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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수록 빚 쌓이는 영업직노동자

서비스업 부당영업행위 막는 법·제도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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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1호 ⁄ 2007.07.02 13:30:21

‘해태음료는 매달 영업사원에게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불가능한 매출목표를 부여합니다. 제가 담당한 구역에서는 3천~4천만원의 매출이 나오지만, 회사는 저에게 1억원의 매출 목표액을 주었습니다. 나머지 부족한 매출을 채우기 위해 매일 ‘가판’(일명 가짜판매)으로 판매되지도 않은 매출액을 회사 전산망과 장부에 기재했습니다‘ (해태음료에서 해고된 박 아무개씨) ‘저는 롯데칠성음료(주)에서 일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빚만 늘어가고 보증인 재산까지도 가압류를 당하는 고통을 받았습니다. 아직까지 가판과 덤핑판매의 차액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고 있지만 회사 측이 미루는 바람에 1년 반이 넘었습니다. 빚 독촉 전화와 보증인이었던 형님의 비난, 지쳐가는 아내를 볼 때마다 차마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롯데칠성음료에서 해고된 강 아무개씨) ■ ‘가짜판매’ 강요받는 영업직 노동자 7일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이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주최한 ‘부당영업 관행 피해자 증언대회’에서는 다양한 서비스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언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일할수록 빚이 쌓이는 이른바 영업직노동자들은 음료·제과·제약·자동차판매·학습지 등 영업노동자의 역할이 중요한 서비스업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진 지 오래다. 영업직노동자들 사이에서 떠도는 ‘일할수록 빚이 쌓이고, 패가망신한다’는 말은 영업노동자들에겐 이미 익숙한 이야기이다. 업체들이 매출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실제로 판매되지도 않은 실적을 전산망 등에 기재하도록 강요하는 이른바 ‘가판(가짜판매)’과 가짜판매로 생긴 부족한 매출액을 메우기 위한 덤핑판매로 인한 부담은 고스란히 영업직노동자들에게 돌아간다. 영업직노동자들은 팔리지도 않은 물건에 끊임없이 수금 압박을 받고 시달리는 것이다. ■ 신원보증인, 한번 빠지면 나오기 힘든 ‘늪’ 일각에서는 영업직노동자들에게 부당한 영업행위 강요에 ‘그만두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한다. 그러나 이들이 처한 현실은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도 쉽게 그만둘 수 없는 ‘빠져나올 수 없는 늪’이다. 왜냐하면 부당영업 행위를 강요하는 회사들은 가판과 덤핑으로 생긴 미납금을 신원보증인에까지 떠넘기기 때문이다. 대부분 영업직노동자들이 입사할 때 작성한 신원보증인이 가족과 친인척이라 쉽게 그만둘 수도 없는 것이다. 해태제과에서 해고된 영업직 노동자는 “부족금으로 인해 변제각서를 쓰라고 협박을 하고 그 돈으로 뭘 했냐며 나를 도둑으로 몰았다”며 “결국 보증인인 장인어른에게 가압류를 걸고 당신의 사위가 이렇게 공금을 횡령했으니 당신의 재산을 압류하겠다는 문구를 수차례 보냈다”고 말했다. ■ 서비스업계에 만연한 부당노동행위, 정부 손 놓고 있어 서비스 업종이 늘어나면서 서비스 업종에서 벌어지는 노동법위반의 사례도 급증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보호대책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이른바 ‘영업사원’들은 업체로부터 지시를 받는 엄연한 ‘사원’임에도 별도의 위장회사(인력공급회사)를 차려 놓고 저임금과 차등적 근로조건에 시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법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 절실하지만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치 못하고 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고용을 무기로 가짜판매와 덤핑판매 등 전근대적인 부당 영업관행들이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는 사실에 기가 막히고 분노를 느낀다”며 “합법을 가장한 불법 영업관행으로 수많은 영업 관련 노동자와 가족이 벼랑에 내몰리고 있는데도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심지어 고리 대부업자들을 끌어들여 실적회복 가능성이 낮은 영업직원들은 대출을 받도록 강요하여 미수금을 상환토록하고 사채시장으로 내몰아 결국 신용불량자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먼저 문제의 확산을 막기 위해 신원보증인을 포함한 보증인 보호법의 개정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오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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