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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주말엔‘무한도전’,평일엔‘무릎팍 도사’

MBC 토크쇼‘무릎팍 도사’ 인기 고공행진, 출연만 하면 비호감도 ‘급호감’으로 이미지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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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6호 ⁄ 2007.12.10 15:32:35

“무릎무릎 무릎팍~무릎팍 도사 맞아~! 무릎이 땅에 닿기도 전에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무릎팍 도사 맞아~!!! 무릎팍팍~무릎팍!!!” 이런 노래와 엉성한 댄스로 수요일 밤 11시 5분 MBC에서 방송되는 ‘황금어장’이란 쇼 오락 프로그램이 있다. ‘황금어장’이라고 하면 잘 모르시겠지만 ‘무릎팍 도사’나 ‘강호동이 진행하는 거’라고 하면 모두들 ‘아, 그거~!’라고 공감하는 심야 토크쇼의 새 장을 연 토크쇼다. ■오락 프로그램과 교양 프로그램 경계 사이의 ‘무릎팍 도사’ MBC에는 ‘국내최초 3D 쇼 프로그램’이라는 컨셉으로 주말을 지켜주는 ‘무한도전’이라는 간판 버라이어티 쇼가 있다. ‘무한도전’이 유재석을 위시한 여섯 명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일상생활에서 힘들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 일에 맨 몸으로 뛰어들어 사건을 일으키면서 시청자들을 웃겨주는 프로그램이라면, 비록 같은 방송국의 쇼 오락 프로그램이지만 ‘황금어장’은 좀 성격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황금어장’의 첫 방송부터 ‘무릎팍 도사’란 코너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무릎팍 도사’가 방송된 것은 ‘황금어장’ 제 26회부터다. 26회의 게스트 최민수를 시작으로 72회 게스트 한예슬까지 약 44회(28, 29회 없음)를 방송해 오는 동안 ‘무릎팍 도사’는 기존의 토크쇼의 포맷에서 크게 벗어나 ‘무릎팍 도사’만의 특성을 제대로 어필하고 있다. 기존의 토크쇼나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한 게스트들이 모두 공주·왕자 대접을 받으며 시청자들과 전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인 양 과대 포장되어 시간을 채우며 끝이 났다면, ‘무릎팍 도사’는 강호동이라는 메인 MC와 개그맨 유세윤, 가수 올밴이라는 보조 MC 셋이 앉아서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인, 영화감독과 같은 공인들에게 보다 인간적인 사람냄새 풀풀 나는 고민을 꺼내주길 원한다. 기존의 토크쇼에서는 MC와 게스트가 45°~90° 정도의 각을 두고 그야말로 게스트를 ‘옆에 모셔놓고’진행되었다면, ‘무릎팍 도사’에서는 메인 MC인 강호동과 게스트가 바닥에 앉아 정면으로 마주보고 이야기한다. 강호동은 어느 게스트를 초대해도 주눅 들거나 불편해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그가 그들보다 엄청 돈이 많거나 무진장 더 많이 배웠거나 굉장한 달변가여서가 아니라, 그들도 ‘고민이 있어 무릎팍 도사를 찾아온’ 한 명의 인간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그가 인간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게스트들도 솔직한 대답을 할 수 있게 된다. 한번 방송에 노출되면 평생 가는 이미지가 생기는 연예인들에게 이런 솔직한 방송이 있었을까? 자칫 잘못하면 만들어진 이미지 속에 평생 갇혀 살 수도 있을 연예인들의 고민과 생각을 강호동 앞에서 편하게 털어 놓음으로써, 매회 방송이 끝난 이후엔 항상 이슈를 만들거나 뉴스거리를 생산해 내기도 한다.

