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화려하다.” 영화 <비스티 보이즈>(Beastie Boys)가 실체를 드러냈다. 3월 31일 오후 6시 <비스티 보이즈>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압구정 클럽’에서 제작보고회를 갖고 꼭꼭 숨겨두었던 화려한 장막을 모조리 걷어내기 시작했다. 회견장 안은 밤의 세계를 배경으로 다룬 영화를 그대로 재현한 듯, 많은 취재진으로 가득찼음에도 불구, 스산함과 적막이 흘렀다. 호스트들은 겉으로는 화려하고 젊음이 가득하지만, 그 인생은 화려함 뒤에 밀려오는 고독과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하루하루 술에 취하고 담배 연기에 찌들어 산다. 영화는 이들의 꿈과 우정을 거침없이 그렸다. ■국내 최초로 호스트의 라이프 스타일 담았다 대한민국 최고의 럭셔리 신 공간 청담동을 배경으로 호스트의 라이프 스타일을 그린 리얼 드라마 <비스티 보이즈>는 ‘화려한 명성’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청담동 호스트들의 실제 생활을 반영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BMW를 몰고 청담대로를 질주하는 호쾌한 젊음을 즐기며 ‘사업’을 위해 외모를 가꾸고 체력을 관리하는 이들은 모두가 잠드는 시간 그들만의 화려한 밤을 시작한다. 화려한 밤의 세계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부유했던 과거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청담동 No.1 호스트 승우와 사랑도 꿈도 내일로 미룬 채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을 즐기는 호스트 바의 리더 재현. 그들은 오늘도 쿨하고, 폼나고, 화려한 라이프 스타일을 고수하며 럭셔리의 대명사 청담동을 배회한다. 그러던 승우는 자신과는 또 다른 면을 지닌 지원의 순수함에 끌리고, 승우의 누나 한별과 동거하던 재현은 새로운 ‘공사’ 상대를 만나면서 매일 반복되던 그들의 삶은 조금씩 변화하게 된다. 청담동 No.1 호스트 승우와 호스트들의 리더 재현으로 분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가지고 열연한 윤계상과 하정우는 실제 호스트의 모습처럼 리얼한 연기를 펼쳤다. 최근 충무로에 불고 있는 ‘두 남자 영화’ 열풍의 주역으로 떠오른 윤계상·하정우의 신선한 조합은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비스티 보이즈> 4월 30일 첫 개봉. ■젊음 쏟아 부은 영화젊은 배우·감독 만나다 아직 어리지만, 실력만큼은 스티븐 스필버그윤종빈 감독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로 2006년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분에 초청받으며 세계적인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윤종빈 감독. 그는 <용서받지 못한 자>로 2005년 부산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PSB관객상, 넷팩상까지 수상하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오른 그가 야심차게 준비한 차기작 <비스티 보이즈>는 ‘호스트’라는 이색적인 이야기를 영화 속에 담았다. 윤종빈 감독은 실제로 8개월간 호스트바에서 웨이터로 생활하며 그곳에서 익힌 리얼한 체험을 영화에 고스란히 녹여 양지로 드러나지 않았던 호스트의 생활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사랑하고 싶은 호스트 승우 역윤계상 영화 데뷔작 <발레 교습소>를 통해 제41회 백상예술대상 신인 남자 연기상을 수상하며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윤계상. <비스티 보이즈>에서 그는 잘생긴 외모와 세련된 매너의 No.1 호스트 승우 역을 맡아 데뷔 이래 가장 눈에 띄는 변신을 시도했다. 호스트의 삶을 리얼하게 표현하기 위해 캐스팅 직후부터 실제 호스트에게 자문을 구하고,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는 후문이다. 미워할 수 없는 호스트 재현 역하정우 데뷔작 <용서받지 못한 자>로 단번에 한국영화비평가협회 신인 남자 연기상을 수상하며 타고난 연기력을 과시한 하정우는 지난 3월 450만 관객 흥행에 성공한 화제작 <추격자>에서 소름 돋는 살인마로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며 명실공히 연기력과 흥행성을 겸비한 배우로 떠올랐다. 이번 영화는 윤종빈 감독과의 두 번째 만남이다. 그는 <비스티 보이즈>에서 능글맞고 뻔뻔한 호스트바 리더 재현으로 분해 이번에는 관객에게 공포가 아닌 남자다운 그만의 매력을 보여준다. 호스트가 사랑한 여자 지원윤진서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에서 금지된 사랑으로 피할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 수아 역을 맡아 신인 여배우로서는 과감한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의 주목을 받은 윤진서. 그는 출연작마다 독특한 개성을 발휘해 연기의 범위를 예측하기 힘든 배우라는 찬사를 받았다. 윤진서는 <비스티 보이즈>에서 호스트를 사랑하게 된 여자 지원으로 분해 격렬한 감정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면서 새로운 변신까지 시도했다. <비스티 보이즈> 이것이 궁금하다! Q&A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는 군대 내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고, 이번 영화에서도 남자들의 세계를 다뤘는데, 영화의 수위가 궁금하다. 또, 호스트바 잠입 취재는 어떻게 했는지. “특별히 전작과 연관 지어 남자들의 세계를 다뤄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냥 내가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다 보니 남자들이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게 됐다. 수위는 사실적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는 말로 대신하겠다. (잠입취재는) 어릴 적 친구 중에 호스트바에서 일하는 친구가 있어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기 때문에 별로 어렵지 않았다(윤종빈).” <추격자>가 여전히 흥행을 하고 있는데, 두 영화에 대한 애정의 비중을 가린다면? “두 영화는 비교할 수가 없다. <비스티 보이즈>는 2년 전부터 감독과 함께 준비한 작품이다. 그만큼 기다려 왔고, 남다른 애정과 기대를 갖고 있는 작품이다(하정우).” 에이스 호스트를 연기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점이 있나? “배우·감독과 많은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연기호흡을 맞추는 일과 주량을 늘리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생각한다. 감독이 처음에 살을 좀 뺐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는데, 술살만 5kg 찌더라(윤계상).” 윤계상과 하정우 두 사람 다 ‘오빠’다. 두 오빠들과 촬영한 소감은? “영화를 준비하는 ‘프리 프로덕션’ 기간이 매우 길었다. 이 기간 동안 오빠들과 술도 많이 마시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래서 더욱 진솔한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다른 영화보다 <비스티 보이즈>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윤진서).” 능글맞은 재현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재현은 항상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배우 하정우는 거짓말을 하면 얼굴에 바로 표시가 난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표가 안 나면서 거짓말을 할지 항상 고민하고 노력했다(하정우).” 감독이 바라보는 각 배우의 장점은 무엇인가? “윤계상은 항상 진심을 담아 연기하려고 노력하는 배우다. 전작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도 함께 한 하정우는 다양한 캐릭터를 충분히 소화해내는 기술적으로 타고난 배우다. 또, 윤진서는 표정과 뉘앙스가 풍부한 배우다. 그녀를 보면서 나의 연출 방식도 달라지곤 했고, 여자에 대해 많이 배우는 계기가 됐다(윤종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