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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쇠고기 너나 드세요”

美 쇠고기 반대 쓴소리 연예인 급증
‘소신 있는 행동?’ VS ‘무책임한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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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6호 이우인⁄ 2008.05.13 16:44:06

4월 18일 타결된 한미 간 ‘광우병’ 쇠고기 수입협상과 관련하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연예인들의 ‘소신’ 있는 언행으로 ‘미친 소 파동’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소신 있는 행동…“잘한다 잘해” 영화배우 김민선은 5월 1일 새벽 ‘냉무-_-’라는 제목의 글에서 “정말 어이가 없다.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로 수입하다니...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낫겠다”면서 “나랏님은 국민의 안전, 건강과 행복을 지켜줘야 한다”며 MB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잊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린 사람이다. 돈이 아니란 말이다. 제발 우리를 두고 도박 같은 거 하지 말았으면 한다. 진저리가 나려고 한다. 이젠...”이라며 장문의 글을 마쳤다. 그녀의 발언은 네티즌들의 열띤 호응을 받으며 “소신 있는 행동”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민선뿐 아니라, 많은 연예인들이 미니 홈피와 팬 카페에 자신의 소신을 글로 표현해 이명박 정부와 쇠고기 수입 정책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탤런트 김혜성은 1일 오후 자신의 미니홈피 다이어리에 “미친 소는 절대 안돼. 배부르게 윗분들만 드세요”라고 직언했으며, 같은 날 김가연도 미니 홈피 제목을 “미국산 쇠고기는 청와대 주방으로”로 바꾸고 “값싸고 질 좋은 미국산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 뼈가 통째로 들어간 갈비탕을 청와대 점심 메뉴로 추천한다. 미국에서 국빈이 오면 이를 대접하라”고 제안(?)했다. 김지우도 3일 미니홈피 제목을 “다 미치셨군”으로 변경, “듣자듣자하니 너무하네. 먹고 죽으라는 거야, 아니면 아무 것도 먹지 말고 배고파서 아사하라는 거야?”라는 글을 올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에 반대하는 연예인의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화제를 모은 힙합 가수 김디지(본명 김원종)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니 자식이, 니 친구가 먹고 죽을 수 있다면 그딴 말이 입에서 나오겠냐? 성난 민심, 화난 국민, 도대체 우리들은 당신에게 무엇인가? 선택 전에 우리의 목숨 정도는 생각해 보았는가?”라는 노래 ‘Mad Bull’(미친 소, 狂牛)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탤런트 정찬과 김부선은 미국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해 보다 적극적으로 수입반대 운동에 나섰다. 지난 1월 대운하 반대 집회에 참여하며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소신 있는 생각을 밝혀 눈길을 끈 김부선(본명 김근희)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해 침묵시위에 동참했다. 김부선은 지난 총선에서 진보신당 홍보대사로 활동한 바 있다. 정찬은 3일과 6일 양일에 걸쳐 청계천과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 그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노동당 지지를 선언하는 등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분명히 하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정찬은 특히, 자유발언대에 올라 “나도 실용 좋아하고 대한민국이 잘 살기를 바란다. 그러나 도대체 30개월 넘는 쇠고기를 수입하는 대신 뭘 얻어 왔는지 궁금하다”면서 “우리 청소년들이 급식으로 광우병 쇠고기를 먹고 죽어 한반도 대운하에 뿌려지게 할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3일 방송된 MBC-TV 예능 프로그램 <명랑 히어로>의 출연자인 개그맨 김구라와 가수 이하늘도 “우리나라 국교를 힌두교로 바꿔라” “대통령이 잠이 덜 깨서 그런 결정을 했다”며 수입정책을 냉소적으로 비꼬았다. 이 밖에 가수 세븐, 프라임, 김희철, 하리수, 송백경, 배우 이동욱, 지진희, 최진실 등도 쇠고기 수입정책 반대의 대열에 용기 있게 동참해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날렸다. ‘순정만화’의 만화가 강풀(강도영)은 2일 오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카툰 ‘미친 소 릴레이’에서 “미국산 쇠고기 들어와도 안 먹으며 된다고 생각하나? 쇠고기가 원료로 들어가는 물질은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고 경고했다. 강풀의 만화는 인터넷 카페와 개인 블로그, 미니 홈피에 퍼지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무책임한 행동…“아이들 선동 안될 말” 한편, 정부와 일부 보수 언론들은 연예인들의 행동을 “괴담을 생성한다”는 노골적인 표현으로 비난했다. 연예인들이 광우병 논란을 부추긴다는 시각이다. 김민선의 발언을 두고 ‘조선일보’는 4일 사설 ‘정부는 쇠고기를 미선이·효순이 사건처럼 키울 셈인가’에서 ‘미친 발언’이라고 격하게 표현했고, 6일 기사에서는 한국외국어대 김우룡 교수(언론정보학부)의 말을 빌어 “스타들의 의견이라면 맹종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스타들의 얘기는 사회적 파장이나 영향력이 매우 크다. 증거나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얘기가 아닐 경우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연예인 ‘책임론’을 운운했다. ‘동아일보’는 7일 ‘유언비어, 거짓말, 미신에 포위된 나라’라는 사설을 통해 “한 연예인의 뒤틀린 현시욕의 소산으로만 치부하기에는 해악이 너무 크고 깊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매일경제’는 대중문화평론가의 말을 인용해 “감정적 발언을 한 연예인 중 상당수가 다소 잊혀진 스타들”이라고 평가하며 연예인 발언의 의도를 의심했다. 모 언론에서는 “거리 쇼 동원 위해 청소년들 선동…‘데모테인먼트’ 판친다”라는 제목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연예인이 등장하는 축제형식을 빙자한 정치적 집회 성격을 띤 ‘데모테인먼트’(시위를 뜻하는 데몬스트레이션과 연예 이벤트를 뜻함)로 흐르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전문가의 말을 빌려, “참가자들이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집회에 참가해 군중심리를 ‘즐기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부선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 연예인이 선동해 나오라고 해서 (10대들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정치인들은 국민을 졸(卒)로 보지 마라. 오히려, 우리보다 더 건강한 애들한테 배워라, 제발. ‘아이들 선동한다’ ‘좌파다’라는 말은 80년대에나 먹히는 얘기다”라며 연예인이 청소년들을 선동해 집회에 동원한다는 지적에 대해 비판했다. 통합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국무위원들이 국무회의에서 학생들의 자발적인 촛불문화제를 특정세력의 사주에 의한 철없는 행동으로 치부하고, 연예인들의 정당한 의사 표현을 명의가 도용된 것인 양 폄훼했다”면서, “‘80년대 관계기관대책회의’를 보는 듯했다. 공권력을 동원해 국민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헌법에 보장된 의사표현의 자유를 색깔론으로 덧씌워 신공안정국을 조성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미친 소 파동’ 문제를 “학생 탓, 네티즌 탓, 연예인 탓”으로 돌린 정부와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게시물을 올린 연예인이나 정치인의 미니 홈피를 집중 감시하며, 인터넷에 떠도는 ‘미친 소 논란’ 잠재우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게시물에 대한 ‘악의성’ 정도가 판단이 모호하고 구체적인 법적 근거도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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