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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다가온 짧지만 지독했던 사랑에 대하여…

SBS 한일합작 드라마 ‘도쿄, 여우비’ 제작보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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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8호 이우인⁄ 2008.05.26 12:11:26

첫 사랑과의 ‘재회’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있다. 지난해 동영상 파문을 일으킨 가수 ‘아이비’(IVY)가 우정 출연해 화제를 모은 한일합작 드라마 ‘도쿄, 여우비’. 6월 2일 첫 방송되는 ‘도쿄, 여우비’는 기획과 연출과 후반작업은 한국에서, 제작은 일본에서 이뤄지는 국내 최초의 공동제작 드라마이며, 일본 TBS 방송의 협력으로 철저한 일본의 제작 시스템 아래 제작한 국내 최초의 드라마이다. 또, 일본 스태프 및 배우가 공동 참여해 일본의 문화가 그대로 녹아 있는 작품이다. 총 제작비 16억 원을 들인 ‘도쿄, 여우비’는 시네마와 드라마를 접목시킨 ‘시네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키며 주목받고 있다. 5월 19일 오후 2시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도쿄, 여우비’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김태우, 김사랑, 오타니 료헤이, 이준형 감독이 참석해 드라마의 승전을 기원했다. ‘도쿄, 여우비’는 이수영의 ‘라라라’, 성시경의 ‘거리에서’ 등 수많은 뮤직 비디오를 통해 완성도 높은 연출력과 영상미를 선보인 이준형 감독의 드라마 데뷔작이다. 이미 여러 편의 스케일 큰 드라마 타이즈 뮤직 비디오를 연출하며 ‘멜로 감정선’을 이끌어 내는데 탁월한 연출 감각을 보여준 이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정통 멜로의 진수를 보게 될 것”이라며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특히, 주제곡인 ‘사랑아 어떻게’를 아이비가 불렀으며, 2004년 겨울에 ‘미사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KBS2)의 최성욱 음악감독, 드라마 ‘모래시계’(SBS)와 ‘태왕사신기’(MBC)의 조인형 편집감독 등이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올렸다. 또한, 일본판 드라마 ‘하얀 거탑’의 이선균 역으로 알려진 일본의 국민배우 ‘야마모토 가쿠’가 현수(김태우 분)의 초밥 스승인 ‘다나카 히루미’역으로 분했으며, 국내 CF에서 권상우, 장동건 등 한류 스타들과 호흡을 맞춰 청순하면서 깨끗한 이미지로 국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일본의 여배우 ‘오쿠다 에리카’가 출연해 일본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드라마의 하이라이트 영상과 애절한 발라드 ‘사랑아 어떻게’의 뮤직 비디오를 감상한 뒤, ‘도쿄, 여우비’의 주역들과 대화를 나눴다. ■일문 일답 ‘도쿄, 여우비’는 어떤 이야기인가? “누구나 첫사랑의 아픔을 겪습니다. 그리고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은 누구나 압니다. ‘도쿄, 여우비’는 ‘도쿄’라는 객지에서 가슴 아픈 첫사랑을 했던 남녀가 원치 않는 이별을 하고, 7년 만에 운명처럼 마주치는 재회에 대한 드라마입니다. 저에게도 첫사랑이 있었지만, 만나지 못했죠. 하지만,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보거든요. “우연히 길을 가다 첫사랑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할까?”라고요. 이 물음이 이 드라마의 화두입니다. 