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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家 형제 ‘피도 눈물도 없어’

롯데그룹 종합여행사 진출…여동생‘롯데관광’ 전투태세 돌입
신준호 부회장 대선건설 세워 롯데건설 기공과 한판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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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5호 ⁄ 2007.07.03 10:13:19

고령인 신격호 롯데그룹회장의 건강상태가 안좋은 상태에서 롯데그룹가의 형제 간의 난이 다시 일고 있다. 큰형인 신 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신춘호(농심)-신준호 부회장(롯데햄·우유-대선주조)등의 롯데家 형제간 우애 경영에 균열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신 회장으로부터 경영인수 수업을 받고 있던 신동빈 부회장은 전격 관광업진출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신격호 회장의 막내동생이자 신동빈 부회장의 고모인 신정희 씨가 운영하는 롯데관광과의 피 터지는 영역싸움에 돌입했다. 특히 지난 번 신격호 회장은 동생인 신정희 씨가 운영중인 동화면세점과 별도로 롯데면세점을 개설해 오누이 간의 격한 감정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러한 싸움으로 롯데그룹은 국외여행 및 출장 등에 대해 롯데관광의 이용을 끊고 타업체를 이용했다. 신격호 회장의 매제인 김기병 씨가 롯데관광회장에 앉았으며 롯데라는 이름은 지난 1971년 롯데관광을 창업할 때 신 회장에게 요구해 이름과 마크를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롯데관광은 롯데라는 이름의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으며 롯데그룹측에서 롯데관광에 롯데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어왔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롯데관광에 대해 롯데브랜드를 회수할 움직임까지 벌였다. ■ 오빠·여동생 ‘여행업’놓고 또다시 격돌 김 회장은 최근 10여년간은 부침의 연속이었다. 애초 김 회장은 사업과는 무관한 정통 경제관료였다. 20 ~ 30대인 60년대와 70년대 초반에는 부총리 비서관, 상공부(현 산업자원부 전신) 상무과장, 기획지도국장 등을 거칠 정도로 촉망받는 관료였다. 그가 사업에 발을 디딘 것은 지난 70년대 중반 롯데관광 대표이사를 맡으면서였다. 아내인 신정희 여사가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여동생이었던 관계로 롯데그룹내 동업자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었다. 20여년간 롯데관광과 동화면세점 등을 맡으며 외연을 넓혀가던 그의 절정기는 지난 90년대 초반 경쟁사인 유진관광을 인수한 전후였다. 유진관광은 현재 서울 도심 광화문 한복판에 위치한 파이낸스빌딩 공사 주체로 당시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지만 건축관련 비리 등으로 공사 자체가 교착상태에 빠져 어려움을 겪었던 터였다. 김 회장은 이 틈새를 노려 관광업과 부동산 개발업의 접목으로 주목받았다. 또 김 회장은 광화문 맞은 편 옛 국제극장자리에 동화면세점 빌딩을 지어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는 오래가지 못 했다. 고도제한 문제 등으로 파이낸스빌딩 공사가 지연되고 입주예정이던 동화은행마저도 부도가 나면서 회사(유진관광)와 시공사(태흥건설)가 98년 연이어 쓰러졌다. IMF 외환위기도 치명타로 작용했다. 2년여 뒤 김 회장의 사업가 인생 최대의 역작이던 파이낸스 빌딩도 싱가포르 투자청에 매각됐다. 잘 나가던 경제관료 출신의 범 재벌가 사업가가 부도기업인 신세가 된 것이다. ■ 롯데그룹 ‘여행업진출 선언’ 롯데그룹 온라인 유통업체 롯데닷컴은 일본 여행사 JTB와 합작으로 롯데제이티비(주)를 설립해 여행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롯데닷컴과 JTB는 5월 합작회사를 설립해 7월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합작법인 롯데제이티비(주)의 자본금은 50억원으로 롯데닷컴과 JTB가 50%씩 투자하며 사토 류타로(佐藤 隆太郞·JTB)와 김진익(롯데닷컴)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롯데는 JTB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여행사업 기반을 확보했고, JTB는 롯데그룹의 관광·유통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국내 여행 산업이 주 5일제 근무, 국민소득 증가 등으로 연평균 10% 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롯데제이티비는 차별화된 여행서비스를 제공해 국내 최고의 여행 브랜드로 성장할 계획이다.

