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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면 다 용서해주마”

얼짱·몸짱 신드롬 ‘2008 미스 유니버스’ 이지선 출사표 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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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1호 이우인⁄ 2008.06.16 15:47:52

2007 미스 코리아 진(眞) 이지선이 세계 최고의 미인을 목표로 출사표를 던졌다. 7월 14일 베트남 나트랑에서 개최되는 ‘2008 미스 유니버스’에 이지선은 지난해 4위를 기록한 ‘이하늬’에 이어 한국 대표로 참가한다. 10일 이지선은 트레이너인 ‘이네스 리그론’(Ines Ligrin)과 함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프랑스 출신인 이네스 리그론은 지난해 미스 유니버스를 차지한 미스 재팬 ‘리요 모리’의 트레이너로 명성을 쌓고 있는 미인대회 전문 트레이너이다. 그는 이지선과 함께 일본 대표로 미스 유니버스에 출전할 미스 재팬 ‘미마 히로코’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엉덩이를 간신히 가리는 짧은 노란색 드레스를 입은 이지선은 등장부터 당당함이 느껴졌다. 자리에 앉은 이지선은 “식사는 하셨어요?”라고 물으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그의 외모에서는 외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반듯한 말투, 자신감에 찬 표정 등 지적인 아름다움이 풍겨 나왔다. 묻지 않아도 자신의 의견을 어필하며 ‘할 말 다하는 당당한 여인’이란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포토 타임에서도 이지선은 자신감을 보였다. 누가 요구하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다양한 포즈를 취했다. 그에게서 수동적인 모습은 손톱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이하늬가 4위에 그치고 모리 리요가 1위를 차지하자, 결과를 납득할 수 없던 이지선은 모리의 승리 요인을 연구했다. 그러던 중 그는 이네스의 공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네스를 수소문했다. 하지만, 이지선이 이네스를 발견했을 때, 그는 이미 미마 히로코의 트레이너로 일본에서 교육 중이었다. 하지만, 이지선의 열의를 높이 산 이네스는 이지선을 제자로 받아들였다. 미마 히로코와 3개월 간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최고의 미인이 되기 위한 혹독한 수련을 이겨낸 이지선은 “지난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이하늬 선배 못지 않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지선을 ‘선’이란 애칭으로 부른 이네스는 “이지선은 서양의 미와 동양의 미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라며 이지선의 결승 진출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지선은 6월 19일 베트남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가 한국으로 돌아올 때 어떤 표정일지 많은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얼짱·몸짱에 이어 ‘지짱’까지…‘잘난 사람’ 신드롬 1957년에 시작돼 1972년부터 지상파로 생중계되어온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는 ‘미적 기준의 획일화’ ‘성의 상품화’를 우려하는 여성계의 반발에 부딪혀 2002년 제46회부터 정확히 30년 만에 지상파 중계를 접었다. 이후,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는 케이블 TV와 인터넷으로만 방영되고 있다. 그 동안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는 미인들이 연예계로 진출하는 등용문이 되곤 했다. 미스 코리아 출신으로 활발한 연예활동을 펼치고 있는 연예인으로는 김성령, 이승연, 염정아, 고현정, 오현경, 김사랑, 손태영 등이 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 폐지 후에는 미스 코리아 출신들의 연예계 진출도 뜸해져 갔다. 그 대신 네티즌들의 기준에 의해 만들어진 얼짱·몸짱 열풍(이하 잘난 사람 열풍)이 빈 자리를 채우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불어닥친 잘난 사람 열풍은 지적인 면까지 완벽한 ‘지짱(?)’까지 탄생시키면서 ‘잘난 사람’ 신드롬을 부축이고 있다. 국내 최고의 인기 검색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등록된 ‘얼짱 발굴’ ‘얼짱 도전’ 등 ‘얼짱 카페’도 5,000개가 넘는다. 25만 명이 넘는 회원 수를 보유한 얼짱 카페도 있다. 