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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 황혼연애ㆍ황혼결혼 러시

재혼 중년 연기자들도 ‘부활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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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83,84호 이우인⁄ 2008.09.10 09:38:23

최근 황혼의 나이에 연애를 하고 젊은이보다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중·노년들의 러브 스토리를 드라마나 TV 프로그램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워킹맘> <엄마가 뿔났다> 등의 드라마와 <그대를 사랑합니다> <러브> 등 연극 혹은 뮤지컬 안에서 이들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이들의 사랑도 젊은이의 사랑 못지 않게 애틋하다”는 감정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중년의 나이에 이혼하여, 재혼 후 일군 새 가정을 TV 프로그램에 소개하여 재혼에 희망을 불어주는 중견 연예인들도 눈에 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중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이혼·재혼한 사실을 죄지은 사람처럼 숨기던 이들이, 이제는 자신의 인생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었음을 당당히 밝히고 있다. 드라마와 TV 프로그램을 통해 황혼의 이혼과 연애, 재혼의 트렌드를 살펴본다. ■ 늙어가는 텔레비전… 거부감 없고 오히려 더 유쾌해 SBS 수목 드라마 <워킹맘>은 직장인 여성이 육아문제와 가사문제에 봉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재밌는 스토리와 구성으로 엮고 있는 코미디 드라마이다. 방송 초기에는 영화배우 염정아와 봉태규가 4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작품이어서 화제가 됐지만, 최근에는 극중 김복실(김자옥 분)과 최종만(윤주상 분)이 엮는 중년의 사랑과 재혼이 주된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처음에 악연으로 만난 두 사람은 복실의 딸 은지(차예련 분)와 주상의 사위 재성(봉태규 분)의 불륜을 막기 위해 위장으로 사귀는 척하다 미운 정이 고운 정으로 바뀐 케이스. 여기에 육아문제를 새엄마에게 떠넘기기 위해 자신들의 재혼을 적극 미는 딸 가영(염정아 분)의 지지로 초고속 재혼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가영의 속셈을 알아챈 복실은 종만에게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이고 싶다. 가영이랑 내가 다퉈도 내 편을 들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복실은 가영에게 “나 종만 씨 여자야. 애 보려고 이 집에 들어온 거 아니야”라고 똑 부러지게 말한다. <워킹맘>의 복실은 재혼을 꿈꾸는 중년의 이혼녀와 과부에게 공감을 주고 있다. 재혼할 때 가장 망설이는 것이 상대방 자녀와의 관계와 재산분배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할머니가 된 엄마들의 고충도 반영한다. 부양받아야 할 나이에 손주까지 봐야 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김자옥은 풋사랑에 빠진 소녀같은 복실을 완벽하게 연기하여 시청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워킹맘> 제작발표회에서 김자옥은 오랜만에 입어본 웨딩드레스를 입은 소감에, “좋죠”라며 얼굴을 붉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들의 사랑 못지 않게 사랑에 흠뻑 취한 82세 노인이 있다. 바로 KBS2 주말연속극 <엄마가 뿔났다>의 나충복이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화장품 가게 사장 영숙(전양자 분)이 일본에서 귀국해 나충복과 재회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는 것. <엄마가 뿔났다>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나충복과 영숙의 사랑을 이어달라” “노인 나충복의 사랑이 <엄마가 뿔났다>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두 노인의 키스 신을 보여달라”는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더불어 이순재의 연기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MBC 일일 드라마 <춘자네 경사났네>에서는 춘자(고두심 분)와 연하남 대팔(강남길 분)·달삼(김병세 분)의 삼간관계가 흥미거리이다. 