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가 가정의 달을 맞아 4월 24일부터 5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을 갖고 5월 7일부터는 서울 인사동 낙원상가 4층에 ‘사춤 전용관’을 오픈하고 오픈 런으로 펼쳐진다. 이번 공연에는 이세준(재주꾼 역), 최힘찬(준 역), 김효정(선 역), 최성욱(빈 역) 등을 비롯한 국내의 내로라하는 댄서들이 참여해 100분 동안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2004년 10월 초연된 <사랑하면 춤을 춰라>(이하 사춤)는 약 3년 6개월 동안 700회의 공연 횟수를 기록하며, 4차례의 장기공연, 국내 34개 도시 초청공연, 2007년 5월 일본 초청공연 전회 매진의 기록을 세웠고, 춤을 소재로 한 non-verbal 퍼포먼스의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또한, 사춤은 힘을 뮤지컬의 총체성, non-verbal 형식의 신기함, 힘을 바탕으로 한 원시성, 대형 라이브 콘서트의 흥과 재미 등, 각 장르의 장점이 한 작품 안에 성공적으로 녹아들었다는 찬사와 감탄을 받고 있다. 사춤은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아이리쉬 댄스> <로드 오브 댄스> <포에버 탱고> 등 외국 작품에서나 가끔 명명되던 ‘댄스 뮤지컬’(댄스컬)이라는 장르를 우리나라에 성공적으로 끌어들인 획기적인 작품이다. 힙합·째즈·테크노·브레이크·팝 댄스에서 역동적이고 세련된 무대의 에너지가 객석을 일으키고, 대사 없이 춤과 노래만으로 관객의 정서와 정면 승부하는 공연으로 ‘춤이 언어가 되는 솔직한’ 댄스컬이다. 사춤은 준·선·빈 3인의 탄생부터 7세·15세·19세 등 성장기의 에피소드와 서로의 관계에 관한 서사이다. 노래를 제외한 모든 언어가 춤으로 표현되고, 극을 이끌어가는 재주꾼과 춤꾼들은 관객과 친근하게 어울린다. 생명의 탄생을 절묘한 영상과 매치시켜 표현하는 익살스런 ‘몸속의 생명들’, 랜턴이 날아다니는 듯한 착각을 만들어내며 정확한 큐 타임으로 승부하는 ‘랜턴 춤’, 숨소리조차 낼 수 없을 만큼 객석을 긴장하고 몰입하게 만드는 ‘관능과 유혹’, 힘과 멋이 잔뜩 들어가 객석에 앉아 자신도 모르게 팔을 휘젓게 만드는 강렬한 ‘영웅’, 탄성을 자아내는 기교와 개인기의 ‘퍼레이드’, 극의 하이라이트인 ‘경연’, 갈등의 해소 이후 절도 있게 움직이는 락킹과 군무의 결정체인 대단원 ‘Let’s dance‘에 이르면 관객은 일어나 리듬과 율동에 맞춰 몸을 흔든다.
■사춤이 대사를 배제한 목적이란? 애초부터 사춤이 무대에서 언어 대사를 없애버린 의도는 ‘작품의 세계화’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사춤은 2007년 5월 1일부터 7일까지 가진 도쿄 초청공연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뮤지컬계에 한류 열풍을 일으켰고, 한국과 일본의 댄서들이 한 팀을 이루는 한일 합작 “사랑하면 춤을 춰라”를 구상해 2009년 하반기에 서울, 도쿄 동시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는 국내 컨텐츠로 한일 합작품이 만들어지는 최초의 공연이다. 사춤은 또한 중국의 ‘장쑤성 연예집단 유한공사’로부터 사춤의 라이센스 판권 제안을 받아 협의 중에 있으며, 올해 8월에는 세계최고의 공연축제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한다. ■“언어 따윈 필요 없어”…사춤의 매력 사춤의 내용은 간단하다. 누구나 한 문장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아이가 태어나고 성장한다.” 끝이다. 줄거리가 단순하기 때문에 관객은 주인공의 감정에 동화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위험하다”면서 “감정이입은 금하시오”라고 사전에 멀티미디어를 통해 동의를 구한다. 사춤의 매력은 배우들의 현란한 댄스에 맞춰 함께 몸을 들썩이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사춤은 무대는 있지만, 엄밀히 말해 무대의 경계는 없다. 춤꾼들은 무대 앞뒤에서 갑자기 등장해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한다. ‘생일 파티 퍼포먼스’를 할 때는 춤꾼들이 앙증맞은 분장을 하고 나타나 관객의 어깨를 두드린다. 놀란 관객에게 춤꾼은 환하게 웃으며 사탕을 건넨다. 때로는 여자 관객을 무대 위로 올려 멀뚱히 서 있게 한다. 엉겁결에 올라온 여인은 다른 많은 관객들 앞에서 무대 위의 긴장감을 느끼며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배우는 무언가를 여인에게 요구하지만, 이 또한 언어가 아니라 몸짓이다. 여인은 답답함을 호소한다. 이를 보는 관객은 자지러진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 1분, 2분, 5분이 흐르자, 이내 여인도 배우가 된 것처럼 손발이 척척 맞는다. 즉흥적인 광경은 공연 곳곳에 배치돼,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사춤은 힙합·째즈·테크노·브레이크·팝 댄스 등 춤의 온갖 장르를 경험할 수 있어 볼 만하다. 고난도의 춤을 선보이는 부분에서는 댄서가 실수하지 않을까 숨죽이고, 섹시하고 관능적인 동작의 댄스에는 침을 꿀꺽 삼킨다. 하지만, 가장 즐거운 일은 배우들과 함께 춤을 추는 일이다. 사춤은 연기와 지도의 경계를 넘나든다. 관객이 가만히 앉아 있는 꼴을 못 본다는 말씀. 관객에게 박수를 유도하고 율동을 가르친다. 처음엔 귀찮아하던 관객도, 공연이 끝난 아쉬움을 박수갈채와 환호 대신 율동으로 대신한다. 사춤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랑하면 춤을 춰라’ 노래와 율동에 중독된다는 점. 공연장을 나서고도 한참 동안 귓전에서 노래의 멜로디와 가사가 맴돌고 두 팔은 내 신경의 관할이 아닌 양 율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