회원들은 얼짱, 몸짱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감상하는 한편,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기도 한다. 얼굴이 외부로 공개될까 싶어 카메라를 피하던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자신을 표현하는 일에 거침없는 10대와 20대를 주축으로 형성된 이러한 열풍은 열병처럼 전세대로 번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는 자신의 생각과 일상 등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든 미니홈피와 블로그 등 인터넷의 힘도 일조했다. 또한, 디지털 카메라, 핸드폰, 무선 인터넷 등 디지털 기기의 보급도 자신을 표현하고 정보를 확산시키는 일등공신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잘난 사람 열풍은 이러한 사회적인 여건이 충족되면서 거대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혜선, 임수정, 김옥빈 등도 인터넷에서 얼짱으로 유명세를 탄 뒤 연기자로 데뷔했다. 김옥빈의 여동생인 김고운은 언니 못지 않은 예쁜 외모로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김고운의 연예계 데뷔’ 여부는 김옥빈을 따라다니는 단골 질문으로 자리 잡을 정도이다. 김태희, 한가인은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고, 거기에다 머리까지 좋아 일반인들의 부러움과 질투를 동시에 받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의류학을 전공한 김태희는 ‘서울대 얼짱’이라는 타이틀로 폭발적인 관심을 일으키면서 연예인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는 서울대 약학과 출신 CF 모델 최보윤, 서울대 외교학과에 재학 중인 임선희 등 제2·제3의 ‘서울대 얼짱’을 낳았다. 특히, 임선희는 ‘아나운서’가 꿈임을 밝힌 이후, MBC 지상파 DMB 프로그램 ‘내 손안의 책’ MC로 단번에 발탁되면서 예쁜 외모와 특출난 머리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경희대학교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한 한가인은 고등학생 시절 KBS1 TV <도전! 골든벨>에 출연한 모습이 아르헨티나 출신 배우 ‘올리비아 핫세’를 닮아 인터넷에 사진이 떠돌면서 화제가 됐다. 이후, 그는 모 항공사 CF를 거쳐 많은 CF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한가인의 높은 수능점수는 “얼굴도 예쁜데다 공부도 잘하고, 세상은 불공평해”라는 말을 절로 나오게끔 했다. 그는 유부녀가 된 후에도 톱스타로 세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잘난 사람 열풍은 연예계뿐만 아니라, 스포츠, 정치, 경제 등 사회 다방면에 불고 있다. 예를 들자면 ▲‘얼짱 스포츠 스타’(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 수영 선수 박태환, 이종격투기 선수 임수정 등) ▲ ‘얼짱 의사’(한의사 김소형, 피부과 의사 김연진 등), ▲‘얼짱 정치인’(국회의원 나경원·홍정욱, 오세훈 서울시장 등) 등등 얼짱·몸짱은 절대적인 플러스 요소로 작용한다. ■‘잘난 사람’ 밝히는 사회…‘못난 사람’은 괴로워 반면에, 잘난 사람 열풍은 평범한 사람을 포함한 추남추녀들을 더욱 위축시킨다. 자신감을 성형으로 채우려는 사람도 많아 ‘쌍꺼풀 수술’은 이미 성형의 축에도 끼지 못하는 ‘시술’로 격하(?) 될 정도이다. 6월 9일 MBC <이재용·정선희의 기분 좋은 날>에 출연해 다시 화제가 된 ‘선풍기 아줌마’의 이야기가 잘난 사람 열풍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선풍기 아줌마’ 한혜경 씨는 2004년 11월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처음 출연했다. 그는 성형중독으로 과도한 불법 성형시술을 받아 도저히 사람이라고 믿기 어려운 ‘큰 바위 얼굴’로 충격을 주었다. 이날 방송에서 한 씨는 “그 동안 심한 우울증으로 세상과 단절돼 지냈다”며 자신이 혼자 숨어 지냈던 반지하 집을 소개했다. 어두침침한 분위기에 곰팡이가 가득한 집은 타인의 시선을 피해 은둔했던 한 씨의 지독한 외로움을 보여 주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응원 속에 한 씨는 10여 차례에 걸친 성형수술을 받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 현재 가수의 꿈을 되찾고 있다. 뼈와 가죽밖에 남지 않은 24kg의 아내 장미향 씨와 그를 돌보는 키 작은 남편 박상기 씨의 ‘순애보 사랑’이 2007년 11월 29일 SBS TV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방송돼 ‘선풍기 아줌마’ 이후 큰 충격을 주었다. 선천적인 왜소증으로 150cm의 키에 몸무게가 24kg밖에 나가지 않는 장 씨는 밖에 나가지 않는다. 거기다 시력과 청력마저 떨어지고 조금만 부딪쳐도 상처에 종기가 생긴다. 이런 아내를 박 씨는 불편한 몸으로 15년 간 애지중지 돌봐왔다. 이 같은 사연이 전해진 후 시청자 게시판은 응원의 글로 도배가 됐다.