화류계 출신에다 현재는 전형적인 퇴기 마담으로 전락하여 늘 도깨비 화장에 미스코리아 가발을 쓰고, 그 연령대에 소화하기 힘든 섹시한 홍천연색의 롱드레스를 입는 춘자는 ‘사랑지상주의자’로, 젊어서 남자들한테 수도 없이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늘 사랑에 목말라하는, 손자까지 둔 할머니다. 그녀의 철없는 행동에 시청자들은 “이해가 안 되는 캐릭터이다”라며 눈살을 찌푸리는 한편, “그 나이에 사랑에 목마른 모습이 귀엽고 처량하게 보인다”며 춘자의 사랑을 응원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종영한 SBS 주말극 <행복합니다>에서도 20년 동안 홀아비로 독수공방해온 철곤(이계인 분)과 이혼녀 안미숙(권기선 분)의 러브 스토리도 극의 재미를 더했다. 철곤과 미숙은 우여곡절 끝에 재혼 후 대가족을 이끌고 행복한 가정을 꾸린다. 극의 종반부에는 미숙이 임신한 사실이 밝혀져 행복감을 더했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TV 드라마에서 재혼·이혼은 적은 비율이라도 조금씩 등장하는 소재이다. MBC 새 주말 연속극 <내 인생의 황금기>에는 부모의 재혼으로 이루어진 가정 안에서 핏줄이 다른 세 남매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KBS2 월화 드라마 <연애결혼>에서 탤런트 김민희가 맡은 역할 이강현의 직업은 재혼 전문 커플 매니저. 강현은 다른 사람들의 만남과 헤어짐, 결혼과 이혼을 함께 겪으며 사랑에 대해 깊이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반면, 김지훈이 맡은 역할은 이혼전문 변호사로, 다른 사람의 인연을 끊어 주면서 헤어짐의 방식을 배우는 역할이다. 드라마뿐 아니라 연극이나 뮤지컬에서도 노년의 사랑 이야기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강풀 만화 원작의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외로운 독거노인 할머니와 욕쟁이 할아버지의 순수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죽음도 불사르는 사랑을 나누는 치매노인 조순이와 그의 남편 장군봉 할아버지의 이야기도 애틋하다. 지난 4월 초연한 이 작품은 관객의 눈물을 쏙 빼놓으며 9월부터 앙코르 공연에 들어갔다. 특히, 앙코르 공연에는 탤런트 최주봉이 욕쟁이 할아버지로 초연 배우 강태기와 함께 선다. 2월 1일부터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 아이슬랜드 뮤지컬 <러브>의 주인공들은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노인들이다. 요양원을 배경으로 일상에서 피어나는 노인들의 사랑을 다룬 이 작품은 아이슬랜드 공연 당시 매회 매진을 기록하며 흥행몰이를 한 바 있다. 배우 전양자·김진태·이주실이 열연했다. 주연 배우뿐 아니라 거의 모든 배우들이 공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노인들이었다.

■ 재혼 후 더 행복한 중견 연예인들… 재혼에 대한 두려움 해소 “한 달만 아침 방송을 보라. 당신도 연예 박사가 될 수 있다.” 연예인들의 사생활과 신변잡기들은 아침 방송의 단골 소재. 일부 미디어 비평에서는 이 같은 프로그램을 줄기차게 비판하고 아이템의 변화를 유도하지만, 그래도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시청자들이 그 프로그램을 즐겨 보고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이다. 여성지에는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아이템이 ‘저 이렇게 살아요’ ‘우리 아이 이렇게 컸어요’ ‘제 정성이 담긴 인테리어예요’ 등 유명인들의 신변잡기이다. 특히, 이혼 후 재혼하여 전보다 더 행복한 삶을 즐기는 중년 연기자들의 소식은 아침 토크 쇼와 여성지의 단골 메뉴로 자리 잡았다. 전 남편 손광기 씨의 상습적인 가정폭력으로 11년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개그우먼 이경실은 2007년 지인의 소개로 만난 사업가 최명호 씨와 재혼했다. 6월 5일 개봉한 영화 <걸 스카우트>를 통해 영화배우로도 변신한 이경실은 지난달 13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하여 “이런 사랑을 느끼면서 산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행복하다”고 고백해 부러움을 샀다. 이경실과 마찬가지로 남편의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이유로 2005년 이혼한 김미화는 지난해 성균관대 체육과 윤승호 교수와 재혼하여 두 딸의 성을 새 아버지의 성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현재 그는 윤 교수의 전처 소생 두 아이를 포함, 네 아이의 어머니로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1997년 이혼을 겪은 탤런트 양희경도 2002년 수입가구상을 하는 지금의 남편 김광철 씨와 결혼하여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고 있다. 