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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계 이야기 다룬 드라마 ‘안방극장’ 공략

드라마 <온에어>를 필두로 ‘방송국’ 드라마 속속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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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호 이우인⁄ 2008.05.19 17:19:20

2008년 안방극장의 트렌드 하면 ‘방송가’ 일전에도 방송가를 배경으로 다룬 드라마는 많았지만, 주인공의 직업과 직장이 방송과 관련된 일에 한정됐을 뿐이다. 2000년에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중점적으로 다뤄 큰 반향을 일으킨 MBC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도 사실상 뉴스 보도국의 음모, 개인적인 사랑과 배신 등에 얽힌 진부한 이야기로 이어져 결국은 “식상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5월 15일 21부로 끝난 SBS <온에어>는 출발부터 달랐다. 방송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정공법을 이용해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온에어>는 시청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연예계의 업무적인 이야기를 중심으로 “연예계는 이런 곳이다”라는 핵심을 그대로 보여줬다. 시청자들이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공공연히 이야기하는 식상한 드라마의 소재, 화려한 대사에 비해 진정성이 결여된 드라마와 관련한 비판도 드라마 안에서 끄집어 내 시청자의 속마음을 대변했다. <온에어>의 캐릭터 또한 입체적으로 그려져 리얼리티가 강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국민요정’으로 불리며 도도하지만 항상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고, 톱스타로서 상처를 지닌 오승아(김하늘)를 놓고, “김은숙 작가가 영화배우 ‘손예진’을 염두에 두고 만든 캐릭터 아니냐”는 논란이 일 정도였다.

14일 밤 MBC 예능 프로그램 <황금어장>의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손예진이 이와 관련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서영은 작가(송윤아)는 초기에 주책맞은 과장연기로 ‘미스 캐스팅’이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시청율 제조기’ ‘흥행 불패신화’ ‘명품 대사빨’ 등 화려한 수식을 달고 다니는 대박작가로서의 희로애락을 사실적으로 표현해 시청자의 공감을 낳았다. <온에어>는 첫 회부터 사람들에게 공공연히 알려진 연예계의 ‘쉬쉬하는’ 예민한 문제도 다루며 리얼리티의 극을 보여줬다. 먼저 1회 방송에서 오승아가 “대상에 공동이 어딨어? 이게 개근상이야? 선행상이야?”라며 수상을 거부해 공동 수상을 남발하며 ‘출석상’이라고까지 폄하된 연말 시상식의 권위 문제를 비판했다. 3회에서 서영은 작가는 “오승아 씨 같은 배우가 회당 2,000만 원씩 가져가니까 간접광고를 안 할 수가 없다”며 방송가의 간접광고(PPL) 논란과 스타들의 개런티 거품도 지적했다. 방송 내내 드라마가 만들어지기까지 소속사와 방송사, 드라마 작가의 알력 다툼을 여과 없이 보여줘 흥미를 끌었다. 끝으로, 오승아에게 CF 섭외가 들어오자 소속사 사장이 광고회사 사주 아들에게 하룻밤 데이트를 마련하는 장면에서는 ‘연예인 성상납’이란 방송계의 루머와 과거 홍역처럼 퍼졌던 연예인 ‘섹스 비디오’ 파문도 다뤄 논란을 일으켰다. ■‘생방송’끝나고 ‘집중조명’ 받는다 <온에어>의 바통을 이어 김도훈 연출, 이기원 극본의 <스포트라이트>가 14일 첫 회 스타트를 끊었다. <스포트라이트>는 현 방송국 보도국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기자들의 세계를 전격 해부한 전문직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시작 전부터 <대장금>의 지진희와 <외출>의 손예진이 캐스팅돼 일본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며 일본 NHK의 자회사인 마이코(MICO)와 역대 MBC 드라마 판매가 사상 최고액으로 수출 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스포트라이트>는 의학전문 드라마로 2007년 초를 뜨겁게 달군 <하얀 거탑>(안판석 연출)의 극본을 썼던 이기원 작가가 방송기자 출신들의 도움을 받아 가며 극본을 쓰고 있어 그 리얼리티에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온에어>가 연예계에 몸담고 있는 연기자, PD, 드라마 작가 등의 이야기를 신랄하게 파헤쳤다면, <스포트라이트>는 기자, 보도국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다룬다. 예전에도 MBC의 <인어아가씨>처럼 기자가 직업인 주인공이 나온 드라마는 더러 있었다. 하지만, 형식적인 모습, 남들이 어느 정도 “기자는 이럴 것이다”라고 예상하는 모습들만 그렸을 뿐, 기자의 내면세계를 다룬 드라마는 전무했다. <스포트라이트>는 “특종과 기사를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취재할 것인가?”와 “좀 더 힘들더라도 정식 절차를 밟으며 취재할 것인가?”,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쉽고 재미있는 기사를 보도할 것인가?”와 “조금 어렵더라도 심층적이고 깊이 있는 기사를 보도할 것인가?” 등 현직 기자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들어 기자들이 흔히 빠지는 현실적 딜레마와 저널리즘의 문제까지 파고든다. 올해 말에 방송될 예정인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의 주요 배경도 방송사다. 드라마 제작 과정의 전반을 다루며, 특히 방송 스태프들을 집중 조명, 생동감을 살릴 계획이다. 이 드라마 또한 기대를 늦출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동갑내기 한류 스타 송혜교와 현빈이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극중 송혜교는 당차고 거침없는 성격의 전문직 여성, 현빈은 촉망받는 지적인 방송사 PD 역으로 출연한다. 이들뿐 아니라, KBS2 TV <바보 같은 사랑> <거짓말> 등의 사실적이고 진정성을 담은 드라마를 통해 고정적인 팬 층을 확보하고 있는 표민수 PD와 노희경 작가가 6년 만에 의기투합한 드라마로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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