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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전’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조선시대 신병기 <신기전> 제작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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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9호 이우인⁄ 2008.08.13 11:14:00

‘신기전’ 하면 “예전에 화약을 장치하거나 불을 달아 쏘던 화살”쯤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신기전’이 조선을 외적의 침략으로부터 지켜준 획기적인 무기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양보다 300년이나 앞서 ‘최초의 로켓 화포’를 개발한 조선과 세종. 이는 당시 대국이던 명나라도 시도하지 못한 엄청난 업적이었으나, 지금까지 우리에게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었다. 자국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다니 부끄러운 일이다. ‘신기전’의 숨은 업적을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당찬 포부로 제작기간 5년 8개월(이 중 자료조사와 시나리오 작업만 4년 6개월)을 들여 만든 영화 <신기전>(감독 김유진·제작 강우석)은 조선의 역사 속에 실재한 세계 최초의 다연발 로켓 화포 ‘신기전’을 소재로, 극비리에 신무기 개발에 착수한 세종과 이를 저지하려는 명과의 숨 막히는 대결, 촌각을 다투는 신기전 개발 과정, 이를 지켜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 역사를 재현하는 팩션(Faction) 영화인만큼 철저한 고증과 탄탄한 드라마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영화의 배경이 되는 총 17개 지역을 돌며 촬영한 로케이션 기간만 2년이라니, 규모 면에서도 기대할 만하다. 9월 4일 개봉. ■ 신기전을 만드는 사람들 한 여자를 위해 신기전 개발에 뛰어든 상단행수 ‘설주’ 역…정재영 고려 말 화약 제조장이던 부친의 영향으로 화약에 대한 전문지식과 뛰어난 무예실력을 갖춘 인물. 장진 감독의 ‘페르소나’ 정재영은 <웰컴 투 동막골><거룩한 계보> <바르게 살자>에 이어 2008년 상반기 흥행작 <강철중: 공공의 적 1-1>(강우석 감독)까지 출연하는 작품마다 자신의 색깔을 입혀온 연기파 배우이다. <신기전>에서 그는 ‘정재영표’ 카리스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기전의 마지막 희망, 도감의 딸 ‘홍리’ 역…한은정 명나라의 습격으로 자폭한 신기전 개발의 총 책임자인 부친으로부터 비법을 전수받은 유일한 인물. CF와 드라마에서 운동으로 다져진 S라인으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한은정. 드라마 <풀하우스><서울1945><사랑하는 사람아> 그리고 최근 방영 중인 MBC 수목 드라마 <대한민국 변호사>를 통해 꾸준히 연기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배우이다. <신기전>에서 그는 조선 최초의 여성 무기학자 ‘홍리’로 열연, 충무로에 화려한 입성을 예고했다. 세종대왕의 호위무사 ‘창강’ 역…허준호 세종이 가장 신뢰하는 내금위장으로, 군주와 나라에 절대적인 충정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1986년 <블루 스케치>로 데뷔한 이래 스크린과 브라운관·뮤지컬 등 다방면에서 연기력을 검증받은 허준호는 2006년 MBC 드라마 <주몽>에서 해모수로 열연해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어떤 것인지를 똑똑히 보여줬다. <신기전>에서 그는 충직한 남아의 조용한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조선의 성군 ‘세종’ 역…안성기 명의 횡포로부터 더 이상의 피해를 막고 대륙으로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극비리에 로켓 화포 신기전의 개발을 추진한 조선의 임금 세종대왕. 