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JOO 인터뷰 “성대결절보다 무서운 일은 노래를 못하게 되는 일이었어요”
싱글 앨범 <어린 여자>로 2008년을 화려하게 장식할 것을 예고한 신인가수 주(JOO)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JYP 엔터테인먼트. 박진영이 키워낸 월드 스타 비를 비롯해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사랑을 받는 여가수 임정희, 지난 한해 대한민국 전역에 열풍을 일으키며 국내의 신인가수상을 모두 휩쓴 ‘국민여동생’ 가수 그룹인 ‘원더걸스’ 등을 낳은 눈부신 광채가 나는 곳이다. 그러나 그 실체는 대로변에서도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 있는 ‘JYP 엔터테인먼트’ 간판만 내걸은 허름한 건물로 “이곳이 과연 JYP 맞아?”라는 허무함을 안겨주었다.
내부는 더했다. 수많은 히트곡을 낳은 곳답게 고급 바 분위기의 내부일 거라 상상을 했건만, 실상은 쥐죽은 듯 너무나도 조용했다. 갑자기 이런 말이 떠올랐다. “훌륭한 아이를 낳기 위해서 조용한 클래식을 들어야 한다.” 불현듯 JYP 엔터테인먼트가 태교에 온 정성을 기울이는 어머니처럼 느껴졌다.
이곳에 온 목적은 아직은 신인이지만 박진영의 이름 석 자만으로도 곧 있으면 ‘크게 될 인물(巨人)’임을 예고한 신인가수 ‘JOO(본명 정민주)’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이다. 올해 만으로 17세. 160cm의 아담한 키에 살짝이라도 훅 불면 금방이라도 꺾여질 듯 가냘픈 몸매. ‘박진영의 보석’이라 소개하는 신인가수 JOO. 그녀는 려원을 닮았다는 말에 화들짝 놀라면서도 기쁜 감정을 감추지 못한다.
“그런 소린 처음 들어봤어요. 평소에 려원 언니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감사드려요”
아직은 모든 일들이 신기하고 떨리기만 한 그녀이지만, 그녀는 지난달 11일 KBS 음악 프로그램 ‘뮤직뱅크’서 데뷔 무대 라이브를 거침없이 치러내 보여 “역시 박진영의 새 카드다”라는 찬사를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 신고식을 마쳤다.
JYP의 신병기로 매력·실력·가능성까지 3박자를 두루 갖춘 JOO였지만, 데뷔 후 불과 며칠, 철없던 시절의 흡연·음주 사진에 이은 키스 사진의 유포는 “세상은 절대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갓 데뷔한 어린 신인에게 뼈저리게 깨닫게 해주었다.
“솔직히 무섭고 두려웠어요. 그러나 지난날 철없던 행동이고 지금은 많이 뉘우치고 있으니 현재의 노력하는 모습을 잘 지켜봐 주세요.”
‘JOO’는 데뷔한 지 불과 2주가 지나는 동안 두 번의 심한 홍역을 치렀다. 어린 나이에 ‘막장신인’이라는 주위의 비난 섞인 말을 들으면서도 무대 위에서 꿋꿋하게 열창하는 모습은 “무대 위에서 노래 부를 때가 가장 행복해요”라는 그녀의 말을 실감하게 한다.
인터뷰 내내 JOO는 싱글벙글 웃으며 자신에게 쏟아지는 질문을 뭐가 그리도 신나는지 혼잣말로 되물으며 성실히 이야기해 주었다. 대답을 하는 그녀의 천진난만한 모습은 데뷔 전 이런 날이 오기만을 꿈꾸며 혼자 인터뷰 연습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재밌는 상상을 하게 했다.
JYP에서 2년 동안 가수준비한 걸로 알고 있다. 고된 생활이지 않았는가?
“아니예요. 저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장소가 있고,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이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요. 단지, ‘성대결절’로 5~6개월간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되었을 때가 정말 괴로웠어요. 이러다 낙오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무엇보다 노래를 너무 부르고 싶었어요”
데뷔 결정이 났을 때 기분은 어땠는가?
“갑작스러웠어요. 임정희 선배처럼 저 역시 오랜 기간 트레이닝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게 이런 기회가 빨리 찾아와서,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두렵기도 했고, 고민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많은 분들이 용기를 주셨고, 믿어주셨어요.”
데뷔 결정이 났을 때 제일 처음 떠올랐던 사람은 누구?
“엄마요. 엄마가 꿈이 가수셨어요. 속 많이 썩혀 드려서 늘 죄송했는데, 제가 대신해 엄마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되어 너무 행복했어요.”
팬들에게서 선물을 받았는가? 어떤 선물이 가장 기억에 남는가?
“제 사진을 퍼즐로 만든 액자요. 연습생 시절, 비 오빠랑 원더걸스가 팬들에게서 사진 퍼즐 액자를 선물로 받았는데, 보면서 너무 부러웠거든요. 정성이 가득 담겨 있는 선물을 좋아해요.”
닮고 싶은 가수가 있는가?
“외국 가수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한국 가수는 ‘박정현 선배님’이요. 노래를 부르실 때의 열정이 온몸으로 전해져 오거든요.”
노래를 부를 때 힘없이 어딘가를 응시하는 것 같은데 어디를 보는 건가?
“아직 감정이입이 잘 안 돼서 다른 선배 가수들처럼 카메라를 보면서 부르는 일은 힘들어요. 어두운 구석을 보면서 가사와 노래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JOO’는 ‘박진영의 보석’이다. JYP 사단의 다른 가수들과 비교할 때 자신만의 매력을 꼽는다면?
“제 목소리는 임정희 선배님처럼 파워풀한 목소리는 아니지만, 박진영 PD님께서 ‘나이보다 어린 음성’이라고 ‘음성이 보석’이란 말씀을 해주셨어요.”
올해 고3이 된 걸로 알고 있다. 대입 준비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사실 시간이 없어서 공부할 시간은 부족하지만, ‘원더걸스’ 선예 언니 등에게 모르는 건 물어보면서 틈틈이 할 생각이예요.”
가수 비, ‘원더걸스’의 소희 등 많은 가수들이 연기자로도 그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데, 연기할 계획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연기를 하고 싶으며, 상대 배우는 누구와 하고 싶은가?
“연기도 시켜만 주시면 정말 하고 싶어요. 남녀 간의 사랑연기는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무리일 것 같지만, 우선은 재밌는 시트콤에서 연기해보고 싶어요. 상대배우는 ‘이범수’씨였으면 좋겠어요.(웃음)”
2008년 목표가 있다면?
“작년 말 원더걸스가 신인가수상을 수상했는데, 저도 올 한해 열심히 활동해서 신인가수상을 받고 싶어요.”
CNB 독자들에게 한마디?
“언제나 열심히 노래하는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도 많이 봐주세요.”
<이우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