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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기획] 전통주 - 삼국시대 전에 탄생, 조선 후기가 전성기

① 전통주의 역사와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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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2호 ⁄ 2008.01.28 16:25:22

[설날기획] 삼국시대 전에 탄생, 조선 후기가 전성기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 김태영·박사 술은 인류가 만든 최초의 가공음료로서 지구상의 모든 민족은 자국의 독특한 식문화와 연계하여 그 나라의 기후풍토에 맞는 신토불이 술을 빚어왔다. 우리나라 역시 상고시대부터 온갖 정성과 비법으로 많은 명주를 만들어 마시면서 우리만의 맛과 멋을 자랑하는 특색있는 술문화를 창조하여 각 지방마다 독특한 토속주가 있었고 집집마다 자랑하는 가양주가 있어 우리의 식문화가 풍성함을 자랑하였다. 술이란 백 가지 약 중에서 가장 으뜸으로 친다는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생활에 활력과 변화를 주기에 아주 좋은 음식 중의 하나이다. 우리 전통주는 술의 고유한 기능뿐만 아니라 우리 선조들의 식생활상과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300가지가 넘는 술을 빚어 이용해 왔는데, 허기를 달래주는 막걸리, 취흥을 돋구어주는 도수 높은 청주나 소주, 건강을 보해주는 약용 약주 등을 계절마다, 지방마다 빚어서 즐겨왔다. 그러던 것이 일제의 수탈정책에 소멸되고, 어려운 식량난 때문에 복원되지 못하였으며, 지금은 세계화의 바람에 밀려 복원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은 선진국대로 후진국은 후진국대로 전통적인 고유의 문화가 보존되어 세계 각국에는 다만 몇 가지라도 명주가 있는데, 우리가 내세울 명주는 어떤 것인가? 아예 생각조차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나라 술의 역사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이전인 마한시대부터 한 해의 풍성한 수확과 복을 기원하며 맑은 곡주를 빚어 조상께 먼저 바치고 춤과 노래와 술 마시기를 즐겼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한국에서는 농사를 짓기 시작했을 때부터 술을 빚어 마셨고, 모든 행사에는 술이 애용되었다. 고구려를 세운 주몽의 건국 전설에 보면, 천제의 아들인 해모수가 능신 연못가에서 하백의 세 딸을 취하려 할 때, 미리 술을 마련해 놓고 먹여 취하게 한 다음 수궁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여 세 처녀 중의 큰딸인 유화와 인연을 맺어 주몽을 낳았다는 기록이 있다. 당나라 풍류객들 사이에는 신라주가 잘 알려졌는데, 그 발효의 바탕은 누룩으로 술을 빚는 방법에 있었다. 이 술 제조기술은 일본에도 전해져 일본술의 발달에 크게 기여하였다. 삼국시대의 술은 발효원인 주국과 맥아로 빚어졌는데,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술은 고려주와 신라주로 중국 송나라에까지 알려져 문인들의 찬사 대상이 되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시대에 와서는 황금주·백자주·송주 등 술의 재료와 특징을 가지는 술이 출현하기 시작하여 조선시대 말까지 그대로 이어졌으나, 증류주가 유입됨으로써 오늘날과 같은 한국의 술문화 형성에 크게 기여하였다. 또한 송나라와 원나라의 양조법이 도입되면서 전래의 주류양조법이 발전되어 누룩의 종류나 주류제품의 다양성이 이때 나타났다.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는 유명주로 꼽히는 술이 정착한 시대로, 이 시기에 술은 고급화 추세를 보였다. 술의 제조 원료도 멥쌀에서 찹쌀로 바뀌었고, 발효기술도 단(單)담금에서 중양법으로 바뀌었다. 이때 명주로 꼽힌 것이 삼해주(三亥酒)·이화주·부의주·하향주·춘주·국화주 등이다. 조선시대 후기는 지방주의 전성기로서 지방마다 특색을 가진 다양한 술들이 맛과 멋을 내면서 나타났는데, 서울의 약산춘, 여산의 호산춘, 충청의 노산춘(魯山春), 평안의 벽향주, 김천의 청명주 등을 손꼽을 수 있다. 또한 조선시대 외래주로는 천축주(天竺酒)·미인주·황주·섬라주(暹羅酒)·녹두주·동양주·금화주·무술주(茂戌酒)·계명주(鷄鳴酒)·정향주(程香酒) 등이 이 시기에 유입되었다. 이후 근대 주류의 약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1916년 조선 총독부 주세법에 의하여 주류를 약주·탁주·소주로 획일화, 각 전통주의 맥이 단절되고 밀주로 전락 2.1920년 이후 누룩을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흑곡·황곡 등의 곡자(코지, Koji) 이용법으로 전환 3.1986년 전통민속주의 양조기능 보유자를 찾아내어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 향토술 제조 기능 보유자로 인정 4.1988년 민속주 전승과 보급에 장애가 되어 왔던 주세법 중 일부 관계 법규를 개정, 제한적 민속주 판매 보급길이 열림 5.1989년 24종의 민속주 시험제조 허가, 제조면허·판매허가 개방 6.1991년 새로운 주세법 시행으로 전통민속주의 다양한 개발이 촉진되어 우리의 고유한 재래주를 되찾는 계기가 마련되었고, 지방 특유의 향토주가 활발히 제조 시판되기 시작하였다.

