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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이 영상으로 부활한다

정이현 원작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가 TV 드라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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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9호 이우인⁄ 2008.06.03 11:01:47

25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가 SBS TV 프리미엄 드라마로 6월 6일 현충일에 안방극장을 두드린다.

<달콤한 나의 도시>는 도시적 삶의 코드를 전면에 내세워 2~30대 젊은 여성들의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소설가 정이현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2005년 10월에 ‘조선일보’를 통해 연재를 시작하여 2006년 4월에 총 129회로 마감하기까지 ‘도입부를 장식하는 잠언 투의 강렬하고 감각적인 문장’ ‘곳곳에 솔직 담백하게 표출된 21세기 도시 남녀의 삶에 대한 다양한 가치관’ ‘속도감 있는 전개’ 등의 요소로 인해 독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소설이 독자들의 ‘공감대’를 끌어냈다면,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극의 설정에 맞춰 주요 등장인물도 최강희, 이선균, 문정희, 진재영 등 30대가 대부분이다. 또한, 영화 <인어공주>에서 호흡을 맞춘 박흥식 감독과 송혜진 작가 콤비를 비롯하여 현직 영화인으로 구성된 제작진이 참여해 영화 같은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안방극장의 경계를 허물 예정이다. <달콤한 나의 도시>는 ‘영화 같은 드라마’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5월 22일부터 6월까지 약 한 달 동안 전국 70개 CGV 영화관에서 하루 5회 드라마의 예고편을 내보낸다. 이에 앞서 5월 27일 열린 드라마 공개 시사회도 영화관에서 이뤄졌다. 공개 시사회에는 ‘주인공 3인방’ 최강희, 이선균, 지현우를 비롯하여, 4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진재영, 뮤지컬 배우 출신 문정희, 영화 <밀양>과 드라마 <마왕>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김영재,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인어공주> <사랑해 말순씨>의 연출로 뛰어난 영상미를 보여준 박흥식 감독이 참석해 영화 같은 드라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한민국 ‘대표’는 <달콤한 나의 도시>에 다 있다 ‘대표동안’ ‘대표훈남’ ‘대표연하남’. <달콤한 나의 도시> 주인공 3인방의 타이틀이다. 31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늙지 않는 외모를 가진 대한민국 ‘대표동안’ 최강희는 드라마에서도 실제 나이와 같은 31살의 편집 대행사 대리 ‘오은수’로 분한다. 오은수는 키 보통, 몸무게 보통, 얼굴 보통, 가슴 크기 보통, 학벌 보통, 집안 사정 보통 등 어디에 내놔도 튀지 않는, 대한민국 50%의 필모그래피를 가진 ‘회색 같은’ 여자. 하지만, 때로는 ‘빨주노초파남보’의 선명한 ‘원색’이고픈 여자다. 드라마 <하얀 거탑><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감미롭고 편안한 캐릭터로 인기를 모은 뮤지컬 배우 출신 이선균은 개성 강한 연기력만큼이나 뛰어난 노래 실력과 멋진 목소리로 대한민국 여성들의 가슴을 녹이며 ‘대표훈남’이라는 타이틀을 단숨에 거머쥐었다.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그는 30대 중반의 친환경 유기농 업체 CEO인 김영수 역으로 출연해, 평범한 이름처럼 모든 것이 지나치게 평범하지만, 미스터리한 과거를 갖고 있는 남자를 그려낸다.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연하남’으로 이미지가 굳어버린 지현우. 그는 “‘연하남’ 연기는 이번이 두 번째인데,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캐릭터가 강했나보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웃는 모습이 소년 같은 그가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연기한 연하남 윤태오는 영화감독을 지망하는 24살의 대학생으로, 우연히 만난 은수와 하룻밤을 보낸 후에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어린 나이만큼이나 용감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캐릭터이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은수로부터 ‘남자’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가여운 ‘꽃청년’이다.

