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이런 식으로 하면 경선도 없다”고 밝혀 내분 사태가 중대 기로를 맞고 있다. 2002년 2월말 박 전 대표는 경선 불참을 선언한후 탈당을 강행한 후 신당을 창당, 한나라당의 집권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는 2002년 탈당의 학습효과를 다시 되풀이할 태세다. 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가 지난 2002년 2월28일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탈당 후 그해 5월 11일 방북,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환대를 받았다. 그 당시 상황을 다시 전개해본다. 박 부총재의 탈당이 영남권 및 보수층 정서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우나 대선을 앞둔 여야 정치권에 정계개편 움직임이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그당시 언론은 보도했다. 지난 2002년 2월28일 박 부총재는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은 1인 지배 정당을 종식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망을 저버렸다”면서 “정치발전과 국가발전을 위해 험하더라도 다른 길을 가겠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다. 박 부총재는 이어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거부하고 집권만 하겠다는 기회주의적 작태에 참담한 심경으로 한나라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 박근혜, 당개혁 한계 느껴 탈당 박 부총재는 또 “대선 전 정당개혁을 이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진정한 수권정당으로 거듭나야 정권교체의 의미가 있다는 확신 아래 대선 전 총재직 폐지와 상향식 공천제 도입,투명한 당 재정운영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으나 결과는 1인지배 체제 틀 안에서 국민참여 경선의 모양새만 갖추는 것이 되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박 부총재는 향후 거취에 대해 “기존 정당에는 어디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면서도 “1인 지배와 당리당략을 종식하고 국민과 국익을 우선하는 정치이념을 가진 정당이 생긴다면 언제든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해 신당 창당에 참여할 뜻을 비쳤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박 부총재는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국가를 위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정치인으로 남겠다”고 말해 출마 의지가 있음을 밝혔다. 박 부총재는 그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측근인 박종웅 의원을 만나 김 전 대통령과의 회동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돼 영남신당 창당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영남신당 창당에는 민국당 김윤환 대표와 이수성 전 총리, 무소속 정몽준 의원 등이 동참할 경우 이회창 대세론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또 그해 6월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여권이 분열될 경우 제3당 출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박 부총재는 또 전두환 전 대통령 등 5공세력과 보수층에 대해 “국민 신뢰의 정치를 위해서는 사람을 구별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 반이회창 세력의 총결집에도 뜻이 있음을 밝혔다. 박 부총재의 탈당선언 이후 이회창 총재는 긴급 총재단회의를 소집,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총재측은 “아쉽게 생각한다”며 가급적 반응을 자제했다. 한 측근은 “박 부총재의 탈당이 그다지 큰 파괴력을 갖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박 부총재 탈당에 따른 비주류의 연속이탈 가능성은 아직 없어보이나 김덕룡 의원은 조만간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총재 탈당으로 한나라당 의원 수는 133명으로 줄었다. ■ 박근혜, 방북 김정일 환대 받아 박근혜 전 부총재는 그당시 5월 북한을 방북해 김정일 위원장등을 만나는 등 정부 공식 대표처럼 환대를 받았다. 그해 5월11일부터 3박4일간 유럽·코리아재단 이사자격으로 방북한 박 위원장은 이날 판문점을 통해 귀환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김 위원장이 13일 저녁 평양의 백화원 초대소에서 3시간 가량 열린 단독면담 및 만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적절한 시기에 답방할 의사가 있다”면서 기존 입장을 재확인 한 뒤 “각종 남북회담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남북 철도 및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을 위한 남북·러시아·유럽의 실무협의기구 설치 제의에 대해 “적극 찬성이다”고 답했으며, 특히 동해선 철도연결 전에 육로를 통해 적당한 곳에 상설면회소를 설치키로 합의했다고 박 의원은 말했다. 박 의원은 한국전쟁 당시 행방 불명된 군인의 생사확인 제의에 대해 김 위원장이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또 7일 무산된 경협추진위 2차 회의에 대해 북측 김용순 노동당 대남 비서는 “남측 언론이 금강산 댐을 부실공사로 몰아붙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박 의원은 △9월초 북측 축구 대표팀 남북 직항로 이용 초청 △11월 중 북측 가요 ‘휘파람’의 가수 전혜영이 소속된 보천보 전자악단의 남한 공연 등을 김 위원장이 수락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박 의원의 방북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면서 “김 위원장 면담 내용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정책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판문점에는 김완수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등이 박 의원 일행을 전송했다. 박근혜 부총재 그 당시 탈당 일문일답 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는 지난 2002년 2월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 이상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고, 벽에 부닥쳐 한계를 느꼈다”고 탈당배경을 밝혔다. -이회창 총재와의 관계는… “이젠 다 끝났다.” -당내 동조세력이 있나 “동조하는 사람이 많지만, 탈당 문제를 상의하진 않았다.” -김윤환 민국당 대표 등 외부인사와 상의했나. “상의한 적 없다. 나는 남의 얘기를 듣고 길을 정하는 사람이 아니다.” -올해 대선에 출마할 생각인가 “나에게는 차기나 차차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가 어느 자리에 가고 안가고는 첫 번째 사안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대통령이 나올 때가 됐다는 발언이 여전히 유효한가 “그렇다. 여성이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고, 개혁적 정치가 가능하다.” -그동안 주장해 온 당 개혁 방안이 관철되지 않았는데… “이 총재의 개혁의지를 잘 모르겠다. 주변 세력들이 그런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을 못 깨뜨리는 것 아닌가.” -이 총재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 총재의) 지지도가 제자리에 멈춰있는 것은 국민이 뭔가 할 말이 있기 때문 아니겠는가. 정치보복은 대통령이 아니라 측근들이 하는 것이다. 나는 권력의 속성을 잘 안다. 패러다임이 안 바뀌면 정치는 만날 그렇다. 정치보복금지법 같은 것을 만들어도 소용이 없다.” -탈당 명분을 쌓기 위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했다는 얘기도 있다 “1인지배체제 극복이 정당개혁의 기본인데, 한나라당은 후보 뽑는 모양만 다르게 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나를 떠나게 하기 위해서 정당개혁을 안 했단 말인가.” YS “박근혜탈당 매우 놀랐다” 정치권 정계개편론의 한 축이 될 것으로 보이는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3월 8일 박근혜 의원의 한나라당 탈당에 대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결코 간단하지 않다”고 “격려”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경기 양평 대부산 산행중 기자들과 만나 “대선구도는 언제나 몇차례 변화가 있다"면서 "우리나라 국민성이나 후보자 내면을 볼 때 자꾸 변동이 생길 수 있으며 마지막까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정계개편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박근혜 의원의 탈당을 어떻게 평가하나 “탈당 그 자체를 보고 사실 놀랐다. 그렇게까지 갈 거라고 미리 알지도 못했다. 간단한 일이 아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박 의원을 만날 계획은 “글쎄… 그런 연락 받은 일 없다.” -박 의원의 파괴력은 어느 정도 될 것으로 보나 “그런 물음에 몇번 얘기한 적이 있다. 대선 구도는 언제나 몇차례 변화가 있으므로…. 우리나라 국민성이나 후보자 내면을 볼 때 자꾸 변동이 생길 수 있다. 마지막까지 예측하기 어렵다. 오늘은 날씨가 영하로 내려 간다고 하더니 얼마나 좋은가. 날씨도 변한다. 이게 세상일이다. 날씨처럼 어찌 될 것이라 얘기해야 그리 안된다. -박 의원에게 협조나 조언할 용의는 “거기까지만 하자.” -김덕룡 의원은 탈당하나 “내가 모르지.” -김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