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연예가 최고 이슈는 뭐니뭐니 해도 안재환(36·본명 안광성)의 갑작스런 사망 사건이다. 그는 9월 8일 오전 서울 노원구 하계1동의 주택가 골목에 주차돼 있던 검은색 그랜드 카니발 승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부인 정선희와 가족에게 쓴 자필 유서와 빈 소주병, 연탄 2장이 발견된 정황 등으로 미루어 안재환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했다. 안재환의 자살 소식은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불과 사망 4개월 전까지도 자신의 미니홈피에 부인 정선희와의 행복한 신혼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며 부부 금실을 과시하기도 했던 터라 그의 갑작스런 자살은 팬들에게 상실감을 안겨줬다. ■ 안재환 자살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사채 빚 때문 안재환은 2005년 5월에 서울 삼성동에 와인바 ‘클럽 레오노’ 1호점을 오픈하며 호황을 누렸다. 그해 겨울에는 강남역에 2호점을 열었으나, 생각보다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 한 케이블 방송에 따르면, 2호점은 지난 5월 재건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장사가 잘 되던 1호점을 매물로 내놓아야 할 정도로 사업 때문에 진 억대의 빚은 그를 궁지로 몰았다. 안재환은 지난해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차리고 영화 제작에도 뛰어들었다. 70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아이싱>(가제)을 제작해왔지만, 이 역시 자금난으로 사실상 제작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아내 정선희를 모델로 내세운 색조전문 화장품 브랜드 ‘세네린’을 론칭하며 사업가로서 재기할 것으로 보였지만, 이마저도 지난 4월 정선희의 ‘촛불시위 비하 발언’ 여파로 불매운동이 일어 큰 타격을 입었다. 안재환은 서울대학교 공예학과를 졸업한 ‘서울대 출신 연예인’으로 주목받았다. 1996년 MBC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입문한 안재환은 <똑바로 살아라> <비밀남녀> <다이아몬드의 눈물> 등 시트콤과 드라마에서 연기자로 활동했으며, <서세원 쇼> <진실게임> <비타민>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해 입담을 자랑했다. 지난해 8월 초에 하차한 케이블 채널 Etn의 연예정보 프로그램 <연예뉴스 EnU>에서는 진행자로 나서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안재환이 사업에 눈을 돌리지 않았으면 젊은 나이에 죽음을 선택하지는 않았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사업에 뛰어들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연예인은 안재환 혼자만이 아니다. 안재환처럼 사업가로 변신하여 고배를 마신 연예인들을 살펴보는 한편, 사업에 성공한 연예인들의 성공 비결을 들여다본다.
■ “사업은 아무나 하나”…실패한 연예인 사업가들 안재환과 비슷한 경험을 한 중견 탤런트 송재호는 지난해 8월 모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영화제작사업 실패로 인한 빚을 처리하기 위해 사채에 손을 댔다고 고백했다. 그는 산더미처럼 불어난 사채 때문에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으며, 무려 50년 간 빚을 갚으며 어렵게 살아왔음을 밝혔다. 1959년 부산 KBS 성우로 데뷔한 송재호는 그 동안 <무사> <장희빈> <나는 달린다> <선녀와 사기꾼> <부모님전상서> <단팥빵> <국경의 남쪽> <가루지기> 등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해 대중에게 후덕한 이미지를 심어줬다. 문화방송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손창호는 1970년대 석래명 감독의 <얄개> 시리즈 등 하이틴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인기를 누렸다. 그는 이후 일본에서 유학한 뒤 1990년 영화 <동경 아리랑>의 감독으로 데뷔했다. 하지만, 제작한 영화가 흥행에 실패한 뒤 한동안 소식이 없던 손창호는 TV 다큐 <병원 24시>에서 언어와 뇌 기능을 비롯하여 신체 기능을 상실한 폐인의 모습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8월 5일은 탤런트 겸 영화감독 손창호의 사망 10주기였다. 손창호는 1998년에 마흔여섯의 불행한 생을 마감했다. 한때 <토크박스>라는 프로그램으로 MC계의 지존 자리에 군림(?)한 개그맨 서세원. 그는 충무로 영화판에도 뛰어들어 <조폭 마누라> 시리즈로 공전의 히트를 치며 영화제작자로도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2002년 8월 연예인 비리사건에 연루돼 연예 활동을 중단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만 몰두하던 그는 2005년 8월 증시에 진입했다가 실패, 가수 박효신·탤런트 김아중과의 전속계약이 잇따라 해지되고, 서세원 본인도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사업실패 이후 서세원은 해외로 피신했고, 2년 뒤 많이 수척해진 모습으로 들어와 케이블 채널 YTN스타의 <서세원생(生)쇼>를 통해 컴백했다. 