■여자 한 명에 남자 세 명…‘남자 복 터졌네’ 31살, 직장생활 7년차의 오은수는 너무나도 평범하고 반복되는 지긋지긋한 일상에 찌들어 있다. 가뜩이나 칙칙한 인생인데 직장 상사는 ‘칙칙한 오은수’라 놀리고, 신입사원은 열정과 정의로 굴러 들어와 박힌 돌을 가차 없이 흔든다. 여기에 ‘결혼은 무덤’이라고 외치던 전 애인의 청첩장과 절친한 친구의 깜짝 결혼발표가 은수를 나락으로 빠뜨린다. 하지만, “인생은 끝까지 살아봐야 비로소 안다”는 말처럼, 평범하게 마감할 것 같았던 은수의 인생에 남자 복이 하나도 아닌 셋씩이나 저절로 굴러 들어온다. 누군가 외로움을 달랠 사람이 필요하던 중, 술자리에서 우연찮게 동석하게 된 연하남 태오를 만나 곧바로 ‘원 나잇 스탠드’에 들어가고, 직장 상사가 소개해 준 순수한 ‘범생이’ 김영수가 또 다른 선택지로 제시되는가 하면, 소울메이트로 지내고 있던 부잣집 아들 백수 유준이 프러포즈를 해온다. “31살씩이나 먹어버린 별 볼일 없는 직장인 여성에게 사랑이 또 올까?”라는 물음을 스스로 던지며 은수는 윤태오, 김영수, 남유준 이 세 사람을 객관식 선다형 문제를 받아든 것처럼 심각하게 풀기 시작한다. ■원작이 영상의 탈을 쓰다… 만화와 소설이 드라마·영화·무대로 <하얀 거탑> <커피프린스 1호점> <달콤한 나의 도시>까지 모두 세 편의 드라마에 출연한 이선균은 “원작이 있는 드라마에 출연했는데, 어떤 이점이 있어 출연하게 됐느냐?”라는 질문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러고 보니 세 작품이 모두 원작이 있었군요. 생각지도 못했는데…”라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원작’이 있는 작품은 캐릭터 연구도 사전에 좀 더 치밀하게 할 수 있고, 작품의 완성도도 높아 제작하는 분들은 물론, 배우들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라며 앞으로도 원작이 있는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원작이 있는 드라마, 연극, 영화는 얼마 전에 작고한 소설가 박경리의 <토지>를 비롯하여 대중들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와 인기를 끌고 있다. <토지>는 무려 3번에 걸쳐 드라마화돼 1대· 2대·3대 서희를 낳으며, 그들의 연기력을 비교하는 일도 소설과 드라마를 비교하는 일 만큼이나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고 있다. ‘한류 붐’과 ‘엽기녀’의 붐을 일으킨 영화 <엽기적인 그녀>, 꽃미남 스타들의 출연으로 보기만 해도 눈이 즐거운 ‘귀여니’ 작가의 <그놈은 멋있었다> <늑대의 유혹>, 지난해 같은 시기에 각각 MBC와 KBS2에서 <커피프린스 1호점><경성 스캔들>이라는 제목으로 방송돼 공전의 히트를 친 이선미 작가의 <커피프린스 1호점><경성애사> 등은 원작 이상의 인기를 얻으며 소설의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엽기적인 그녀>는 현재 일본 TBS 방송을 통해 쿠사나기 츠요시, 다나카 레나 주연으로 리메이크돼 방영 중이다. 이 작품들은 인터넷을 통해 많은 팬을 모으며, 드라마와 영화로 변신해 즐거움을 줬다. 2006년 9월에 개봉, 684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빅 히트를 기록한 조승우, 김혜수, 김윤석 주연의 영화 <타짜>(최동훈 감독)는 허영만 화백의 <타짜>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9월 8일 20부작 드라마로 인기몰이에 나선다. 연기파 배우 조승우가 연기한 ‘고니’ 역에 탤런트 장혁이 캐스팅됐으며, 영화 <추격자>로 ‘제2의 송강호’로 떠오른 김윤석이 연기한 악역 ‘아귀’ 역에는 김갑수가 캐스팅돼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6월 16일 방영을 앞둔 SBS-TV 드라마 <식객>(연출 최종수·극본 최완규,박범수)은 단행본으로 100만 부 이상 팔린, <타짜>의 작가이기도 한 허영만의 동명 베스트셀러 만화가 원작이다. 이 작품은 드라마에 앞서 영화로 만들어져 300만 관객을 불러 모으며, 현재 원작자 허영만이 직접 시나리오 검수를 맡아 <식객2>를 제작 중이다. MBC 월화 드라마 <넌 어느 별에서 왔니>(표민수 연출· 정유경 극본) 이후 2년 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하는 김래원, ‘얼짱 스타’ 남상미 등이 출연해 영화와는 또 다른 재미를 줄 예정이다. 5월 21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SBS-TV 드라마 <일지매>(이용석 연출·최란 극본)는 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왕의 남자’ 이준기가 조선시대 활검 일지매로 변신해 사회계급 타파를 외치는 개혁추구 세력과 보수 세력의 갈등 사이에서 신분을 감추고 맹활약한다. 