최근 연극 <민자 씨의 황금시대>에서 카바레 가수 엄마 민자를 연기한 양희경은 4월 3일 SBS <김승현·정은아 좋은아침>에 출연하여 캐나다에 있는 막내아들 승현 씨와 감격적으로 재회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해 모자의 애틋한 정을 과시했다. <소문난 칠 공주> <조강지처클럽>에서 위태한 결혼생활과 이혼을 겪는 역으로 분한 탤런트 김혜선도 이혼과 재혼을 경험했다. 그는 모 행사장에서 “재혼했을 때 자식 문제로 헤어지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만큼 두 사람보다 가족 전체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 앞서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혜선은 현재 두 자녀를 둔 엄마로 당당한 재혼생활을 즐기고 있다. <워킹맘>에서 재혼녀 복실로 열연 중인 김자옥도 가수 최백호와 이혼 후 지금의 남편인 가수 오승근과 결혼했다. 올해로 결혼 24주년을 맞는 김자옥·최백호 부부는 금실이 좋기로 유명하다. 결혼 25주년에는 은혼식을 겸해서 세계 여행을 다녀올 계획도 세우고 있다. 자녀들과의 관계도 돈독하다. ‘부부는 일심동체’라더니, 이들 부부는 올해 초 ‘대장암’ 초기 증상으로 같은 날 수술을 받아 화제가 됐다. ■ 황혼 연애ㆍ재혼 이성적으로 받아들여라 통계청이 발표한 2007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06년 65세 이상 인구의 이혼건수는 남성기준 3,087건, 여성기준 1,251건으로, 10년 전인 1996년과 비교해 전체 1.6배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여성기준 이혼건수의 경우 2006년 65세 이상 여성의 이혼이 1,251건으로 2006년(922건)보다 35.7% 증가했으며, 1996년의 198건에 비해서는 6.3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이혼건수에서 여성 노인 이혼이 차지하는 비율도 10년 간 0.2%에서 1.0%로 5배나 높아졌다. 남성 노인의 이혼은 2006년 3,087건으로 전년(2,612건)보다 18.2%, 1996년(773건)보다는 4배 증가했다. 재산분할과 위자료 등 이혼 당시 여성에 대한 경제적 보호가 법제화되는 등 소득보장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혼이혼을 먼저 요구하는 쪽도 여성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과 함께 여성 노인을 중심으로 한 재혼건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06년 남성 기준 재혼건수는 1,761건, 여성기준은 509건으로 10년 전에 비해 각각 1.9배, 3.0배가 증가했다. 결혼문화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이혼이 증가하는 만큼 사랑을 재시도하는 사례도 늘어난다”며, “더불어 황혼 연애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8월 1일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받으며 종영한 SBS TV 금요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의 주인공 은수(최강희 분)가 황혼 이혼을 하고 싶어하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읊는 대사 가운데, “엄마들은 왜 갈 데가 없는 거죠?”라며 우는 장면이 있다. 전에는 ‘우리 엄마’라고 감싸 안기만 하던 자녀들도 부모의 불행한 결혼생활을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대목이다. 한편, 재혼을 전면에 내세워 건전한 ‘돌아온 싱글’문화를 정착시키고자 기획된 프로그램도 있다. 6월 30일 종영한 케이블 연예 프로 ETN <돌싱 러브 프로젝트-응사마! 장가가자!>는 ‘응삼이’ 박윤배가 재혼 상대자를 구하는 프로그램이다. 박윤배는 두 여성과 데이트를 하고 프로포즈를 하는 등 ‘돌아온 싱글’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박윤배에 이어 지난달에는 ‘플레이 모델’ 출신 이파니가 <돌싱 러브 프로젝트 시즌2-이파니의 티아라>의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9월 1일부터 전파를 탄 <이파니의 티아라>는 이파니와 엘리트인 일반 출연자가 서바이벌 형식으로 만남을 갖는 프로그램이다. 이파니는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선입견을 갖지 않을까 하고 고사했다”고 캐스팅된 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23살인 이파니는 2006년 9월에 결혼했으나 올해 5월 합의 이혼으로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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