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최진실(40)이 갑작스럽게 자살했다. 10월 2일 오전 6시 15분께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안방 화장실에서 압박붕대로 목을 매 숨져 있는 최진실을 어머니 정모(60) 씨가 발견하여 경찰에 신고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최진실의 사망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 서초경찰서 양재호 형사과장은 2일 오후 브리핑에서 “사체 검시 결과와 유족 등 관련자 진술로 미루어 자살한 것이 확실하다. 침실에서 발견된 메모에서 안재환 사망 이후 괴롭다는 내용이 나왔고, 주위에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고 밝혔다. 시신은 서울 일원동 삼성의료장례식장에 안치됐으며, 발인식은 4일 치러질 예정이다. 최진실의 사망 소식에 국민은 큰 충격에 사로잡혔다. 지난 달 8일 자살한 안재환(36)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들린 비보여서 연예가에는 침통한 기운마저 감돌고 있다. ■ 새벽부터 들려온 최진실 자살소식 온국민 ‘비통’ 새벽부터 들려 온 최진실의 자살소식에 그녀의 자택인 서울 잠원동 디오빌 인근은 200여 명의 기자와 100여 명의 주민, 이들을 통제하기 위해 출동한 45인승 전경차 두 대와 경찰 30여 명이 진을 쳤다. 이날 아침, 뉴스와 신문 등 언론에서는 최진실 자살소식을 톱으로 올리며 속보로 전했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소름이 끼친다는 반응을 보인 사람도 있다. 최진실의 미니홈피에는 현재까지(오후 2시 30분) 82만2,438명의 네티즌들이 방문해 방명록에 4만1,926개의 고인을 추모하는 글이 올라왔다. 전 남편인 조성민(35) MBC ESPN 야구 해설가는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최진실의 자살소식에 충격을 받은 듯 몇 초 간 침묵을 지키다 “조금 있다가 다시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알신 커플’로 주목받고 있는 신애(본명 조신애·26)는 비보를 듣고 예정된 스케줄을 취소하고 가장 먼저 사고 현장으로 달려왔다. 신애는 평소 최진실의 두 아이에게 ‘이모’라고 불릴 정도로 최 씨의 가족과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절친한 친구 이영자는 빈소에서 “나도 세상을 떠나겠다”며 자신의 목을 졸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 무엇이 최진실을 죽음으로 몰았는가 최진실은 자살 하루 전인 10월 1일에도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손현주(43)와 모 제약회사의 지면광고 촬영을 했다. 또, 이날 밤에는 지난 3월 MBC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서 호흡을 맞춘 정준호(38)와 올해 말 촬영 예정인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의 시즌2에 대해 의논한 사실도 전해져 최진실의 느닷없는 자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최진실은 “안재환에게 25억 원의 사채를 빌려줬다”는 악성 루머로 고통스러워했다. 안재환의 사망 사실을 가장 먼저 확인했고, 극도로 슬퍼하는 모습이 “최진실이 그토록 슬퍼한 이유가 혹시 돈 때문이 아닐까”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증권가에 떠도는 ‘찌라시’를 통해 처음 유포됐고, 인터넷 게시판에 확대 재생산됐다. 이 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최진실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최초 유포자인 모 증권사 여직원을 상대로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2일 오전 4시께 최진실과 마지막으로 통화한 A씨에 따르면, 최진실은 최근 불거진 악성 루머로 인한 고통 외에도 자신의 굴곡진 삶을 한탄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홀어머니 아래 극도의 가난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최진실은 연예계 데뷔 후 이혼하기 전까지 톱스타 자리를 굳건히 지킨 자타가 공인하는 국민배우였다. 하지만, 2004년 야구선수 조성민과 이혼하는 과정에서 많은 곡절을 겪었고, 이로 인해 최진실의 이미지는 한순간에 실추됐다. 최진실의 어머니가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사실에 따르면, 최진실은 이혼 한 후 5년 간 우울증에 시달려 온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최진실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일이 잦았지만, 그때마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내가 이러면 안되지’라며 스스로를 다잡곤 했다”며, “그날 (마지막 통화 때)도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기운 내라’고 위로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상상도 못한 일”이라면서 비통해했다. 한편, 최진실은 사망하기 2일 전인 지난달 30일에는 자신과 지인들의 사진을 올리는 등 행복한 모습을 보여 그녀의 자살은 더욱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녀의 미니홈피에는 “갑자기 죽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충격이다” “어린 아이를 두고 어떻게 눈을 감을 수 있나”라며 고인을 추모하는 한편, “최진실의 자살은 안재환·정선희 부부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음모가 있는 것 같다. 안재환 누나의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베르테르 효과가 지인 및 일반인들에게 끼칠까 우려된다” 등 최진실의 자살배경에 의혹을 제기하는 팬들도 있었다. ■ 20년 간 정상 지킨 스타 최진실…파란만장한 인생사 1988년 MBC 드라마 <조선왕조 500년-한중록>으로 데뷔한 탤런트 최진실은 깜찍한 외모와 통통 튀는 성격으로 주목받았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미스터 맘마>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 <사랑하고 싶은 여자 & 결혼하고 싶은 여자>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질투> <별은 내 가슴에> <마누라 죽이기> <편지> 등 최진실이 출연하는 영화와 드라마 대부분이 성공했다. 또, 그녀가 출연하는 CF도 히트를 쳤다. 모 가전제품 CF에서 그녀가 상큼한 표정으로 말한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란 카피는 최진실을 ‘CF 요정’으로 만들며 현재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상복도 많은 배우였다. 1991년 데뷔 4년 만에 대종상과 춘사상에서 신인상·청룡상과 백상예술대상에서 인기상을 수상한 최진실은 이후 각종 연기 대상에서 인기상과 여우주연상·대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처럼 일에서는 실패를 모를 정도로 승승장구했지만, 개인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1994년 최진실은 전 매니저였던 배병수 씨가 자신의 운전사인 전용철 씨에게 살해되면서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2002년 12월에 5살 연하의 야구 스타 조성민과 결혼해 세인의 관심을 받았지만, 2004년 9월 성격차이를 이유로 합의 이혼했다. 이혼으로 인해 연기생활에도 큰 타격을 받은 최진실은 이후 2005년 KBS2 드라마 <장밋빛 인생>에서 억척 아줌마 ‘맹순이’ 역으로 변신해 시청자의 눈시울을 적시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 작품으로 그녀는 KBS 연기대상과 제42회 백상예술대상 방송부문 최우수 여자연기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올 초 방영된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을 통해 ‘줌마렐라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지난 8월 종영된 경인방송 <최진실의 진실과 구라>에서는 개그맨 김구라와 함께 진행도 맡으며 활발안 연예활동을 펼쳐 왔다. 한편, 최진실은 조성민과의 사이에서 낳은 두 아이 환희(8)와 수민(5)의 성을 자신과 같은 최 씨로 변경해줄 것을 가정법원에 정식 청구해 지난 5월 법원의 정식 승인을 받았다. 이날 그녀는 “많은 싱글 맘들에게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며 싱글맘으로 당당하게 살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힌 바 있다.