■전통주의 분류 ◎ 문헌적 고찰에 의한 전통주의 분류 서유구는 임원십육지(1827)에서 우리 술의 종류를 이류, 주류(酎類), 시양류(時釀類), 향양류(香釀類), 과나양류, 순내양류(旬內釀類), 제차류(醍?類), 앙요류, 예류(醴類), 소로류(燒露類), 의주(醫酒)의 11종으로 분류하였다. 이성우 교수는 서유구의 분류법을 현대적 어휘로 재구성하여 常用藥酒(이주), 特用藥酒(주류, 시양류), 濁酒(앙요류), 紅酒와 白酒(제차류), 甘酒(예류), 加香酒(향양주), 果實酒(과양류), 燒酒(소로류), 藥用燒酒와 藥用藥酒(의주류), 速成醱酵酒(순내양류)로 분류하였다. 이는 제법, 음용목적, 원료 그리고 맛과 색 등에 따른 분류로서 광범위하게 분류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오늘날의 주류 분류법에 준하여 양조곡주(釀造穀酒), 증류주류(蒸溜酒類), 기타주류(其他酒類)로 구분하였다. 양조곡주는 가장 오래된 우리의 전통곡주이며, 순곡주류와 약용 가향곡주류로 구분된다. 순곡주류는 거르는 방법에 따라 탁주·약주·청주로 나누어지나, 그 기본 제조방법은 동일하다. 고문헌에 언급된 술의 대부분이 발효곡주인 만큼 그 종류도 다양하다. 쌀을 사용하는 순곡주류는 덧술의 횟수에 따라 단양주류·이양주류·삼양주류·사양주류로 나뉘어진다. 단양주와 이양주는 일반발효와 속성 발효로 만들어질 수 있으며, 삼사양주는 주로 저온 장기 발효로 만들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약재나 향료를 혼합하여 발효시킨 혼양곡류는 약용 및 가향 곡주로 분류하였으며, 발효 후 약재나 가향재료를 혼합하여 음용하는 것은 제외하였다. 소주류는 고려시대 이후에 우리나라에 도입되어 보편화된 것으로, 여러 종류의 곡물을 발효원료로 하여 생산된 알콜을 증류해서 만든 발효 증류주이다. 순수한 곡물만으로 발효시켜 증류한 술은 순곡소주라 하고, 소주 제조에 약재와 가향물질을 혼합하여 발효시킨 혼양주를 약용소주 및 가향소주로 분류하였다. 우리나라 주세법상의 주정구분은 양조주·증류주·재제주로 분류한다. 그리고 재제주라 함은 주류의 1종에 다른 주류 또는 기타 물료를 혼화하여 제성한 것을 말한다. 따라서 기타주류에 혼성주류·과실주류·이양주류 및 특수 주류를 포함시켰다.

명절에만 찾지 말고 선조들의 풍류를 즐겨보자 흔히들 비가 오는 날이면 부침개에 동동주 한잔, 무더운 여름날에는 시원한 맥주 한잔, 스트레스 받는 날이면 소주 한잔, 기쁜 날이면 샴페인 한잔을 하자고 한다. 자연적으로 발효돼 알콜 성분이 생긴 과실주를 우리 술의 기원으로 볼만큼 술은 인류가 문명생활을 하기 훨씬 이전부터 마셔 술만큼 역사가 길고 인간들과 희노애락을 함께한 음식은 없는 듯하다. 인간이 사는 곳에는 언제, 어느 곳이나 술이 있다. 사람이 모이면 술을 빚었고, 술이 있으면 사람이 모이고 문화가 싹텄다. 술은 사람을 기쁘게 만들고 시름을 잊게 하며, 마음의 문을 열어 주기에 술잔을 가운데 두면 모든 은원은 녹아내리고 사랑과 우정이 싹트며 문화와 인종의 벽도 허물어진다. ‘취중진담(取中眞談)’ 이라는 노래제목이 있듯이 오고가는 술잔 속에 진실이 담긴 대화가 이뤄지기도 한다. 이러한 술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자연환경에 어우러져 빚어져 왔다. 한국의 술문화는 역사가 매우 깊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그 종류가 수 백여 종에 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의 경제생활이 조금씩 여유를 찾아갈 무렵 우리고유의 술은 오히려 밀주라는 이름으로 버림을 받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외국 술들이 판을 치게 됐다. 그 결과 국내 전통주 문화의 흔적이 모조리 지워져버려 이를 찾으려해도 찾을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우리는 은근히 전통주를 무시한다. 막걸리는 아저씨들이나 마시는 술, 머리 아프고 속이 좋지 않은 술로 인식한다. 진정한 우리 술은 숙취가 없이 빨리 깨고 뒤끝이 깨끗하다고 한다. 아울러 과거 냉장고나 저온 저장고와 같은 시설이 없었던 시절에도 술을 반주로 즐기기 위해 저장성과 보존성이 높은 술을 빚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단맛이 강하고 향이 뛰어난 술이 만들어 졌다고 전해진다. 우리 전통주의 완성도는 아직 불충분할지 몰라도 그 미덕과 풍류는 훌륭하다. 늦은감이 없지 않지만 우리는 잃어버린 전통주의 뿌리를 찾고 그 술과 함께 했던 선조들의 고유문화를 복원시켜 이를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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