올해로 연기인생 51주년을 맞이한 국민배우 안성기. 강우석 감독과의 친분에 엮여 “세종대왕 역은 형(안성기)밖에 없어”라는 사탕발림(?)에 덥석 넘어갔다고 말하지만, <신기전>에 잠깐씩 등장하는 ‘안성기표’ 세종대왕의 위력은 대단하다. ■ 신기하고 기괴한 <신기전> 줄거리 신기전의 개발을 막아라! - 1448년 세종 30년. 조선의 새로운 화기 개발을 두려워한 명의 황실은 극비리에 화포연구소를 습격한다. 연구소 도감 ‘해산’은 신기전 개발의 모든 것이 담긴 ‘총통등록’과 함께 외동딸 홍리(한은정)를 피신시키고, 자신은 완성 직전의 신기전과 함께 자폭한다.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명은 대규모 사신단으로 위장한 무장세력을 급파해 사라진 총통등록과 홍리를 찾기 시작한다. 신기전의 위력에 매료되다 - 명의 사신단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한 몫 제대로 챙길 요량으로 대륙과의 무역에 참여하려던 보부상단 설주(정재영)는 잘못된 정보 때문에 전 재산을 잃는다. 그러던 어느 날, 세종의 호위무사인 창강(허준호)이 찾아와 큰돈을 걸고 비밀의 여인 홍리를 거둘 것을 부탁한다. 상단을 살리기 위해 거래를 수락한 설주는 홍리가 비밀병기 신기전 개발의 핵심인물임을 알게 되어 돌려보내려 하지만 그녀가 보여준 신기전의 위력에 매료돼 동료들과 함께 신기전 개발에 참여한다. 임금도 포기한 신기전, 목숨 걸고 지킨다 - 그러나, 포위망을 좁혀온 명나라 무사들의 급습으로 총통등록을 빼앗기고 신기전 개발은 미궁에 빠진다. 한편, 조선이 굴복하지 않자 명은 10만 대군을 압록강변까지 진격시켜 조정을 압박하고, 세종은 백성들의 안위를 위해 결국 신기전 개발의 중지를 명한다. 이에 분노한 설주는 어명을 거역하고 신기전의 완성을 위한 싸움을 시작한다. +‘신기전’(神機箭)이란? +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첨단 병기 설계도가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로켓이자 대륙을 호령한 조선의 비밀병기이다. 소ㆍ중ㆍ대 신기전으로 나뉘어 다양한 전투에서 효과적으로 이용됐다. 특히, 대신기전은 한 번 발사하면 화살이 1~2km 밖까지 날아가 적군을 혼비백산하게 만들어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데 일조했다. 신기전 100발을 한꺼번에 발사하는 신기전기는 둥근 나무통 100개를 나무상자 속에 7층으로 쌓은 세계 최초의 다연발 로켓 발사기로, 이 나무구멍에 중ㆍ소 신기전 100개를 꽂고 각 줄의 신기전 점화선을 모아 불을 붙이면 동시에 15발씩 차례로 100발이 발사됐다. 화약의 자력 개발 이후 본격화된 화약전 속에서, 신기전은 조선조에 가장 태평성대를 이룬 세종 30년에 완성되어 세종대왕의 4군 6진 영토회복 작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행주대첩의 숨은 공로자 1593년 2월 12일 새벽 6시. 고작 2,800명이 지키는 행주산성을 첨단 무기인 조총으로 무장한 3만 명의 왜군이 공격하기 시작한다. 작은 토성 행주산성을 함락시키기 위해 열두 시간 아홉 번의 공격 끝에 왜군은 1만 명의 사상자를 남기고 퇴각하고 만다. 이 전투로 왜군은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고, 조선은 임진왜란 역전의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다. 역사는 이 전투를 ‘행주대첩’이라 명명했고, 행주대첩의 승인을 아낙네들이 행주치마로 나른 돌이라고 기록했다. 하지만, 권율 장군에게는 사정거리 50~100m를 자랑하는 왜군의 조총을 압도하는 귀신같은 비밀 병기 ‘신기전’(神機箭)이 있었다. ■불현듯 역사에서 자취를 감춘 신기전 원나라에 이어 대륙을 장악한 명나라의 조선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던 차에, 2km에 이르는 사정거리로 오랑캐와 왜구를 두려움에 떨게 한 신기전은 이후 영조 4년(1728년) 안성에서 반군을 진압하는데 사용됐다는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마지막으로 역사 속에서 그 자취를 감춘다. 