하지만, 최근 서세원은 옛 사업 파트너였던 모바일 IPTV폰 연구개발업체 대표 이모 씨로부터 유가증권 위조·강요·폭행·협박교사·무고교사 등 다섯 개 혐의로 고소당했으며,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한 상태이다. 시사·풍자 코미디계의 대가 김형곤은 2006년 3월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1980년 TBC 개그 콘테스트 은상을 수상하며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형곤은 ‘공포의 삼겹살’로 불리며 임하룡·심형래·이창훈 등과 함께 80~90년대 개그계를 풍미했다. 그의 유행어 “잘 돼야 될텐데”와 “그럴 턱이 있나”를 모르는 대한민국 국민이 없을 정도로 개그맨 김형곤의 입지는 대단했다. 극단 ‘곤이랑아트홀’의 대표이기도 한 김형곤은 1999년에는 자민련 명예총재 특별보좌역으로 정치에 입문했으며, 2000년에는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 낙선과 잇단 사업실패, 이혼, 그리고 유학을 떠난 아들 동헌 군과의 이별로 인한 외로움은 그의 말년을 더욱 쓸쓸하게 했다. 1989년 MBC <뽀뽀뽀>로 데뷔한 탤런트 이의정은 MBC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과 드라마 <지금은 연애 중> <위풍당당 그녀>에 출연하며 개성 있는 연기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으며, 인기에 힘입어 액세서리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그는 한 토크쇼에 출연하여, 사업 실패로 16억 원의 빚더미에 앉았고, 설상가상으로 뇌종양 판정까지 받은 사실을 뒤늦게 고백했다. 이의정은 이날 “이제는 지난날 화려했던 기억은 지우고 연예인이 아닌 사업가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겠다”며, 새로 시작한 사업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이의정은 지난 5월 속옷 브랜드 ‘아미까’(Amica)를 내놓으면서 의욕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한편, 지난 5월 개그맨 이봉원은 아내인 박미선과 함께 KBS2 <해피투게더>에 출연하여 그 동안 자신과 관련한 의혹들을 직접 해명해 눈길을 끌었다. 별다른 활동 없이 아내 덕에 먹고 산다는 ‘불량남편’ 꼬리표를 단 이봉원은 “연기학원·커피숍·매니지먼트 회사 등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인 이유는 남자의 도전정신으로 인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현재 야심차게 준비 중인 사업이 있다”고 말해 박미선의 눈을 휘둥그렇게 했다. ■ 성공한 사업가 되려면 자신이 연예인이라는 사실을 잊어라! 연예인이 사업을 하면 왠지 일반인이 하는 것보다 성공이 수월할 것 같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이런 섣부른 스타 마케팅은 오히려 사업을 하는데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사업에 실패한 연예인들의 공통점을 “스타라는 유명세만을 믿고 사업을 너무 쉽게 시작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다양한 사업에서 실패와 성공을 반복한 개그맨 이경규는 모 방송에 출연하여 “사업을 하려면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자세가 돼야 한다. 작은 가게를 하나 내더라도 연예 활동 못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으면 원금을 까먹는 건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요식업으로 성공한 중견 연기자 A씨도 “자신의 유명세를 너무 믿어선 안 된다. 오히려 일반인보다 불리할지도 모른다”며, “시장조사부터 사업장과 종업원 관리·운영에 모든 것을 다 걸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와 같이, 성공한 연예인 출신 사업가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연예인이라는 사실조차 잊는다는 것. 연예인으로서 이득을 보는 건 사업을 막 시작할 때일 뿐, 상황이 나쁠 때는 유명세 때문에 소문이 금세 퍼져 오히려 위기를 극복하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주병진 쇼> 등 활발한 연예 활동을 펼친 개그맨 주병진은 1991년 ‘제임스딘’을 창립한 이래 성공한 속옷 사업가로 변신하여 18년 동안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최근 자신이 보유한 ‘좋은 사람들’의 주식 348만5,916주(30.05%) 전부를 ‘이스트스타어패럴’에 매각하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웨딩 전문업체 ‘㈜아이웨딩네트웍스’의 대표이사 김태욱은 불모지의 한국 웨딩 시장에 독자적인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웨딩의 산업화를 이끈 기업의 CEO로 인정받았다. 