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열 환경재단 대표가 시민사회단체의 연대를 통해 신당을 창당하고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대선후보로 나설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 7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신당창당과 관련 “연초에 ‘미래구상’하고 통합과 번영이 국민에게 염원을 담을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열린우리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사실상 거부의사를 전했다. 열린우리당·통합신당모임·민주당 등 이른바 범여권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 최 대표는 “열린우리당은 국민으로부터 평가받고 심판받았다”고 일축한 것. 열린우리당이 탈당파와 골수파로 나눠져 분열되고 있는 이상 시민사회가 새로운 정치세력화를 모색해야지 기존의 정당에 합류해 들러리를 서는 것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 기존정당에 들어가 들러리는 안 설 것 그러면서도 반(反)한나라당으로 신당의 정체성을 규정하지도 않겠다는 뜻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최 대표는 “특정한 당을 반대하는 그런 정당을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이 원하는 내용을 담는 21세기형 정당이 되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신당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최 대표는 “서민과 중산층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 대표는 “현재 부각된 대통령(후보들)이 진짜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줄 수 있을까 상당히 의아해 한 적이 있다”며 사실상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들을 겨냥했다. 이미 문 사장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경부운하 공약에 대해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서는 부적합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미 FTA가 체결될 당시에도 문 사장은 개성공단을 잃으면 한·미 FTA는 의미가 없다며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합의를 이룬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최 대표도 남북의 화해, 국민통합, 일자리 문제 등을 주요 화제로 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신당창당 시기에 대해 최 대표는 5~6월달에 신당창당을 선언하고 추진해 나가야 대선일정에 맞다고 밝혔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5월 빅뱅설을 제시한 것의 연장선상에서 정 전 의장과 문국현 사장의 연대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정치라는 것은 진흙탕에서 연꽃을 피우는 것인 만큼 시민사회도 단단한 각오를 갖고 정치에 뛰어들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 정운찬 불출마 선언이 창당 계기 이같은 문국현 사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집중 거론되고 있는 것은 지난 달 범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되 온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불출마 선언과 무관치 않다. 정 전 총장의 대선 포기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최 대표에 주어진 최대 과제는 단단한 세력의 조직화다. 따라서 두달여 동안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모으는 일에 총력을 다할 의사도 내비쳤다. 정치는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밝혀 온 문 사장의 대선출마 결정은 갑작스러운 편이다. 문 사장은 지난 달 초 개최된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도 “정치에 대해선 잘 몰라요”라며 정치참여에 대해 시종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당시 문 사장은 “경제인이 무슨 입장을 표명하냐”며 자신을 향해 잇따르는 대선출마 제안을 일축했던 것. 출판행사 이후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도 “나는 매년 출판행사를 한다. 작년엔 언론이 별로 관심 없다가 이번에는 ‘계절풍’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계절풍은 ‘잠깐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날 출판기념회에서 공동저자이기도 한 최 대표는 우리정치가 달라지는 데 자신이 산파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 대표는 “그런데 산모가 나오지 않는다. 산모가 있어야 아기가 나오는데 국민과 더불어 좋은 산모를 만들겠다”고 말해 문 사장의 대선출마를 시사했다. -최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