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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폭력 난무 드라마, 한류문화 끝

미드열풍과 불륜난무 속에 고군분투한 한류드라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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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8호 ⁄ 2007.07.03 09:20:36

정보화시대를 맞아 국경 없는 대중문화는 이제 고급문화를 압도하는 각국의 문화코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문화가 곧 국력이고 대중문화의 생산성은 웬만한 제조업을 능가하는 새로운 경쟁시장이 되고 있지만, 요즘 한국사회에서 불고 있는 “미드“열풍(미국드라마매니아)은 드라마시장에서도 미국이 한국드라마를 압도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미드‘가 허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버금가는 시청률 흡인력을 가진 것은 다 알려진 것이지만, 한국의 방송드라마시장은 아직도 소재빈곤과 구태의연한 불륜주제로 시청률지상주의에 빠져 있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cnb저널 지난 호 참조). 결국 미국드라마의 도전 속에 한국 TV 드라마의 현주소는 향후 일본 등 제 3의 도전까지 거세질 것으로 본다면 새로운 소재의 적극 발굴과 새로운 작가의 등장이 시급한 실정이며 드라마 제작환경의 개선 등으로 스스로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장금’이나 ‘겨울연가’와 같은 한류드라마는 중국과 일본에 한국에 대한 이미지제고는 물론 관광수입 등 유무형의 부가가치 생산에 적극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그러나 최근 공중파가 보여주고 있는 불륜과 폭력, 그리고 고정적인 삼각관계 일변도의 드라마로는 이러한 한류문화의 지속성을 견인하기에 역부족이다. 국경 없는 무한경쟁을 벌여야 하는 문화전쟁의 시대에 자칫 대중문화의 소재빈곤이나 정형화(stero-type)가 국가적 문화경쟁력을 저하시킴은 물론 국가이미지의 제고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류문화로 대표되는 영화나 드라마, 음반시장 등 대중문화의 급성장은 한국적 가치나 소재, 그리고 세계화라는 매트릭스로 조합되어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대장금’이나 ‘올인’같은 한류드라마나 ‘비’나 ‘보아’로 대표되는 음반과 유명가수 등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현재의 한류문화는 일시적인 ‘반짝 시장’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 인기영합주의 ‘필승의 정글법칙’은 바로 불륜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드라마 시장은 압도적으로 불륜드라마 일변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수현의 ‘내 남자의 여자’나 mbc의 일일극인 ‘나쁜 여자, 착한 여자’는 여러 가지 차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각각 종영을 앞둔 KBS 2TV 의 ‘마왕’이나 MBC의 ‘히트(HIT)’ 등은 근래 보기 드문 소재의 선택과 작품의 완성도 및 신선한 작가정신 등을 가지고 선전하고 있었지만 불륜드라마의 홍수 속에 시청률에서 뒤처지고 있다. 불륜이라는 조미료에 길들여진 입맛이 웬만큼 자극적이지 않으면 만족하지 못하는 지경이 된 것이다. 한결같이 불륜을 소재로 선택한 드라마의 파격성과 불륜의 일상화를 다룬 드라마가 앞 다투어 시청률 경쟁을 주도하는 현상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 일일드라마에 금기시되어온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거나 보다 자극적인 친구의 남편을 가로채는 발칙함이 드러낸 대중매체의 폭로작업(debunking role)이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이 같은 불륜의 홍수는 또한 대중매체의 폭로기능 못지않게 이러한 사회적 트렌드를 쉽게 수용하고 선택적으로 친화력을 가지게 된 대중의 정서와도 일정한 관련을 갖고 있지만 이러한 현상이 결코 바람직한 현상만은 아니라는 평가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우리 대중문화의 자정기능이나 영역개척을 기대할 수는 없다. 새로운 시도와 작가의 발굴, 소재의 개척 등을 진작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시청률에 매달리기 보다는 먼 앞을 보는 다양한 노력이 드라마 제작 환경 전반에 걸쳐 요구된다. ‘마왕‘은 사이코 메트리라는 심리학적 임상 실험적 개념을 도입한 연작 추리극으로 두 소년의 성장과 대립, 그리고 한 초능력 여성 간에 벌어지는 숙명적 이야기를 다루면서 TV드라마의 구성도나 완성도를 한 단계 높였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시청률은 시작 초부터 감소추세를 멈추지 못하고 각종 조사에서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대중문화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함은 물론이고 열악한 제작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작가와 연출가에게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다. ■ 반쯤 성공에 그친 히트도 불륜 앞에 고개 숙여 MBC 의 ‘히트’도 마찬가지였다. ‘올인’의 연출자인 유철용 감독이 사전 외주 제작한 히트는 여러 가지 화제를 불러 모으면서 기대를 갖게 했지만, 돌아온 ‘청순녀’ 고현정과 ‘대장금’의 김영현 작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의 원작자가 모인 이 작품이 새로운 드라마의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 기대와는 달리 시청률 경쟁에서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불륜드라마의 폭풍 속에서도 선전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페미니즘을 표방하진 않았지만, 고현정이 강력반 팀장을 맡아 새로운 여성의 역할모델을 제시하였고 한국적 ‘팀 문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나 해석을 가능케 한 시도는 매우 돋보인다. 또한 종래 우리 TV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방대한 해외로케이션이나 풍성한 액션 장면, 주인공들의 갈등상황에 나타난 탁월한 심리묘사, 성장소설적인 드라마 전개 등은 자칫 빠지기 쉬운 TV 드라마의 매너리즘적 구성방식을 탈피하기 위한 시도였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였다.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마왕’이나 ‘히트(HIT)’는 열악한 우리 드라마제작 환경을 감안한다면 시청자들에게 단순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차원을 넘어 여러 가지 차원에서 TV드라마 제작의 역사에 기념비적인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우선 한류 드라마의 소재빈곤을 극복하려는 시도와 작가의 실험정신 등이 돋보였다. 비록 ‘마왕’은 시청률경쟁에서는 완전 실패했지만, 마왕마니아를 만들 만큼 작품의 우수성을 알렸다. 또한 ‘히트(HIT)’도 불륜의 폭풍 속에서 선전한 시청률(19% 유지)과 참신한 아이디어와 구성, 그리고 배역창출로 새로운 한류드라마의 장르개척과 가능성을 엿보이게 해 주었다. 이러한 작품들의 존재가 꺼져가는 한류문화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계기가 되어주기를 기대하지만, 이를 위해선 우선 대중과의 소통은 물론 제작환경의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작가만 수십 명으로 구성되는 미드 제작환경과 그날그날 촬영분의 시나리오 쓰기에 급급한 제작환경, PD 의 분업화와 전문화 등이 이루어지지 않은 제작여건은 물론 드라마제작에 투여되는 자본의 열악함도 하루 빨리 극복해야 될 과제이다. 이는 한류문화의 지속적 성장과 발전을 위한 동력원이 무엇이며 단순한 드라마 제작환경이 아니라 우리의 국가경쟁력과 관련된 중요한 핵심과제임을 잊어선 안 된다. 비록 기대만큼 대중과의 소통에 성공하지 못했을지라도 나름대로 성공한 ‘마왕’이나 ‘히트’가 보다 선정적인 불륜드라마에 밀려 실패하고 만 현실을 보면서 작가주의가 필연적으로 실패하고 마는 한국 영상산업의 현주소는 향후 닥쳐올 국경 없는 무한경쟁의 문화전쟁시대를 염려스럽게 떠올리게 하였다. -김홍석 부산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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