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은 국가경제의 심장이다. 서민들에게 일터를 제공하고 재화의 생산과 수출을 담당하는 우리 기업들은 금융기관을 통해서 그에 대한 자금을 끌어들이고 신용을 보증 받는다. 우리가 아직 개발도상국 수준이던 지난 1990년대 까지 우리 기업들은 대출 등 간접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2000년 이후에는 주식·채권·선물 등 금융기관을 끼지 않고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직접금융시장, 즉 자본시장에서 필요한 돈을 끌어들이는 비중이 높아졌다. 특히 1996년 IMF 시절 헤지펀드의 무차별 공세에 국가 부도까지 경험했던 우리 정부도 이들에 대항하기 위한 자본시장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 그런데 자본시장에서 일부 악덕 투자자들은 주가조작 등을 통해 개인의 사욕 챙기기에 여념이 없고 이는 자본시장 및 금융시스템 뿐 아니라 국가 경제 전체의 안정성에 치명적인 저해를 가져온다. 담합, 밀수, 부당노동행위 등 건전한 시장경쟁 및 모든 불법행위가 경제 시스템을 좀먹고 있지만 특히 자본시장에서의 주가조작행위는 그 파급효과가 크다. 이 같은 행위는 자본시장에서 몇몇 작전세력의 대박을 위해 수많은 건전한 투자자들을 파산시켜 서민 가계 폭락 및 건전한 투자자 이탈이라는 부작용을 양산한다. 또한 타깃이 된 해당 기업도 안 좋은 루머에 휘둘리게 되면 끝없는 주가 폭락과 신인도 하락으로 최악의 경우 도산까지 가기도 한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증권거래소·검찰·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당국은 이같은 주가조작 행위에 대해 철저한 감시 시스템을 벌이고 있는 상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일은 아직까지 근절되지 않고 있다. ■ C&상선, 4월 20일 후 작전세력 의구심 최근 주식시장은 C&상선의 주가추이를 놓고 작전 여부에 대한 의심 아래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미 증권거래소는 당 사에 대해 주가 급등락에 대한 조회공시까지 요구한 상태다.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거래소측으로부터 조회공시를 요구받은 기업은 일정 기일 내에 그 답변을 반드시 공시해야 한다. 이는 지난달 20일 이후 C&상선 주가가 패턴을 반복하면서 21일째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거래소 시장에 따르면 동 종목은 나흘 폭등 후 하루 하락이라는 일정한 패턴 속에서 등락을 반복해 왔다. 특히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의 사이클을 3일 폭등에 1일 폭락으로 낙폭이 가장 심했다. ■ 코스피시장 4등1락 반복 꾸준히 상승 코스피 시장에 따르면 지난 4월 4일 C&상선 종목의 현재가는 주당 560원. 그러나 20여일 동안 닷새 하락 하루 반등, 엿새 하락 하루 반등을 거듭하면서 동월 19일 주가는 455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3월 20일 주가 수준. 그리고 이 때부터 동 주식의 반등은 시작됐다. 4월 20일 510원으로 전일 대비 55% 오르더니 24일 75포인트, 25일 85포인트까지 오르며 670원에 가격을 형성했고 26일에는 전일 대비 10P 떨어진 660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또 두 번째 패턴을 형성해 온 27일에는 주당 775원에 가격이 형성되면서 전일 대비 95P 오른 것을 시작으로 30일 110P 오른 865원, 이달 2일 125P 오른 990원, 3일 145P 오른 1,135원을 기록했다. 이는 동 종목의 주가 이상이 벌어지기 시작한 지난달 4일에 비해 2배가 오른 것. 하지만 다음날인 4일에는 주 당 965원에 장을 마쳐 전일 대비 170P 하락했다. 그리고 3번째 패턴인 지난 7일에는 매일 1,035원, 1,095원 1,200원, 1,380원을 기록 전일대비 각각 7.3%, 5.8%, 9.6%, 15% 주가가 올랐다. ■ 많이 산 후 비싼값에 조금팔기 반복 징후 특히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닷새 동안(주말·휴일 등 휴장기간 제외) 시간별 주가동향을 살펴보면 단 한 번도 주가 그래프가 하향곡선을 그린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당 일자에 대한 거래량을 살펴보면 첫 번째 패턴이 시작된 지난달 20일 이후 매 시간 상승곡선만 존재했던 25일까지 총 7,710만 7,873주가 거래됐고 주가의 소폭 하락했던 26일에는 지난 나흘간의 거래량의 94.4%에 해당되는 7,279만 4,351주가 거래 됐다. 또 두 번째 패턴인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의 오름세 기간 동안에는 총 2억 1,849만 73주가 거래된 반면 하락 한 날인 지난 4일에는 지난 나흘(휴장기간 제외)간 거래량의 12.7%에 해당하는 2,681만 6,284주가 거래됐다. 이후 계속 오르고 있는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의 거래량은 3억 6,092만 7,389주에 달하고 있다. 이와관련 증시 한 관계자는 “C&상선의 주가 흐름이 예전 주가조작 패턴과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며 “그에 대한 사실여부를 가릴 필요가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거래소는 지난 4월 30일 현저한 시황변동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를 보낸 바 있다. 이와관련 C&상선측은 지난 2일 “해운산업의 호황에 따라 지난 1분기 실적이 흑자로 전환될 전망이어서 만성적자에서 벗어날 것에 대한 기대감인 것 같다”는 답변을 했다. 하지만 증시 투자자들은 “지난 실적에 비해 흑자로 전환된 것 자체에 의의가 있을 뿐 큰 폭의 흑자전환은 없을 것”이라며 “1분기 실적이 이같은 주가변동의 원인으로 작용할 만큼 큰 폭의 성장세는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 C&우방, 상선 같은 패턴 주가동향 주목 당 사의 지분구조는 그룹 관계사인 C&우방이 31.34%, C&진도가 0.38%, 진도FN이 0.69%, C&우방랜드가 2.98%를 보유하고 있다. 또 그룹 임원인 임갑표·이상기·최국주·허순철·최백순씨가 0.07%로 C&그룹이 사실상 35.46%를 보유,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그런데 당 사의 최대주주인 C&우방도 주식시장에서 C&상선 못지않게 이상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는 상태. 지난달 19일 4,480원에 거래되던 우방은 상선만큼은 아니지만 규칙적인 급등락을 거듭하며 지난달 말 4,615원, 이달 7일 6,300원을 거쳐 지난 11일에는 주당 7,700원까지 올라 주당 1만원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방측에서 이같은 주가변동에 대한 요인은 이달 초 사업목적에 석유개발 및 원유정제업을 추가한다는 발표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그러나 원유정제업의 경우 국내 5대 정유사의 견고한 카르텔을 뚫기가 힘들고 에너지개발도 수익 대비 리스크가 커 일반 대기업들도 선듯 접근하기 힘든 상황. 또 C&우방 주식의 거래량을 살펴보면 C&상선과 같이 상승장 하루 거래량은 하락장 하루 거래량에 비해 적은 반면 상승 후 하락 직전까지의 거래량은 하락 후 상승 직전까지의 거래량에 비해 월등히 많은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이와관련 증시 투자자들은 “조금씩 사들여 주가를 올린 후 오름 장에서 비싼가격에 한꺼번에 소량을 매각해 자금을 회수한 다음 또 주가를 사들이는 패턴이 반복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현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