한편, 같은 제목, 다른 느낌으로 올 하반기에 방송될 MBC-TV 드라마 <일지매>는 고 고우영 화백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가수 겸 연기자 이승기가 일지매로 분할 <일지매>의 메가폰을 잡은 황인뢰 감독은 2006년에 MBC TV 드라마 <궁>으로 감각적인 연출을 인정받은 바 있다. <궁> 또한, 만화가 박소희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윤은혜와 주지훈을 톱스타 반열에 오르게 하며 10대부터 2,30대를 중심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궁>의 인기에 힘입어 이듬해 방송된 <궁S>는 실력파 가수 세븐을 앞세워 인기몰이를 꾀했지만, 전작만큼의 반향은 얻지 못했다. 4월 8일 무대에 오른 70대 노인의 사랑을 그린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온라인 1세대 만화가 강풀(본명 강도영)의 원작이다. 강풀의 만화 <순정만화>는 2005년 10월 14일에 오픈해 두 해가 바뀐 지금까지도 대학로와 전국 곳곳을 누비며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다. 또한, <아파트>와 <바보>는 각각 2006년과 2008년 영화로 개봉돼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타이밍> <26년>은 영화 혹은 드라마로 변신을 준비 중이다. 5월 24일에 초연한 창작 뮤지컬 <줌데렐라> 또한, 방송작가 고혜정의 베스트셀러 <줌데렐라>가 원작이다. ■일본의 만화·소설이 국내 시청자 입맛을 당긴다 <겨울연가> <천국의 계단>의 인기로 문화산업의 ‘콘텐츠 왕국’ 일본으로 건너가기 시작한 국내 드라마가 바닥을 드러냈다. KBS 2TV 글로벌 토크쇼 <미녀들의 수다>의 외국인들도 한국 드라마의 특징에 ‘불치병’ ‘출생의 비밀’ 등을 꼽으며 국내 드라마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일본 드라마는 소재의 다양성에서 ‘일드’라 불리며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 소설과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한 드라마가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은 바 있다. 기독교 사상을 중심으로 인간의 ‘원죄’를 다루며 ‘빙점 신드롬’을 일으킨 미우라 아야코의 문제작 <빙점>(강병문 연출, 김순옥 극본)은 아내의 불륜에 복수하기 위해 자신의 딸을 죽인 유괴범의 딸을 데려와 아내로 하여금 범인의 딸인 줄 모른 채 기르게 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잔인한 복수심을 불태운다는 내용으로, 2004년에 국내에서도 방영돼 충격을 던져줬다. 2006년 방영된 <연애시대>(한지승 연출, 박연선 극본)는 손예진, 감우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감각적인 대사와 독특한 연출, 주인공들의 내면연기로 큰 사랑을 받았다. 제4회 시마세이 연애문학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2004년 44세의 나이에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자살한 일본의 유명 극작가 노자와 히사시가 1998년에 발표한 유작이다. 2007년에 대학병원 의사들의 권력암투를 사실적으로 그린 MBC TV 주말특선기획 드라마<하얀 거탑>(안판석 연출, 이기원 극본)은 야마자키 도요코의 동명작품으로 일본에서 TV 드라마로 방영되어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2003년에 리메이크됐을 당시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2008년 하반기에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인 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일본의 카미오 요코의 동명 만화 <꽃보다 남자>(花より男子)가 원작이다. 이 만화는 미국, 프랑스, 스페인 및 전 세계 14개국에서 출판되어 판매되고 있으며, 원산지인 일본에서만 5,800만 부가 팔린 밀리언 셀러이자 순정만화계의 전설로 통하는 작품이다. <꽃보다 남자>는 대만과 일본에서 이미 시즌2까지 드라마로 제작, 방영되어 큰 성공을 거두며 아시아 전역에 거대한 고정 팬 층을 형성한 기대작이다. 총 70분물 24부작 미니 시리즈로 제작될 한국판 <꽃보다 남자>가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최초로 같은 원작을 가지고 한, 중, 일 세 가지 버전으로 제작되는 드라마로서 3개국 드라마 제작역량의 진검 승부가 될 기념비적인 작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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