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가 광주로 옮겼다’ ‘YS-DJ 兩金이 광주에서 화해의 악수를 한다?’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열리는 광주민주화운동 27주년 기념행사가 대선의 표심잡기의 장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이명박·박근혜·손학규·정동영·김근태 등 유력 대선주자를 비롯해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김영삼 전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여의도 국회가 광주로 옮겨진 듯하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김영삼 전 대통령이 광주민주화운동 27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대해 한때 영호남의 대표로 군림했던 YS와 DJ의 복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兩金 복원이 될 경우 이번 대선에서 영향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의 재가동도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민추협의 막내였던 정대철 열린우리당 고문이 최근 열린우리당의 탈당을 선언한 것을 비롯, 권노갑·김상현 씨 등도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兩金이 대선 후보로 누구를 지원하느냐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와관련, 이명박 전 시장과 김혁규 전 의원으로 압축되고 있다. ■ YS-이명박, DJ-손학규·김혁규, 결과는 누구? 현재 전직 대통령 중 유일하게 대선후보(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를 표명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광주방문에 대해 호남의 표 향방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이 전 시장은 한나라당 창당 이래 최초로 20%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김영삼 전 대통령이 5·18기념행사에 참석할 경우 민주계가 원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화해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성사 여부에 따라 정가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상도동측은 “김영삼 전 대통령은 5·18특별법을 제정한 분이며 광주학살의 주범인 전두환 전 대통령과 가해자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이뤄내 5·18희생자들의 억울함을 달래는 데 상당부분 기여했다. 이번 5월단체들이 먼저 제의해와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93년 처음 5·18국립묘지를 방문했을때 한총련과 시민단체의 제지로 참여를 하지 못했다. 이번 김영삼 전 대통령이 5·18관련 단체들의 초청으로 광주방문에 이어 5·18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기념식에 참석한다면 역사적인 일이 될 것이다.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자칫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방문이 5·18행사 자체보다 정치적 행보로 비춰질 수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5·18행사에 참석할 경우 지역감정 해소 명분으로 선거판을 흔들 이슈를 만들려는 대선 전략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영욕의 세월이었던 양김시대의 종언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정치적 화해 가능성과 그 시기에 집중돼 온 게 사실. 양김시대 종언에도 불구 세 사람의 정치적 화해 가능성에 관심이 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정계은퇴를 선언한 뒤에도 수시로 만남을 가져왔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소원한 관계를 맺어 왔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난 2004년 7월 김종필 전 총재가 삼성으로부터 불법채권 15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정치자금 수수사건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던 당시 JP 부부를 호텔로 초대해 식사를 함께 하면서 위로를 했고, 그 답례로 JP는 지난해 연말 개신교의 유력인사들과 함께 한 자리에 YS를 초청하는 등 두 사람은 정치적 앙금을 털어냈다는 게 중론. ■ 동서바람, 중부권 장악 후 청와대 입성 그런데 지난 2005년 11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직접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건강을 물었고, DJ는 “좋지는 않지만 괜찮다”고 화답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YS와 DJ의 화해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그때 전화통화에서는 또 DJ와 YS가 서로 부인 손명순 여사와 이희호 여사의 안부를 묻기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김이 그동안의 소원했던 관계를 접고 정치적 화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추측도 낳고 있다. 두 전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 2000년 6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직후 열린 청와대 오찬, 2002년 2월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장, 그리고 올해 2월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 행사장에서 잠시 만났을 뿐 사실상 지난 5년여 동안 별다른 회동은 없었다. 그러나 兩金회동은 대선정국에서 색다른 만남으로 이어진다. 지금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상태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범여권후보의 단일화에 힘을 쏟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범여권 후보로 새겨두고 있는 인물로는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와 김혁규 의원 등. 이에 따라 兩金은 이를 놓고 조율을 해야 한다. 조율이 안되면 20년 전 兩金시대의 분열로 다른 후보가 대통령직을 얻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와 관련, 김혁규 의원이 DJ-YS ‘화해메신저’가 될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보고 있다. 민주화 운동시절부터 두 전직 대통령에게 재정적 지원을 했던 김 의원은 그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또 국무총리로 기용하기 위해 그를 참여정부로 부른 노 대통령도 그에게 빚을 갚아야할 처지다. 이런 이유로 김 의원은 전·현직 대통령의 지원을 이끌어낼 전망이다. 또 그가 경남도지사 시절 영호남의 화합을 위해 유종근 전북지사와 의기투합, ‘화개장터’를 열었던 일례는 그에게 거는 지역통합의 기대를 잘 방증한다. 아울러 김 의원은 영남 합천 출신이어서 ‘호남필패론’에서 벗어남은 물론, ‘김대중’이란 맹주가 사라진 난공불락의 호남에서도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정가는 내다보고 있다. 이런 강점을 이용, 김 의원은 ‘제 2의 노풍’을 벤치마킹할 태세다. 그의 대중지지 조직인 ‘해피 코리아포럼’이 처음 출범한 곳은 전남 목포였다. -김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