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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뮤지컬 데뷔, 승리?

소년·소녀의 수줍은 사랑 뮤지컬 <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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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3호 이우인⁄ 2008.04.14 17:49:36

뮤지컬 <소나기>가 4월 10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세종 M씨어터’에서 프레스 리허설을 갖고 그 빛나는 향연을 자랑했다. 국내 최고 인기 그룹 빅뱅의 메인 보컬리스트 승리(본명 이승현)가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된 <소나기>는 황순원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창작 뮤지컬이다. ‘서울시뮤지컬단’ 유희성 단장은 지난해 뮤지컬 <애니>의 연출로 깊이 있는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캣츠><레미제라블>의 공통 특징은 그 나라의 대표문학을 뮤지컬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이다. 유 단장은 이 점에 착안해 대한민국 대표문학으로서 손색이 없는 소설 <소나기>를 2008년 상반기 작품으로 선택했다. 척박한 사회에 묻혀 아날로그적인 따뜻한 감성을 잊어가는 현대인들에게 훈훈하고 소박한 미소를 찾아주고자 2004년에도 선보인 뮤지컬 <소나기>를 다듬고 재구성했다. <소나기>는 짧은 일주일 간의 오디션 배우 모집에 260명이 모여 대성황을 이루었고, ‘승리의 출연’, ‘깊이와 대중성을 갖춘 음악’, ‘독특한 무대연출 계획’을 통해 예비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또한, 공연 오픈 전인 7월 21일부터 29일까지 일본 오키나와 시에서 주최하는 ‘2008 키지무나 페스타’에 초청되었으며, ‘2008 부산국제연극제’에 폐막작품 초청작으로 확정되는 등 국내외 예술무대의 잇단 러브콜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프레스 리허설에는 메인 배역으로 승리(동석 역), 이연경(소녀 역), 왕은숙(동석 모) 등이 출연했으며, 공연이 종료된 후에는 연출자 및 주요 제작 스태프와 메인 배역을 맡은 배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 소설 <소나기>는 어떤 작품? 소설 <소나기>는 1953년 5월 <신문학> 4호에 발표된 황순원의 단편소설로, 사춘기 소년과 소녀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일인칭 관찰자 시점이면서도 심리 묘사가 뛰어난 소설로 잘 알려진 이 작품은 현재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다. <소나기>는 순수문학 작품으로서 오랫동안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서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청순한 소년과 소녀의, 우리가 차마 ‘사랑’이라고 부르기는 조심스러운, 애틋하고 미묘한 감정적 교류를 잘 쓸어 담고 있어 이 시기 작품세계의 극점에 선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소나기>는 <학> <왕모래> 등과 함께 활발한 번역으로 영미 문단에 소개됐으며, 유의상이 번역한 <소나기>는 1959년 영국 ‘Encounter’지의 콘테스트에 입상, 게재되기도 했다. ■ ‘수묵화 판타지’ 무대연출·장르 넘나드는 음악 원작 <소나기>의 빼어난 감성을 여과 없이 전달하기 위해 꾸며진 무대연출은 실제 무대 위로 쏟아지는 2톤 분량의 소나기와 환상적인 영상, 수묵화 색채의 조명 디자인이 핵심이다. 관객은 무대 전체로 쏟아지는 소나기와 무대 위에 형성되는 시냇물, 비에 흠뻑 젖은 채로 노래하는 배우들에게서 원작 단편소설 소나기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을 공연예술로써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아날로그 사운드와 현대의 모던한 사운드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음악은 세대를 뛰어넘는 ‘사랑의 영원성’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원작의 아름다운 언어표현이 음악으로 구체화되었기에, 작품 전반에 따뜻한 서정성과 자연적 색채의 음악이 가득하다. 