■각계각층, 연령초월, 게스트의 솔직한 입담으로 인기 출연자들 또한 요즘 뜨는 유명 연예인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사회 저명인사나 스포츠 스타, 그리고 시청률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비호감 연예인들까지 종종 섭외하여 방송을 타기도 한다. 한때 논란의 중심에 섰던 비호감 연예인들이 출연하여 재미있는 이야기를 적절히 섞어 자신에게 쌓인 오해를 풀고 가기도 하고, 자신도 실수하고 넘어지는 평범한 인간이라는 고민을 고백해 시청자들이 갖고 있는 오해에 정면으로 맞서 해명을 하기도 한다. 때론 이것이 먹혀들기도 해 ‘무릎팍 도사’ 출연 이후엔 비호감이었다가 호감으로 급격히 이미지 변신을 하여 재기하는 연예인들이 있기도 하다. 이 점을 파고들어 한때 사건·사고가 있어야만 ‘무릎팍 도사’에 출연할 수 있다는 속설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무릎팍 도사’가 세대에 경계없이 특별하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로 유명 스타가 아닌 공인들의 출연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예로, 71회 게스트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한국명 장영주)이 출연하여 “프리 타임이 생기면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는 고백을 하며 프로그램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갱신했다(TNS미디어코리아 조사 결과 참고. 시청률 18.3%를 기록해 지난 8월 22일 최진실이 출연해 세운 시청률 17.5%를 넘었다). 예전 같았으면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를 초대해 놓고 얼마나 큰 업적을 만들어 냈는지, 얼마나 천재적인 재능의 소유자인지, 세계 속에 한국인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등 다 아는 이야기로 시간을 채우며 그녀를 추켜세우고 떠받들기 바빴겠지만, ‘무릎팍 도사’에선 사라 장 역시 실수담을 부각시키며 인간적인 20대 보통 여자 장영주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었다. 70회 게스트로는 야구선수 양준혁이 출연하여 “2인자의 설움을 말할 데가 없어요”란 고백을 털어놓아, 항상 1위와 1인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세태를 꼬집으며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54회엔 개그맨에서 영화감독으로 진지한 변신을 성공시킨 심형래가 출연하여 한참 논란이 되던 영화 ‘D-war’에 관해 “시작도 안 한 제 작품을 놓고 한국 사람들은 당신은 (영화)안 된다라고 기를 죽여요”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힌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되어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고 영화도 성공적으로 종영했다.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은 가장 감동적인 ‘무릎팍 도사’편으로 산악인 엄홍길의 출연을 꼽는다. 49~50회 2회에 걸쳐 방송된 엄홍길의 방송분을 위해 ‘무릎팍 도사’의 출연자와 촬영진 모두 네팔 히말라야까지 원정 녹화를 다녀오기도 했다.

이 방송분에서는 세계최초 16좌 등반에 성공한 엄홍길 대장의 성공담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인간승리를 이루기까지의 역경과 좌절, 함께 등반하다 잃은 동료에 대한 진한 동료애와 가족에 대한 가족애 등 성공하기 전까지의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며 시청자들에게 크나큰 감동을 줬다. 특히 방송 중 엄홍길은 “어떡하면 산을 정복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산의) 정상이란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빌리는 것입니다. 산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정상에 등반할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대답해 국민들의 가슴에 큰 감동과 함께 명언으로 남았다. 지난 12월 5일 방송분에선 지난달 ‘청룡영화제’의 축하무대에서 속옷이 노출되는 해프닝을 겪었던 한예슬이 출연했다. 당연히 한예슬의 입에서 무슨 변명이 나올까 모두의 눈과 귀가 모인 순간, 강호동이 “당일 의상이 화제다”라고 화두를 던졌다. 여자로서 부끄럽게 느끼고 질문을 피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한예슬은 당황한 기색없이 “그거 뽕브라 아니에요!”라고 말해 짖궂은 질문을 하려던 MC들을 도리어 당황케 했다.

■시청자 감성에 부합하는 맞춤 오락 프로그램 ‘무릎팍 도사’는 시청자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방송이기도 하다. 매회 방송분마다 지난 방송에 대한 시청자 반응에 바로 일부분 수정되기도 하고, 질문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이 부분과 관련해 임정아 PD는 “시청자의 관심과 화제의 중심에 선 사람은 모두 출연섭외 1순위다”라는 말을 전했다. 특히 ‘무릎팍 도사’제작진이 출연섭외를 했다가 실패하고 출연하는 그날까지 출연섭외를 하겠다는 사람은 ‘100분 토론’의 진행자이자 한 매체 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높은 언론인으로 선정된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와 강호동이 언제나 좋아한다고 외치는 한류 스타 장동건, 그리고 또 다른 한류의 주역이자‘태왕사신기’의 주연인 배용준 등이라고 한다. 이렇게 MC 강호동의 진행은 특별히 남다른 것은 없지만, 게스트들을 편하게 만들고 허를 찌르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감칠맛 나는 매력을 발산한다. 그리고 옆에 있다가 ‘두두두두두~액션!!!’이라는 효과음과 함께 한마디씩 툭툭 던지는 두 보조 MC 역시 빠지면 허전하고 생각나는 매력이 있다. ‘무릎팍 도사’는 무리하게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강요하지도 않고 억지 눈물을 짜내지도 않는다. 옛날에 몸을 던져 웃겨주었던 ‘부채도사’에다 삶의 잔잔한 감동을 더해주던 교양 프로그램의 옷을 입혀놓은 듯 독특한 개성을 갖춘 ‘웃음과 눈물 그리고 감동이 공존하는 오락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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