명의 압력에 굴복하고 과학기술을 홀대하여 기술개발의 의지조차 잃어버린 조선은 대륙 진출의 마지막 가능성인 뛰어난 과학 기술의 산물을 스스로 역사 속에 묻은 것이다. ■신기전, 20세기에 비로소 역사 밖으로 한편, 신기전 완성의 비밀이 담긴 설계도는 드라마틱하게도 조선의 예절서인 <국조오례서례>에서 발견됐는데, 한 시대를 풍미한 과학기술의 산물이 왜 공식적으로 보존되지 못하고 예절서에 숨겨져 내려왔는지 그 의문은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신기전의 존재와 설계도는 1975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채연석 박사에 의해 비로소 다시 발견돼 세계우주항공학회(IAF)로부터 세계에서 현존하는 최고의 로켓 설계도로 인정받았다. + INTERVIEW+ <신기전> 제작보고회가 8월 5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압구정CGV에서 열렸다. 2008년 상반기에 <강철중:공공의 적 1-1>에서 능청스런 악역으로 분해 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둔 정재영, 최근 뮤지컬 <갬블러>에서 ‘카지노 보스’로 출연해 연일 매진사례를 거두고 있는 허준호, 드라마와 CF에서 큰 활약을 보이고 있는 한은정, 국민배우 안성기, <와일드 카드> <약속> 등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김유진 감독이 자리했다. 설주는 어떤 인물인가? 상인의 우두머리면서 무예실력도 갖추고 술과 여자도 밝히는 한량으로 나옵니다. ‘홍리’에게 눈이 멀어 나중에 신기전을 완성하는데 일조하죠. 얼핏 보면 나라를 위해 한 일 같은데, 알고 보면 돈과 여자 때문에 신기전을 완성하더군요(정재영). 총지휘를 하면서 어려운 점이 많았을 텐데…. 사극 대작을 만든 경험이 없어 많이 힘들었죠. 특히, 대형 전투 신을 찍을 때 정말 난감하다고 연출부한테 하소연했더니 웃더군요. 엑스트라도 많아 감독으로서 그 많은 사람을 컨트롤하기가 힘들었어요. 그래도 새롭고 값진 경험이었습니다(김유진 감독). 강우석 감독이 왕과 대통령 역에 잘 맞는 배우라고 인정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또한, 성군으로 추앙받는 세종의 새로운 면이 이 영화에서 어떻게 부각되고 있는가? 제 나이대가 왕이나 대통령에 적합하기도 하고, 신뢰를 주는 이미지가 저한테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세종대왕의 인간적인 면모는 짧게 나오지만 굉장히 부각됩니다. <신기전>의 세종은 현대적인 표현도 하고 심지어 욕도 해요. 아마 국내 영화사상 최초로 욕을 하는 세종이 아닐까요(안성기). <중천><주몽> 등 대작 사극에 많이 출연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사극은 <신기전>이 완성품으로는 처음입니다. <주몽>도 앞부분만 잠깐 출연했죠. 엄밀히 말하면 <중천>은 사극이 아니고 만화입니다. <신기전>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신기전이 있는지도 몰랐기 때문이죠. 이런 숨겨진 역사를 다루는 영화에 출연한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고, 캐스팅돼 영광스러웠죠. 하지만, 사극에는 끌리지는 않습니다. 사극은 대사 호흡이 어려워 도망가는 편이죠. 제 대사 호흡이 길어진다면 완제품을 또 만들고 싶기는 하지만요(허준호). 야외촬영이 많은데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영화는 긴 호흡과 인내심이 필요하고, 드라마는 짧지만 순발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제게는 영화 쪽이 환경적으로 더 힘들었어요. 이번 영화에서 살짝 노출 신이 있는데, 작품에서 옷을 벗는 일이 처음이라 전날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부담인데다, 촬영지가 완도여서 모기까지 많아 이중고였어요. 가만히 서 있으면 모기떼가 우르르 달라붙었죠. 하지만, 내 몸은 내 게 아니고 관객의 것이라는 생각에 이를 악물었죠(한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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