어쿠스틱 사운드와 하모니카 선율로 꾸며진 ‘마음 깊은 곳에 간직해’가 원작 소설의 아날로그 감성을 표현한다면, 모던 락의 ‘형님이 나간다’와 ‘소풍’은 현 시대 청소년의 학창시절을 그들의 음악으로 경쾌하게 묘사한다. 이러한 음악적 요소를 통해 청소년 관객은 뮤지컬 소나기를 과거 부모님 시대의 아련한 이야기가 아닌, 현재 그들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작품으로 인식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자간담회 말 말 말 동석 역…승리 / 공연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시종일관 장난기 넘치는 미소로 화답한 승리. 박수 소리가 없으면 오버 액션으로 박수를 치고, 호응이 없으면 환호를 하는 등 그의 천진난만함에서 “소년 동석의 나이대와 비슷한 승리의 캐스팅에 만족한다”고 말한 작가의 기분에 공감했다. “뮤지컬 배우 승리입니다(웃음). 이렇게 자기소개하고 싶었습니다. 대중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그룹 빅뱅의 멤버이다 보니, 처음에 제가 뮤지컬을 한다 했을 때 의아해한 사람도 기대한 사람도 많았어요. 그만큼 저도 열정을 갖고 연기에 임했습니다. 평소 너무 하고 싶어 한 노래·연기·춤 세 가지를 한꺼번에 할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한 달 동안 빅뱅의 승리가 아닌 수줍은 소년 동석으로 살겠습니다. 아직 어리고 소심한 A형이니 제 연기에 대해 좋은 평가 부탁드려요. 혹평하는 기자분 있으면, 저 승리 반드시 찾아내서 이메일로 괴롭힐 거예요(웃음).” 작가…최명숙 / “<소나기>의 매력은 말을 많이 하지 않고, 물리적인 접촉이 없는 가운데서도 남녀가 진실한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에요. 뮤지컬도 주인공의 대사가 적습니다. 따라서, 뮤지컬의 특성도 살리고 소설이 풍긴 정서에 도달하는 일에 중점을 두면서 집필했습니다.” 연출·각색…유희성 / “2004년 초연 때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의 과거 정서와 현재 청소년들의 의식을 병렬식으로 구성하여 동시대성을 향유하려 했다면, 이번에는 현재에서 시작하여 과거, 즉 아날로그적인 정서로만 일관하다 마지막에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액자식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원작의 정서와 단편 소설의 심플하면서도 솔직하고 깊이 있는 문체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려 내려 했습니다. 실제로 비를 뿌리는 소나기 장면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신할 수 있죠.” <소나기> 초긴장 BEST3 #1. 첫 만남…승리의 수줍은 소년 연기 압권 매일매일 반복되는 등굣길의 버스 정류장.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상이 지루하기만 한 동석에게 다가온 낯선 소녀. 설레는 마음에 버스를 놓치고, 동석과 소녀는 갈꽃 사이를 함께 걸어 등교를 하게 된다. #2. 소나기…비에 흠뻑 젖은 승리의 메리야스 패션 ‘엄마야’ 데모를 해 경찰에 쫓기는 형을 생각하며 속상해하는 동석에게 소녀는 마음을 달래 주기 위해 저 너머 산에 함께 가자는 말을 건넨다. 신이 난 동석은 산에 올라 마타리 꽃을 꺾어주며 남자다운 모습을 보이려 노력한다.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에 놀라 뛰다 넘어진 소녀를 업고 원두막으로 들어가는 동석. 소녀를 위해 비좁은 원두막에서 나와 비에 흠뻑 젖은 동석은 그래도 마냥 행복하다. #3. 이별…승리의 애절한 눈물 연기 소녀가 얼마 살지 못할 거라는 말을 친구에게서 건네들은 동석은 아무런 말도 못한 채 소녀의 집으로 달려간다. 새하얀 원피스만큼이나 얼굴이 창백해진 소녀는 동석에게, 지난 날 서로 나누었던 조약돌을 돌려주고 돌려받는다. 동석은 “이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소원인 걸”하고 말하는 소녀의 말에 절망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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