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후 세 달 만에 치러진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이 과반수 의석 확보에 성공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 총선결과를 놓고 노무현 정권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효과로 예상을 뒤엎고 과반수를 넘는 의석을 확보했었다. 그러나 17대 총선 후 노 전 대통령은 의회를 무시한 국정운영으로 인기가 추락,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후 열린우리당은 노 전 대통령을 버렸고, 드디어 노 전 대통령은 탈당하는 수순을 밟았다. 이와 관련, 이번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불안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는데는 성공했지만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우선 공천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박근헤 전 대표의 행동반경에 따라 한나라당은 두나라당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 내 박 전 대표 계보의 행동과 다수석을 확보한 친박연대의 활동에 따라 한나라당은 불안한 동거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한나라당은 총선에서 대폭 물갈이를 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이들의 의정 활동이 아직 미숙해 노무현 정권의 386의원을 닮은 꼴이 될 수도 있다. 이들 당선자들은 서민층을 대변하는 부류가 아닌데다 보수색채를 띠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자칫 잘못하면 민생을 뒷전으로 하고 이익단체나 있는 자를 대변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17대 국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친노세력 의원들의 행동으로 국민이 실망하자 열린우리당은 당명까지 변경하는 꼴의 수순을 밟았다. 이명박 정부의 국회에서도 이런 꼴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초선 의원들이 많은 것도 문제지만 이들 초선 의원을 진두지휘할 좌장이 없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의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과 이방호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낙마했기 때문에 이들 초선의원들을 컨트롤할 수 있는 훈장이 없다. 반면에, “살아서 꼭 돌아오라”고 외쳤던 박근혜 전 대표의 계보는 이번 총선에서 성공했고 외곽세력인 ‘친박연대’와 연대하여 이명박 정부의 비토 세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내세웠던 ‘한반도 대운하’사업에 대해 박 전 대표도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이 사업은 용두사미가 될 확률이 높다. 이에 더하여, 10년 만에 정권을 잡은 이명박 정부는 ‘강부자’ ‘강금실’ ‘고소영’의 신조어를 만들어 내면서 인사에서 불거진 문제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어, 행정부와 입법부가 서로 손발이 맞지 않을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식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 국정을 운영하는 꼴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다수당이 좋다”는 노 전 대통령의 말처럼, 이 대통령도 연정을 시도하거나 야당을 정치 파트너로 삼는 정치를 펴야 하지만, 정치경력이 짧은 이 대통령이 이를 발휘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이번 총선에서 낙마한 이재오 의원을 청와대 실장이든지 총리로 임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지금의 청와대 실장과 총리로는 18대 국회를 상대하기가 버겁다는 말이다. 노 정권 때 언론인 출신 비서실장이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해 열린우리당이 공중분해되었듯이, 지금 교수 출신으로 18대 국회를 상대하기가 힘들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정치보다는 경제 살리기에 주력하기로 해 정치를 상대할 파트너를 새롭게 구할 필요가 있다. 박 전 대표를 상대할 원군이 필요하다. 물론 정몽준 의원이 서울로 입성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아직 정 의원으로는 박 전 대표를 상대하기가 힘들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