹칠하고 진실을 감춘다’고 비난한다. ‘외교적인 물밑 소통’에 대해서는 세계 어느 정부도 공개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결국 이러한 억지 논리를 펴게 된 배경엔 ‘안희정 씨 사건 띄우기’가 존재한다. 말이 안 되는 사안을 이슈화하기 위해 억지로 끼워 맞추기 칼럼을 쓰다 보니, 억지 논리의 칼럼이 되는 것이다. 왕따 된 동아일보의 이런 몸부림을 보니 안쓰럽기까지 하다. 김순덕 씨는 이날 자신의 칼럼에서 “언론은 생업에 종사하느라 바쁜 국민을 대신해 나설 뿐”이라고 말한다. 정말 해 주고 싶은 말이다. ‘생업에 종사하느라 국민들이 바쁜 틈을 타 거짓말로 일관하며 한국을 병신으로 만들지 말고 제대로 전해라.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정부나 국민이 아니라 바로 당신들 같은 찌라시들’이라고 말이다. -박득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