JTB는 1912년 출범했으며, 연 매출액이 1조3천억 엔 (2006년 연결재무제표기준)으로 현재 일본에서 가장 큰 규모의 여행사이다. 유럽과 미주, 아시아 등 전 세계 31개국에 80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 일본 대학생이‘가장 취업하고 싶은 회사’1위로 꼽히고 있다. 롯데는 현재 국내 주요 지역에 호텔 5곳, 면세점 7곳, 백화점 23개점, 마트(할인점) 53개의 점포가 있으며 온라인쇼핑몰과 TV홈쇼핑까지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는 롯데닷컴 여행사업부를 통해 연간 2백억 원 규모의 온라인 여행사업을 운영해오며 전문 여행사로서의 기반도 다져왔다. 이처럼 롯데가 가지고 있는 관광·유통 인프라와 JTB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결합한다면 롯데제이티비의 시너지효과는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롯데그룹은 밝혔다. 롯데제이티비는 JTB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 아웃바운드(국내인의 해외여행) 시장과 자유개별여행 부분에 주력해 오는 2011년까지 120만 명의 여행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부분에서는 롯데의 관광 인프라를 활용해 일본 관광객뿐만 아니라 JTB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과 미국 등지에서 방한하는 관광객 유치도 강화해 나간다. 앞으로 롯데제이티비는 온라인 쇼핑몰 롯데닷컴 뿐만 아니라 TV홈쇼핑을 통한 여행상품 판매도 계획 중이며 롯데호텔·롯데쇼핑과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제이티비 김진익 대표이사는 “최근 국내 여행수요의 수준이 크게 높아져 획일화된 패키지여행에서 벗어나 품격 있는 맞춤 여행을 선호하는 추세”라며“롯데의 관광인프라와 JTB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행자의 고객만족은 물론 한국 관광산업 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제과는 미국의 다국적 업체인 프리토레이사와 합작을 통해 스낵업체 강자인 농심의 영토에 도전 중이며 농심도 메가마트(유통업)·호텔농심 등을 통해 롯데의 아성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또 신준호 부회장은 대선주조(부산·경남지역 소주업체) 인수에 이어 이 지역 기반으로 대선건설을 설립, 소그룹화 할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동빈 부회장이 신격호 회장 후계구도를 굳건히 하며 의욕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숙부들과의 관계가 이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각 회사가 독자적 영역을 굳건히 한 만큼 당장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오뚝이’ 롯데관광 김기병 회장 또 위기 한편 지난해 김기병 회장은 롯데관광의 마이데일리 인수 법정 공방에 따라 자신의 롯데관광 주식 88억원 어치를 회사에 담보로 제공했다. 소송에서 이겨 마이데일리와의 계약이 파기될 경우 인수대금을 돌려받고 담보주식도 원위치로 돌아올 수 있지만 마이데일리가 인수계약은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송사에서 패할 경우 롯데관광은 마이데일리를 마지못해 인수하거나 최악의 경우 돈만 날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 인수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더라도 양측의 신뢰가 무너질 대로 무너진 만큼 정상적인 영업이나 인수작업은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6월 롯데관광개발을 코스피시장에 상장시키며 화려하게 다시 제도권에 입성한 증권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자신이 주도한 마이데일리 인수로 롯데관광의 온라인 사업(여행포털) 확장에 나섰지만 인터넷업계 생리를 잘 알지 못해 어려움에 처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 과정에서 회사 자본금(50억원)의 1.6배에 달하는 80억원대의 인수 계약 사실을 한달 가량이나 숨긴채 투자자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것도 김 회장에게는 치명적 타격이다.