내년이면 창립 10년째를 맞이하는 아이웨딩네트웍스는 현재까지 4만5,000쌍이 넘는 고객들의 결혼준비를 담당해왔으며, ‘삼성’ ‘LG·GS·LS’ ‘NHN’ 등 국내 유수 대기업 20여 곳과 제휴를 맺고 임직원들의 결혼준비를 도맡아오고 있다. 또한, 웨딩업계 최초로 1~2년 내 코스닥 상장과 해외 시장 진출까지 준비하는 등 현재도 끊임없는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김태욱은 최근 교육방송 EBS의 ‘CEO 특강’에 연예인 출신 사업가로서 최초로 출연하여 자신의 경영철학에 대한 남다른 소신을 밝혔다. 먼저 ‘팔아먹는 장사’와 ‘팔아드리는 장사’를 비교해 설명하며 투명경영의 소신을 밝힌 김태욱은 이어, 가수와 사업가 두 가지 측면에 대해 “연예인 사업가에 대한 의구심을 깰 수 있을지 나조차도 의심했지만, 10년 간 사업을 꾸려가면서 가수와 사업가의 궁극적인 목표가 같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바로 기본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인데, 기본원칙은 경쟁력 있는 상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과 서비스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많은 CEO들이 차별화를 얘기하지만, 기본원칙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차별화일 것이다”라고 말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저 옷을 잘 입는 것이 좋아 의류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어 3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사업가로 변신한 샤크라 출신 연기자 이은은 ‘깐깐하고 꼼꼼하게 그리고 내 손으로 직접’이라는 경영원칙을 정하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는 특히, 50여 명의 직원들과 동고동락하며 세심한 부분까지 챙기면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은은 출근과 동시에 배송 직전의 상품을 꼼꼼히 살펴보고, 소비자들의 사용 후기를 빠짐없이 확인한 후, 깐깐하게 다음 상품을 고르며 사업가의 일상을 보내고 있다. 창업 전문가들은 “아무리 재능이 많은 사람이라도 한 가지 분야에서 성공하기도 힘들다”면서, “특히, 대중을 의식해야 되는 연예인 입장에서 사업을 병행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변수가 많은 사업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사업에 몰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최근 ‘플레이모델’ 출신 방송인 이파니와 중견 연기자 정한용이 사업가로 변신한 사실을 만방에 알렸다. 이들의 이름은 인기 포털 사이트에서 높은 순위에 오르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창업 연예인을 향한 네티즌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다. 창업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연예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파니는 세계적인 휘트니스 브랜드 ‘슬랜더톤플렉스’와 3억 원에 계약을 하며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케이블 채널 ETN의 <돌싱 러브 프로젝트 시즌2-이파니의 티아라>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전문직 남성들과 데이트를 즐기고, 내달 17일에는 싱글 음반을 발매하여 가수로도 데뷔할 예정이다. 정한용은 엔터테인먼트·이벤트 포털 사이트 ‘스타로그인닷컴’(www.starlogin.com)을 출범시켰다. ‘스타로그인’은 엔터테인먼트·마케팅·이벤트·공연기획·개발 등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 100여 명이 모여 만든 기업으로, 개그맨 양원경이 이벤트 본부장을 맡았다. 정한용은 서강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1979년 동양방송 2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고, 1996년에는 제15대 국민회의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현재 그는 MBC 주말 드라마 <내 여자>와 아침 드라마 <흔들리지 마>·OBS의 <정한용의 명불허전>·KBS 라디오 <정한용의 시사 터치>등에 출연하고 있으며, 9월 18일에 개막한 연극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에서 맥머피 역으로 캐스팅돼 20년 만에 연극무대에 선다. 한편,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대표를 비롯하여,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면서 세계적 넌버벌 퍼포먼스로 자리잡은 <난타>의 제작자 겸 배우 송승환,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대표 등은 매니지먼트 사업에서 성공한 연예인 모델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