인생의 끝에서 첫사랑을 만나게 될 때, 어떻게 이어질지를 궁금하게 만드는 드라마가 ‘도쿄, 여우비’입니다.(이준형 감독)” ‘도쿄, 여우비’에서 각자 맡은 역과 소감을 들려 달라. “정현수 역을 맡은 김태우입니다. 개인적으로 제작발표회가 7년 만이군요. 정말 색다른 기분입니다. 이 드라마는 시놉시스를 보고 마음에 들어서 하게 됐습니다. 일본에서 한 달 반 동안 촬영을 했는데요. 전 스태프가 일본인이고, 일본인과 함께 제작했는데, 이런 특별한 기회가 다시는 올 것 같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걱정 반, 기대 반이었습니다. 지금은 촬영하는 내내 즐거웠다는 추억만 간직하고 있습니다. 나중에도 작품에 대한 생각보다는 촬영하는 동안 있었던 일들이 먼저 떠오를 것 같네요(김태우).” “여배우인 수진 역을 맡은 김사랑입니다. 수진은 7년 전에는 떠오르는 스타, 7년 후에는 한류 스타가 되는 당차고 예쁜 인물입니다. 대본을 읽으면서 대사와 스토리에 반해 선택하게 됐구요. 일본의 벚꽃길 등 아름다운 곳에서 촬영해 영상이 어떻게 나올까 정말 궁금했습니다. 비록 1년 전에 찍은 거라 기억이 선명하지는 않지만, 당시의 추억을 떠올릴 때마다 기분이 좋습니다(김사랑).” “유스케 역을 맡은 오타니 료헤이입니다. 캐스팅됐을 때, 유스케가 멋있고 젠틀맨인 캐릭터라서 걱정했습니다. 저의 평상시 모습과 정말 달랐거든요. 한국말이 어려워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감독님과 김태우 씨, 김사랑 씨가 많이 도와주고 친절하게 해 줘서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오타니 료헤이).” 일본 올 로케이션으로 제작한 드라마다. 제작 시스템이 일본과 달랐을 텐데, 에피소드가 있다면? “가까운 나라지만, 그쪽(일본) 스태프들은 전혀 다른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험난한 촬영이 될 것을 예감하고, 막대한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일본 현지 스태프들을 기용했습니다. 장단점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좋았어요. 앞으로도 우리의 추진력과 그들의 세세함을 합친다면, 좋은 작품이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2시간 만에 15개의 신을 찍어야 하는 아주 긴박한 상황이었는데, 일본 스태프들과 말이 안 통해서 난감했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가능했던 이유는 김사랑 씨와 김태우 씨가 집중력을 발휘해 줬기 때문입니다. 또한, 일본인들의 협조도 한 몫 했죠. 세계 최대의 수산시장이자 일본 서민문화의 상징인 도쿄 츠키치 시장에서 촬영을 달성한 것입니다. 일본에서도 뉴스나 다큐멘터리 외에 촬영허가가 나지 않아 게릴라 촬영만 가능한 장소로 유명한 곳이거든요. 그리고 “일본 스태프들에게 한국인의 부족함을 보이지 말자”고 배우들과 합심을 했습니다. 한국인 하면, 일본 스태프들 사이에서는 ‘약속 안 지키는 민족’이라고 소문이 나 있는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28회 차 내내 김태우 씨는 일본인들이 새벽 5시에 나오면, 1시간 전인 새벽 4시에 나와서 기다리는 모범을 보였습니다. 일본인들도 경악할 정도였죠. 김사랑 씨는 김태우 씨보다 항상 5분 늦게 나왔구요. ‘도쿄, 여우비’는 유일하게 시간을 맞춰서 찍은 드라마이면서 최초로 도쿄를 보여 주는 정통 멜로 드라마입니다(이준형 감독).” “연출부, 제작부가 전부 일본 사람이었어요.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가 보니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더군요. 말은 안 통했지만, 1주일이 지나니 농담도 하고, 몰래 카메라를 찍어 장난도 쳤습니다. 연출부 막내의 슬레이트를 훔쳐서 감독님에게 혼쭐이 나게 만들었거든요. 난감했던 그 친구는 결국 손 위에 볼펜으로 써서 흉내를 냈는데요. 그 모습을 보고 다들 자지러졌습니다(김태우).” “맑은 호숫가에서 촬영하는 신이었는데, 갑자기 우박이 쏟아졌어요. 