<이지선, 이네스 리그론과 함께한 인터뷰> Q. 이하늬가 출전한 지난해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모리가 1위를 거둬 국내에서 이야기가 많았다. 이번 대회가 자칫 한국과 일본의 자존심 대결이 될지도 모르는데, 부담감은 없나? 물론, 일본은 한국과 라이벌 국가이기 때문에 없다면 거짓말이다. 처음에 이네스의 지도를 받기 위해 일본에 갔을 때도 그들이 과연 미스 코리아인 나를 반길까 걱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일본인들이 진심으로 내가 잘되기를 응원해준다(이지선). 리요 모리가 이하늬보다 예쁘지는 않다. 하지만, 모리의 야망이 더 강했다고 생각한다. 미스 유니버스가 되면 뉴욕으로 거주지를 옮기고 1년 동안 세계를 다녀야 하는데, 하늬는 향수병을 많이 앓았다. 모리는 합숙기간 동안 뉴욕으로 떠날 짐을 미리 준비할 정도로 야망이 강했다. 야망과 결단력을 가진 사람이 80~90명의 경쟁자 중에서 살아남는다. 선은 모리처럼 야망이 있는 사람이다(이네스). Q. 지선의 훈련은 어떻게 하고 있나? ‘미스 유니버스’는 외모도 중요하지만, 내적인 면을 더욱 중요시하는 테스트이다. 즉, 지성, 건강함, 세태 파악 능력 등 전반적으로 내적인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대회이다. 한국인들에게는 이 대회에 대한 인식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난해 이하늬가 4위를 하면서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이런 계기로 선도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아시아의 미를 가진 그녀의 신체적인 아름다움과 사람의 존재에서 풍기는 매력을 콘셉트로 삼으며 내적인 아름다움이 나올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 미스 유니버스가 전세계에 방영되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무대 매너, 퍼포먼스 방식도 가르치고 있다. 선만의 독특한 워킹, 의상 등을 준비하고 있다(이네스). Q. 이지선을 제자로 받아들인 계기가 궁금하다. 선이 내게 먼저 연락을 해 온 점이 굉장히 놀라웠다. 하지만, 나는 이미 미스 재팬을 교육하고 있었다. 제자로 받아들이겠다고 말은 했지만, 선더러 일본으로 와야 한다고 했는데, 선은 망설임 없이 일본으로 왔고 아파트도 스스로 구했다. 그녀의 노력은 대단했다(이네스). Q. 이지선에 대한 첫 인상은? 처음에는 너무 말랐다고 생각했다. 나는 요즘 모델들이 다들 말라서 보기 안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왜냐 하면, 깡마른 사람들은 어린 세대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선 5kg을 찌우게 했다. 몸무게가 는 다음에는 건강미를 위해 근육을 키우기 위한 일환으로 자전거 타기를 시켰다. 지금은 자전거 마니아가 될 정도로 하루에 8시간씩 자전거를 탄다. 일본인들이 올림픽을 준비하는 거 아니냐는 말을 할 정도다. 그리고 외모는 아름다웠는데, 보수적이고 의견을 잘 어필하지 않는 조용한 성격이었다. 현재 선은 자신을 매력적이고 섹시하게 만들어가고 있다(이네스). Q. 미마 히로코와 이지선 두 사람 중 어느 쪽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거라 보는가? 같은 목적을 가진 도전자를 가르치는 일은 나에게도 도전적인 일이다. 두 사람은 성격, 외모 등 매우 다르다. 최종적으로 승리하는 사람은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 사람이다. 파이널에서 두 사람이 나란히 섰으면 좋겠다(이네스). Q. 이네스에게 트레이닝을 받기 위해 갔을 당시 미마 히로코의 반응이 궁금하다. 히로코의 입장에서는 ‘이게 왠 날벼락?’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무래도 혼자 트레이닝 받는 쪽이 좋았을 테니까. 그래서 처음에는 둘 사이에 라이벌 의식이 강했다. 하지만, 두 달여 간 지내오면서 현재는 언니 동생 사이로 발전했다.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를 대표하리라 본다(이지선). 선이 들어왔을 때, 히로코는 우울해했다.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반면, 선은 자신감 넘치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나는 이것을 동기부여라 생각해 두 사람의 경쟁심을 자극하면서 수준을 업그레이드시키도록 훈련했다(이네스). Q. 자신의 매력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항상 노력하는 모습이다. 또, 항상 긍정적이고 행복한 마음을 갖고 있는 점이다(이지선). Q. 예뻐지고 싶어하는 한국 여성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는? 화장을 하고 비싼 옷을 사는 등 외모를 가꾸는 일보다 신문을 보는 등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가져 자신의 지적인 매력을 성숙시킨다면, 누구나 미스 코리아가 될 자격이 있다(이네스). 많은 사람들이 미인대회를 보면서 저 사람이 얼마나 예쁜가만을 보는데, 대회 당일의 모습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합숙하는 한 달 동안 그 사람의 행실과 매력 등도 평가에 들어간다(이지선). Q. 최종 목표와 라이벌이 있다면? 최상의 점수를 받는 일이다. 물론 1등을 하면 금상첨화이다. 나는 미스 유니버스에 가기 전에 이미 각 나라 대표의 이름, 키, 몸무게, 성격까지 조사했다. 베트남에서 이들을 만나면, 이미 알고 있는 친구처럼 편할 것 같다. 그들 중 내가 가장 보고 싶어하는 친구는 ‘티엔티’라는 국가에서 오는 동갑내기 친구이다. 뉴욕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데, 나와 같은 학교 출신이라 공감대가 형성될 것 같다(이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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