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인들의 교통사고 사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의 교통안전 의식 수준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운전자가 자신은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반면 다른 운전자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97.5%가 스스로 ‘교통법규 준수를 잘 하는 편’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한 반면, 다른 운전자의 교통법규 준수에 대해서는 55.4%가 ‘잘 지키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응답자 중 음주운전 경험이 있는 운전자도 적지 않았으며, 무려 연간 3회 이상 음주운전을 반복한다고 대답한 사람도 있었다. 음주운전자들에 대한 처벌과 교정교육 강화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처럼 교통법규 준수에 대한 운전자들의 의식과 실제 행동에는 괴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들의 낮은 교통안전 의식 수준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교통법규 위반과 교통사고 여부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교통법규 위반으로 인한 단속 여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24%가 ‘위반으로 경찰에 단속된 적이 있다’고 대답했고, 교통사고의 경우도 23.4%가 ‘교통사고를 낸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교통법규 ‘나만 잘 지켜?’ 운전자들의 안전 불감증에는 남성과 여성 운전자들 간의 ‘신경전’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여성 운전자의 경우 61.9%가 ‘남성 운전자에게 위협운전을 당했다’고 말했으며, 남성 운전자 역시 9.4% 정도가 ‘여성 운전자에게 위협운전을 해봤다’고 답했다. 이러한 현상은 교통사고 위험을 인식하기에 앞서 여성을 얕잡아보는 남성의 우월심리에서 비롯되지만, 도로 위라는 사실을 망각하면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 밖에도, 교통정책에 대한 평가에서 56.8%가 교통위반 단속 기준 및 처벌을 현재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운전시 교통사고 위험 체감에 대해서는 83.9%가 ‘교통사고 위험을 느낀다’고 응답해 평소 운전자들의 교통사고에 대한 체감률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우리나라 교통문화의 문제점으로는 49.9%가 운전자들의 ‘교통안전 의식 부족’을 지적했으며, 다음으로 ▲도로구조 ▲신호체계 ▲단속 및 처벌 등 교통법규의 문제 순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 피해비용은 후진국 수준 지난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일어난 교통사고 발생 원인을 도표로 살펴보면, ‘안전운전 불이행’으로 인한 사고는 최근 많이 줄어든 반면, 안전거리 미확보나 교차로 통행위반에 의한 사고는 꾸준히 늘고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사고원인 중 하나가 바로 ‘과속’이다. 1995년 당시 과속으로 인한 사고는 2,087건에 달한데 비해, 2005년에는 444건으로 현저히 줄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최근엔 안전거리 미확보 사고가 중앙선 침범보다 더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됐다. 예를 들어, 앞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가려고 후진을 하다 뒷차와 추돌했다면, 사고의 원인을 중앙선 침범이라고 보기보다는 안전거리를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고로 처리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통사고는 인적·물적 피해비용에 비해 사고처리를 위한 사회기관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우리나라는 허술한 조치로 인한 사망자 수가 일본과 영국에 비해 자동차 1만대당 약 3.2배에 이른다. 또 인명피해 1건당 사상자 비용은 약 2,011만 원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도로종류별 사상자 비용으로는 고속국도 사고 1건당 6,164만 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사고유형별로는 차량 단독사고 1건당 6,856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륜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륜차 사고 1건당 사상자 비용은 2,570만 원으로 전체사고 사상자 비용에 비해 약 1.3배 높게 나타났고, 단독사고의 경우 건당 평균 사상자 비용이 무려 1억142만 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륜차 사고 1건당 사상자비용의 약 4배, 전체사고 1건당 사상자 비용의 약 5배나 높게 나타났다. 이 밖에도, 최근 증가하고 있는 음주운전사고 1건당 사상자 비용은 2,163만원, 보행자 교통사고 한 건당 사상자 비용은 2,673만원이며, 대형 교통사고의 경우 한 건당 사상자 비용이 7억 4,182만 원으로 전체사고 사상자 비용에 비해 무려 37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제주시는 교통사고예방을 위해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과 관련 부서가 모두 나섰다. 제주시는 ▲차량 통과 거리 단축으로 인한 원활한 통행 ▲횡단보도 이용 주민들의 보행동선 단축 ▲보행자 안전을 위해 교차로 방향으로 횡단보도 이동 ▲감속차로 시설 구축 등 사고예방에 힘 쓸 예정이다. 또 올해 7억원을 투자해 교차로 등 개선사업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선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