그래서 촬영을 못한 채 돌아오고 말았어요. 원래 일본 스태프들은 못 찍는 상황에서도 반드시 찍어야 하는 시스템으로 움직인다고 하는데, 그날은 그냥 돌아왔죠(김사랑).” “오래 돼서 기억이 잘 안 나네요. 배우들이 서로 외국어로 대사하는 장면이 기억나는군요. 일본인인 저는 일본어는 이런 식으로 말하면 좋다고 가르치고, 한국말 대사를 할 때는 두 분(김태우, 김사랑)이 한국어를 도와 줘서 즐거웠습니다(오타니 료헤이).” ■여우비에 눈시울 적시는 순수파들 “사랑을 감출 수밖에 없는 남자” 정현수 역…김태우 2002년 SBS TV 드라마 ‘그 여자 사람 잡네’를 끝으로 브라운관을 떠난 김태우는 멜로, 스릴러, 공포 장르의 영화들을 넘나들며 연기파 배우로 자리 잡았다. 7년 만에 드라마 복귀 작으로 택한 ‘도쿄, 여우비’에서 김태우는 초밥 요리사를 꿈꾸는 일본 유학생으로서,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가다 한 여인을 만나면서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가슴에 감추고 살아가는 캐릭터로 분했다. 그는 7년의 세월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선 굵은 감성연기를 선보인다. 일본 스태프들은 현장에서 김태우의 연기력과 성실함을 보며 일본 드라마 시스템에 가장 적합한 배우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고 한국의 ‘리처드 기어’라며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사랑 앞에서 솔직한 여자” 이수진 역…김사랑 KBS2 TV 드라마 ‘이 죽일 놈의 사랑’에서 구수한 사투리 구사로 연기의 폭을 한층 넓힌 김사랑은 영화 ‘누가 그녀와 잤을까’로 아찔한 S라인을 유감없이 보여 주며, 2008년 초에 사극 ‘왕과 나’, 영화 ‘라듸오 데이즈’에서 연기변신을 꾀했다. ‘도쿄, 여우비’를 통해 그는 한국 최고 여배우의 모습으로 변신, 화려한 여배우 이면에 사랑에 모든 것을 거는 순수하고 당찬 여인으로 분해 다양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김사랑은 일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자신의 한류 팬이 대거 참석해 그들을 엑스트라로 활용했을 정도로 유독 일본 팬이 많았다.

“수진을 오랫동안 바라본 남자” 유스케 역…오타니 료헤이 2004년 도너츠 CF로 한국 여성 팬을 사로잡고, MBC TV 드라마 ‘소울메이트’ 출연 후 일본 배우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오타니 료헤이.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본업인 모델에 전념해 모습을 볼 수 없던 그가 4년 만에 국내에 모습을 드러낸다. ‘도쿄, 여우비’에서 오타니는 한 여자를 사랑하고 기다리는 헌신적인 남자의 모습으로 분해 ‘훈남’의 이미지를 강하게 어필하면서 국내에서의 활동영역을 넓혀 갈 예정이다. “가수 아이비는 잊어라”은비 역…아이비(IVY) 현수가 일하는 초밥 집 근처 조그만 바에서 일하는 한국인 유학생으로 가수가 꿈이다. 바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상길 덕분에 현수, 수진과도 친해진다. 지난 해 ‘동영상 파문’으로 방송활동을 중단한 아이비는 ‘도쿄, 여우비’를 통해 연기자로 변신, 조연급으로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 주며 연기자로서의 가능성도 보여 준다. ■‘한여름 밤의 꿈’같은 짧고도 강렬한 사랑 이야기 “불현듯 찾아온 사랑, 여우비” 7년 전, 한국에서 이제 막 스타 반열에 오르던 수진(김사랑 분)은 일본의 CF 촬영장을 도망쳐 도쿄에서 운명처럼 한 남자를 만난다. 최고의 초밥 요리사를 꿈꾸는 한국인 유학생 현수(김태우 분)는 무뚝뚝하고 강직하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남자로, 불현듯 찾아온 사랑에 당황하지만, 운명처럼 수진에게 빠져든다. “뜨거운 태양도 감출 수 없는 구름의 눈물, 여우비.” 