신준호 롯데햄우유 부회장의 건설업 진출을 놓고도 재계에서 설왕설래 말들이 많다. 재계에선 신 부회장이 지난 9일 대선건설을 창립하고 본격 진출한 것에 대해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건설회사와 사업군이 같아 자칫 맏형과 동생 간의 밥 그릇 싸움으로 번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신준호 부회장은 대선건설의 미래에 대해 “아파트·빌라·주상복합·오피스텔·재건축·재개발사업 등에 중점 투자해 5년내 10대 주택건설 업체로 부상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만약 신 부회장의 뜻대로 된다면 롯데 그룹의 롯데건설과 롯데기공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대선건설은 롯데건설·롯데기공에 이어 그룹내 세 번째 건설부문 계열사로 편입돼 있지만 이는 친족의 경우 의무적으로 계열사로 신고해야 하는 관련법에 근거한 것으로 실제로는 신준호 부회장의 개인 회사로 볼 수 있다. 지분구조만 봐도 신 부회장이 40%, 자녀가 50% 지분을 보유해 신 부회장 일가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어 롯데와는 전혀 다른 회사임을 짐작할 수 있다. 신 부회장의 독립회사임을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는 사명이다. 만약 롯데그룹의 계열사라면 당연히 ‘롯데’라는 브랜드를 써야 하지만 ‘대선’이라는 다소 엉뚱한 이름을 지었다. 일부에선 “계열사라고 해서 꼭 같은 브랜드를 집어넣어야 하느냐”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이는 신격호 회장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신 회장은 ‘롯데’라는 사명에 대해 매우 큰 애착을 갖고 있어 명품백화점의 이름을 ‘에비뉴엘’로 정했을 때도 손녀인 장선윤 롯데쇼핑 이사가 수 차례 간곡한 요청을 해와 수락한 것으로 알려질 정도다. 따라서 이번 신준호 부회장이 새롭게 설립한 건설회사에 ‘롯데’라는 높은 브랜드 벨류를 포기하면서 까지 ‘대선건설’로 이름짓게 된 것은 롯데와의 분가를 사전에 염두에 두고 명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 막내동생 준호, ‘홀로서기’ 나서 신 부회장의 분가 설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형과 동생이 벌였던 과거 경영권 다툼의 전적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 96년 하반기 양평동 롯데제과 부지 등 37만평을 놓고 맏형 신격호 회장이 동생인 신준호 부회장에게 명의 신탁한 땅에 대해 신 부회장이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형제간 `땅 싸움으로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당시 격노한 신 회장은 이 땅을 돌려달라며 소유권 이전등기 청구소송을 법원에 내 법정 다툼을 불사했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자 신 부회장에 대해 그룹 내 모든 직위를 박탈키로 하는 등 초강수를 둠으로써 `형제경영이 위기에 몰린 바 있다. 당시 신 부회장이 한발 물러서고 신 회장도 일부 땅을 분할, 소유하는 양보를 하는 것으로 싸움은 4개월만에 일단락 됐지만 신 부회장에 대해 롯데햄·우유 부회장으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따라서 이러한 과거 전력에 비춰볼 때 신 부회장이 10년이 지난 지금 상황에서 대선건설을 통해 롯데와 인연을 일정부분 끊어 가는 순서를 밟고 있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특히 ‘대선’이라는 사명은 지난해 6월 개인 돈으로 인수한 소주업체 대선주조와 일맥상통해 이러한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대선주조는 부산에 본사를 둔 소주업체로 ‘시원’이라는 브랜드로 부산지역을 석권하고 있는 소주업체이다. 전국 시장점유율 8.4%로 진로-금복주-무학에 이어 업계 4위의 업체이다. 대선주조는 사실 ‘사돈 회사’다. 신 부회장의 차남인 동환 씨와 대선주조 최병석 전 회장의 장녀인 윤숙 씨가 부부 관계다. 1997년 대선주조의 부도로 최 전 회장의 경영권은 넘어갔었다. 신 부회장은 롯데家 1세대 5남5녀 중 아홉째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과 신춘호 농심 회장의 동생이다. 신격호 회장의 동생으로는 유일하게 계열사 사업체인 롯데햄·우유를 경영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롯데상사(48.67%)에 이어 2대 최대 주주(45%)로 사실상 롯데햄·우유를 소유한 상태다. 신격호 회장의 지분은 0.13%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번 대선건설 설립을 통해 신 부회장이 롯데햄·우유를 기반으로 건설과 주류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최종적으로 롯데로부터 ‘홀로 서기’에 나선 것으로 재계는 풀이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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