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자들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자들의 이념차이는 어느정도나 될까? 가장 상징적으로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입장차이를 살펴보자. 인터넷 정치 연구회가 해당 대선주자들의 인터넷 팬클럽 회원들을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MB(이명박)연대의 34.2%만이 국보법 폐지를 반대했으나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84.1%나 국보법 폐지를 강하게 반대했다. 격차가 50%에나 이른다. 인터넷 정치연구회란 유석진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주축으로 한 10여명의 학자들이 인터넷에서의 정치적 영향력에 대해 연구하는 모임이다. <중앙일보>가 보도한 이번 설문조사에는 MB연대, 박사모를 비롯해 ‘정통들’(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김근태 친구들’의 회원 총 720명이 참여했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관련, MB연대 회원은 30.6%가 찬성하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박사모의 경우 4.4%만이 폐지를 찬성했다. 그러나 MB연대 회원들 가운데서도 ‘대체로’ 반대하는 의견까지 포함하면 총 57.3%로 절반이상이 국보법 폐지에 반대했다. 박사모 회원들은 대체적으로 반대하는 의견과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의견을 모두 합하면 폐지 반대의견이 94.1%에 해당한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문제에 대해서도 MB연대와 박사모 회원들의 의견차는 크다. MB연대 회원가운데 전작권 환수를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비중은 33.9%로 나타났다. 박사모 회원은 77.4%나 됐다. 그 격차는 43.5%로 국보법 폐지 격차인 50%에 상당한 수준이었다. 전작권 환수에 있어 대체적으로 반대하는 시각까지 포함하면 총 반대비율은 MB연대가 61,4% 박사모가 92.3%다. 즉 전작권 환수를 찬성하는 비율은 MB연대는 22.1% 박사모는 고작 4.8%에 불과했다. 반면,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인터넷 팬클럽인 ‘정통들’과 김근태 친구들의 성향은 한나라당 주자들과 뚜렷한 차이점을 보였다. 특히 정통들의 경우 국보법 폐지를 찬성하는 의견은 94%에 달해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의 94.1%가 국보법 폐지를 주장한 것과 대조를 이루었다. 김근태 친구들도 98.6%가 국보법 폐지를 찬성해 한나라당 대선주자들과의 큰 차이를 보였다. 더욱이 김근태 친구들 가운데 국보법 폐지를 반대하는 의견은 0%를 기록해 주목을 끌었다. 전작권 환수의 경우도 유사하다. 정통들의 경우 84.9%가 전작권 환수를 찬성했으며, 김근태 친구들의 찬성비율은 97.2%나 돼 더 많은 지지자들이 전작권 환수에 긍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또한 정통들과 김근태 친구들 가운데 국보법 폐지와 전작권 환수를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의견이 전무해 눈길을 모았다. 이번 조사에서 특이할 만한 점은 한·미 FTA체결에 반대하여 단식농성을 벌인 바 있는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지하는 팬클럽 가운데 한·미 FTA를 찬성하는 의견은 12.7%에 지나지 않았다. 김근태 친구들은 70%이상이 한·미 FTA를 반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MB연대, 박사모는 물론 정통들까지 한·미 FTA체결에는 60%가 넘는 지지도를 얻은 점에 비춰보면 상당히 대조적인 수치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강원택 숭실대·윤성이 경희대 교수와 이원태·송경재·장우영 박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