수진이 한국의 유명한 여배우임을 알게 된 현수는 과연 수진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한다. 결국 떠나보내는 편이 수진의 행복을 위해 낫겠다고 생각해 그녀를 보내려 하지만, 수진은 이대로도 행복하다며 둘이서 초밥집을 차려 함께 살자고 현수에게 애원한다. 이미 수진을 마음속 깊이 사랑하는 현수는 수진을 받아들이고, 둘만의 짧은 신혼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가까운 후배 상길의 배신과 아픈 이별이었다. 두 사람은 원치 않는 이별을 하고, 현수는 “네가 올 때까지 이곳에서 기다릴게”라며 눈물을 흘리는 수진을 향해 외친다. “세상에서 가장 강렬하지만 슬픈 사랑의 흔적, 여우비” 7년 뒤, 아시아 최고의 여배우가 된 수진은 영화 홍보를 위해 첫사랑 현수가 살고 있을 도쿄를 방문한다. 수진은 현수를 생각하며 약혼자 유스케(오타니 료헤이 분)와 허름한 초밥 집을 찾는다. 그곳에서 운명처럼 재회한 두 사람. 갑작스런 재회의 놀라움도 잠시, 서로의 곁을 지키고 있는 이들을 바라보며 그들은 7년 만의 재회를 안타까움으로 대신해야 했다. 7년의 세월로 변해 버린 현실 앞에서 수진과 현수는 다시 만나 못 다한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한일합작 드라마 뭐가 있더라? 2002년 2월 15일과 16일 4부작으로 방영된 ‘한일합작 1호’ 드라마 ‘프렌즈’(friends)는 한국의 대표 꽃미남 원빈과 일본의 미소녀 스타 ‘후카다 쿄코’가 국경을 뛰어넘는 사랑을 연기해 화제를 모았다. 한국의 MBC 프로덕션과 일본의 TBS 방송이 공동 기획한 이 드라마는 현해탄을 사이에 둔 양국 청춘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사상 처음으로 한일 양국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됐다. 드라마 방송 직후, 양국의 해당 게시판에 양국의 문화, 지역, 두 배우에 대한 질문, 감상 등이 쇄도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MBC와 후지TV가 공동 제작, 2002년 11월 15일 방송한 한일합작 드라마 ‘소나기, 비 갠 오후’는 의문사한 오빠의 죽음을 규명하러 한국에 온 일본인 여동생과 한국인 형사가 사랑을 키워 간다는 내용이다. 한국의 지진희와 일본 인기 배우 요네쿠라 료코, 나카무라 토오루 등이 공동 출연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후, 요네쿠라 료코는 일본의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 한국의 우수한 음식문화를 알리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일본어 대사 사용문제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문화관광부 산하 일본 대중문화 개방 자문기구인 ‘한일문화교류정책자문위원회’의 지명관 위원장은 “‘소나기, 비 갠 오후’는 합작이라고 하면서도 완전히 일본이 주도한데다 그들의 한국 진입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작품”이라고 비판했다. 두 나라 배우 간의 대사는 영어로 이뤄졌으나, 일본인 배우의 독백이나 대사에서는 일본어가 사용됐기 때문이다. 2004년 1월 30일 첫 방송된 MBC와 후지TV가 공동 제작한 드라마 ‘Star’s Echo-별의 소리’는 ‘프렌즈’ ‘소나기, 비 갠 오후’에 이은 세 번째 한일 합작 드라마다. 돈벌이 때문에 음악적 재능을 낭비하던 한국 남자 성재(조현재)와 죽은 애인에 대한 죄책감을 버리지 못하고 살아가던 일본 여자 미사키(나카고시 노리코)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성장해 간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 드라마는 지금은 톱스타가 된 신인시절의 탤런트 이다해와 이준기가 출연해, 방영 당시보다 뒤늦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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